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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사범죄 명예훼손·모욕
형사범죄 · 명예훼손·모욕 2026.03.22 조회 5

SNS 비공개 계정 게시물도 명예훼손 성립할까? 실제 사례로 분석

박현철 변호사
법률사무소 스케일업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오늘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주제, 바로 SNS 비공개 계정에 올린 게시물도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지에 대해 구체적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팔로워만 볼 수 있는 글인데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 법적으로는 생각보다 넓은 범위에서 명예훼손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사건의 개요 - A씨와 B씨 이야기

가해자: A씨 (32세, 서울 마포구 거주, 프리랜서 디자이너)

피해자: B씨 (35세, 같은 동네 소규모 베이커리 운영)

상황: A씨는 B씨의 베이커리에서 불쾌한 경험을 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 비공개 계정(팔로워 약 380명)에 "마포구 OO빵집 사장이 식재료 유통기한을 조작하고 위생 상태가 엉망"이라는 글을 사진과 함께 게시했습니다. 이 글을 본 팔로워 중 한 명이 캡처하여 지역 맘카페에 공유하면서 B씨의 매출이 약 40% 급감했고, B씨는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습니다.

A씨는 "비공개 계정이라 나와 아는 사이인 팔로워만 보는 것이니 공연성(불특정 다수 인식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이 주장은 법적으로 타당할까요? 세 가지 핵심 쟁점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이 사례의 핵심 쟁점 3가지

  • 1비공개 계정 게시물에도 '공연성'이 인정되는가
  • 2허위사실 적시와 사실 적시의 구분 및 처벌 차이
  • 3제3자가 캡처 · 유포한 경우 원 게시자의 책임 범위

쟁점 1: 비공개 계정 게시물의 공연성 인정 여부

첫째,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가 성립하려면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적시해야 합니다. 여기서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비공개 계정이라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전파가능성 이론: 대법원은 비록 특정 소수에게 전달된 사실이라도, 그들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을 인정합니다. 이를 '전파가능성의 이론'이라 부르며, 실무에서 가장 널리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A씨의 팔로워는 380명입니다. 이 정도 규모는 법원에서 '소수'로 보기 어렵습니다. 설령 팔로워가 10~20명 수준이라 하더라도, SNS 게시물은 캡처와 공유가 기술적으로 매우 용이하기 때문에 전파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둘째, 비공개 설정 자체가 법적 방어막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비공개 계정은 플랫폼이 제공하는 기능적 제한일 뿐, 열람자가 그 내용을 외부에 전달하는 것을 법적으로 차단하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팔로워 수가 380명인 비공개 계정의 게시물은 공연성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쟁점 2: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과 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차이

둘째, A씨가 작성한 "식재료 유통기한 조작"이라는 내용이 사실인지 허위인지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사실 적시 명예훼손 (형법 제307조 제1항):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형법 제307조 제2항): 5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

여기에 더해, A씨가 SNS라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했으므로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가중 처벌이 이루어집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 사실 적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 허위사실 적시: 7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만약 B씨 베이커리의 위생 상태가 실제로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A씨가 "유통기한 조작"이라고 단정 지어 표현한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면 허위사실 적시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게시물 내용 중 일부가 사실이더라도, 핵심 부분이 허위이면 허위사실 적시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쟁점 3: 제3자 캡처와 유포에 대한 원 게시자 책임

셋째, A씨가 직접 맘카페에 글을 올린 것이 아니라 팔로워가 캡처하여 유포한 경우, A씨에게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문제됩니다.

이 부분이 앞서 설명한 전파가능성 이론과 직접 연결됩니다. A씨가 380명의 팔로워에게 글을 공개한 시점에서 이미 명예훼손의 구성요건은 충족됩니다. 제3자의 캡처 및 유포 행위는 A씨의 명예훼손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다만, 실무적으로 제3자의 유포 행위는 피해 확대의 증거로 작용하여 A씨에 대한 양형이나 민사상 손해배상 범위를 산정할 때 불리하게 고려될 수 있습니다. B씨 매출 40% 감소라는 구체적 피해가 발생한 만큼, 형사처벌과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합니다.

참고: 캡처하여 유포한 팔로워 역시 별도의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타인의 명예훼손 게시물을 그대로 옮겨 게시하는 행위도 독립적인 명예훼손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SNS 비공개 계정 명예훼손에 대한 실무적 조언

이상의 분석을 종합하면, A씨의 "비공개 계정이니 공연성이 없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이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무적 교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비공개 설정은 법적 면책 사유가 아닙니다. 팔로워가 10명이든 1,000명이든, 전파가능성이 인정되면 공연성이 충족됩니다. 특히 팔로워 수가 수십 명 이상이면 '소수'라는 항변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감정적 과장 표현을 주의해야 합니다. 불만을 표출하더라도 사실에 근거한 의견 표명과 허위사실 적시는 법적으로 전혀 다르게 취급됩니다. "서비스가 불친절했다"는 의견 표명이지만, "유통기한을 조작한다"는 사실의 적시입니다.

셋째, 피해자라면 신속한 증거 확보가 핵심입니다. 비공개 계정 게시물은 언제든 삭제될 수 있으므로, 게시물 캡처(URL, 작성일시, 계정정보 포함), 팔로워 수 확인, 피해 발생 증빙(매출 감소 자료, 고객 문의 내역 등)을 초기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고소 기간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사실 적시) 또는 친고죄가 아니지만,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 확보가 어려워지므로 가능한 빠른 대응이 필요합니다.


비공개 계정이라는 기술적 설정이 법적 보호막이 되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온라인에서의 표현이 오프라인보다 오히려 가중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박현철
박현철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스케일업 · 서울특별시 송파구
실제로 비공개 계정이라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고 글을 올렸다가 형사 고소를 당하시는 분들을 상담 현장에서 자주 만납니다. 전파가능성 이론에 따라 팔로워 수가 적더라도 공연성이 인정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니, 이미 게시물을 올렸거나 피해를 입으셨다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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