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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이혼·상속 양육권·면접교섭·양육비
가족·이혼·상속 · 양육권·면접교섭·양육비 2026.04.09 조회 148

양육비 산정할 때 사교육비도 포함될까? 실무 기준 총정리

황석보 변호사
법무법인 다율 · 경상남도 창원시

얼마 전 한 의뢰인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는 40대 직장인이었는데, 매달 학원비로만 70만 원 이상이 나간다고 했습니다. 상대방은 "양육비 산정 기준표에 나와 있는 금액이면 충분하지 않느냐"는 입장이었고, 이 의뢰인은 "아이의 사교육은 현실인데 왜 인정을 안 해주느냐"며 답답해했습니다.

이런 갈등은 이혼 과정에서 매우 흔합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사교육비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또래 환경과 학업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현실적 비용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양육비 산정 시 사교육비 포함 여부는 가장 뜨거운 쟁점 중 하나입니다.

양육비 산정 기준표, 사교육비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가

우선 기본 구조를 짚어보겠습니다. 가정법원은 2014년부터 '양육비 산정 기준표'를 공식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표는 부모 합산 소득과 자녀 나이를 기준으로 월 양육비 범위를 제시하는데, 여기에는 식비, 의류비, 교통비, 통신비 등과 함께 '교육비' 항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 교육비가 주로 공교육 비용(학교 수업료, 급식비, 교재비 등)을 전제로 산출되었다는 점입니다. 기준표 자체에 사교육비가 전면적으로 반영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기준표 금액만으로는 현실의 사교육 지출을 온전히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핵심 포인트

양육비 산정 기준표는 기본적인 양육 비용의 '출발점'입니다. 사교육비는 기준표 금액과 별도로 '가산 요소'로 다루어지며, 자동으로 포함되는 것이 아닙니다.

법원은 사교육비를 언제, 얼마나 인정하는가

실무에서 법원이 사교육비를 추가로 인정할 것인지는 몇 가지 요소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야기를 하나 더 들려드리겠습니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부부가 이혼 소송 중이었는데, 아이가 이혼 전부터 수학, 영어, 피아노 학원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양육권을 가진 어머니 측은 월 120만 원의 사교육비를 양육비에 포함해달라고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판단했습니다.

1
이혼 전부터 계속되던 교육인지 여부
이혼 전 양쪽 부모의 합의 아래 진행되던 사교육이라면 인정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이혼 후 양육자가 단독 판단으로 새로 시작한 고액 사교육은 인정이 어렵습니다.
2
자녀의 연령과 교육 수준에 비추어 합리적인 범위인지
초등학생의 기본 학습 보충(수학, 영어)은 비교적 쉽게 인정됩니다. 반면 유아기 자녀의 월 100만 원대 조기교육, 특정 예체능 분야의 고액 레슨 등은 '과도하다'고 판단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3
비양육자의 소득 수준과 부담 능력
비양육자(주로 양육비를 지급하는 측)의 월 소득이 300만 원인 경우와 1,000만 원인 경우, 인정되는 사교육비 수준은 크게 달라집니다. 법원은 '쌍방의 경제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4
자녀 본인의 의사와 적성
자녀가 일정 연령(대체로 만 13세) 이상이면 자녀의 의견도 참고됩니다. 아이 스스로 원하는 학원인지, 양육자의 일방적 결정인지가 고려될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사례에서 법원은 수학과 영어 학원비(월 약 60만 원)는 이혼 전부터 다니던 점, 중학생의 학업 보충 목적인 점을 들어 상당 부분 인정했지만, 피아노 학원비(월 약 30만 원)는 비양육자의 소득 수준과 자녀가 전공 의사가 없는 점을 고려해 절반 수준만 반영했습니다.

2024년 통계로 보는 사교육비 현실과 법원의 간극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4년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약 43만 7천 원입니다. 고등학생의 경우 월 평균 56만 원을 넘기기도 합니다. 이는 양육비 산정 기준표가 제시하는 총 양육비 금액의 상당 비율을 차지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 합산 월 소득 600만 원, 자녀 1명(만 12~14세)인 경우 기준표상 양육비는 약 130만~160만 원 수준입니다. 여기에 월 50만 원의 사교육비가 별도로 추가된다면 비양육자의 부담은 상당히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런 현실적 격차 때문에 사교육비는 협의 단계에서 가장 큰 갈등 원인이 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패턴

조정이나 합의 단계에서는 사교육비를 '정액'으로 포함시키기보다, "영수증 확인 후 50:50(또는 60:40)으로 분담"하는 방식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방식이 향후 분쟁 소지를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사교육비 인정을 위해 양육자가 준비해야 할 것

실무 현장에서 보면, 사교육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증빙 부족'입니다. 아무리 아이가 학원에 다니고 있다 해도, 구체적인 증거 없이는 법원이 금액을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1
학원비 납입 영수증 및 카드 결제 내역 - 최소 6개월 이상의 연속적 납부 기록이 있으면 "일시적 지출이 아닌 지속적 교육"임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2
학원 등록 계약서 및 수강 확인서 - 어떤 과목을 주 몇 회, 얼마에 수강하는지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3
이혼 전 사교육 관련 대화 기록 - 카카오톡, 문자 등에서 "이 학원 보내자", "학원비 이번 달도 냈어" 같은 대화가 있다면, 쌍방 합의 아래 진행된 교육이었음을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4
자녀의 학교 생활기록부 또는 성적표 - 특정 과목 보충이 왜 필요한지, 교육의 연속성이 왜 중요한지를 뒷받침합니다.

비양육자의 입장에서 주의할 점

반대로, 양육비를 지급하는 비양육자 입장에서도 알아두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사교육비까지 부담하면 내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주장만으로는 법원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비양육자 측도 자신의 실제 소득, 필수 지출(주거비, 대출 상환 등), 재혼 가정이 있다면 그 부양 의무 등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또한 사교육의 '필요성'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려면, 단순히 "사교육은 사치"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학업 상황이나 또래 환경에 비추어 해당 사교육이 과도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향후 전망 - 사교육비 반영 기준은 확대될 것인가

최근 몇 년간의 추세를 보면, 법원은 사교육비를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양육비 산정 기준표 자체도 수차례 개정을 거치며 금액이 상향되었고, 2022년에는 기준표 개정과 함께 "기준표 금액에 포함되지 않는 특별 비용"의 범위를 명확히 하려는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사회 전반적으로 사교육이 보편화되면서, 법원도 "사교육 = 선택적 사치"라는 시각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모든 사교육비를 전액 인정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합리적 범위 내에서, 증빙이 뒷받침되는 사교육비를 인정하는 방향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정리

양육비 산정 시 사교육비는 자동 포함이 아니라, 별도의 가산 요소로 다루어집니다. 이혼 전부터의 교육 연속성, 자녀의 연령과 필요성, 양쪽 부모의 경제적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구체적인 증빙자료가 인정 여부를 좌우합니다. 협의 단계에서부터 분담 비율과 정산 방식을 명확히 정하는 것이 향후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황석보
황석보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다율 · 경상남도 창원시
양육비 사건을 다루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갈등 지점이 바로 사교육비 분담 문제입니다. 실무에서 보면 증빙자료의 양과 질이 결과를 크게 좌우하므로, 이혼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에 학원비 납부 내역과 상대방과의 대화 기록부터 체계적으로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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