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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국적을 모두 가진 아이의 양육권, 어느 나라 법원에서 어떤 법률로 판단하나요?"
이중국적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이혼을 고민하실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가 바로 이 질문입니다. 아이의 미래가 달린 일이라 더 불안하고 답답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중국적 자녀의 양육권 분쟁에서는 아이의 '상거소(일상적으로 생활하는 곳)'가 있는 국가의 법원이 관할권을 가지며, 그 나라의 법률이 우선 적용됩니다. 단순히 국적이 어디인지보다 아이가 실제로 어디서 생활하고 있는지가 핵심 기준이 됩니다.
우리나라 국제사법 제45조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법률관계에 대해 '자녀의 상거소지법(상거소가 있는 나라의 법률)'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상거소란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아이가 일정 기간 이상 계속 생활하며 사회적 유대관계를 형성한 장소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과 캐나다 이중국적을 가진 8세 아이가 출생 후 줄곧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생활해왔다면, 비록 캐나다 국적이 있더라도 한국 법원이 관할권을 가지고 한국 민법이 적용됩니다.
상거소 판단 시 고려되는 요소
우리나라 가사소송법 및 국제사법에 따르면, 자녀의 상거소가 한국에 있으면 한국 가정법원에 양육권 관련 청구가 가능합니다. 상대 배우자가 외국에 거주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상대방 배우자가 자녀의 상거소가 있는 국가가 아닌 다른 나라 법원에 먼저 소를 제기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이 경우 두 국가의 법원이 동시에 관할을 주장하는 이른바 '국제적 소송 경합'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빠른 시점에 자녀 상거소지 법원에 양육권 심판 청구를 해두시는 것이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국은 2013년부터 '헤이그 국제아동탈취의 민사적 측면에 관한 협약'의 체약국입니다. 이 협약의 핵심은, 한쪽 부모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자녀를 상거소 국가 밖으로 데려가거나 돌려보내지 않는 행위를 '불법적 이동(탈취)'으로 보고, 자녀를 원래 상거소 국가로 신속히 반환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적용 대상은 만 16세 미만의 아동이며, 자녀의 상거소 국가와 이동한 국가 모두 체약국이어야 합니다. 2025년 현재 약 103개국이 체약국에 해당합니다.
협약에 따른 반환 거부 사유 (제한적으로 인정)
- 이동 시점으로부터 1년이 경과하고 아동이 새 환경에 정착한 경우
- 반환 시 아동에게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위험이 있는 경우
- 양육권을 실제로 행사하지 않고 있었거나 이동에 동의한 경우
- 아동 본인이 충분한 판단 능력을 갖추고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
다만 위 거부 사유는 법원이 매우 엄격하게 판단하므로, 상대방 배우자가 자녀를 데리고 출국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사전에 출국금지 가처분 등 법적 조치를 취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국제 양육권 분쟁에서의 소요 기간 참고
- 한국 가정법원 양육권 심판: 통상 6개월~1년 6개월
- 헤이그 협약에 따른 반환 절차: 약 3~6개월 (신속 처리 원칙)
- 외국 판결 승인 절차: 약 3~8개월
소요 기간은 사안의 복잡성, 상대방의 협조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중국적 자녀의 양육권 문제는 두 나라 이상의 법률과 조약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일반적인 국내 이혼 사건보다 훨씬 복잡한 양상을 보입니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상거소 판단, 자녀의 환경 적응 등 여러 요소가 변화하기 때문에, 가능한 이른 시점에 방향을 정하고 법적 조치를 준비하시는 것이 자녀의 안정에도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