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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 명도·무단점유·부당이득 2026.04.18 조회 487

전 임차인이 짐 두고 갔을 때, 함부로 버리면 안 되는 이유

김정현 변호사
법률사무소 청안 · 서울특별시 구로구

"전 임차인이 이사 가면서 짐을 안 가져갔습니다. 그냥 버려도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임의로 처분하면 오히려 임대인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 임차인의 물건이 아무리 사소해 보여도, 법적으로는 타인의 소유물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전 임차인의 유체동산(동산, 즉 움직일 수 있는 물건)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핵심만 정리합니다.

함부로 버리면 왜 문제가 되는가

전 임차인이 두고 간 물건이라 해도, 소유권은 여전히 전 임차인에게 있습니다.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었다는 사실이 곧 물건의 소유권 포기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임의처분 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

  • 재물손괴죄(형법 제366조) : 타인의 물건을 손괴 또는 은닉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 민사상 손해배상 : 전 임차인이 물건의 가액(가치)을 기준으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중고가구, 가전제품의 시가를 두고 분쟁이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즉, "어차피 버린 물건 아니냐"는 항변은 법적으로 통하지 않습니다. 전 임차인이 "가져갈 의사가 없다"고 명확히 표시하지 않은 이상, 소유권 포기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임대인의 유체동산 보관 의무 범위

그렇다면 임대인은 언제까지, 어떤 수준으로 물건을 보관해야 할까요?

민법상 임대인에게는 전 임차인의 물건에 대한 보관의무(사무관리, 민법 제734조~제740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 물건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보관해야 합니다. 비를 맞게 방치하거나, 습기 찬 장소에 보관해 파손되면 책임 문제가 발생합니다.
  • 보관비용 청구 가능 : 임대인이 보관에 들인 비용(창고 임대료, 운반비 등)은 전 임차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보관 기간에 법정 기한은 없음 : 다만 실무에서는 통상 상당한 기간(최소 1~3개월)의 보관 후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 안전합니다.

결국 임대인도 무한정 보관할 의무는 없지만, 적법한 절차 없이 처분할 권리도 없는 것입니다.

적법하게 처리하는 절차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래 순서를 반드시 지키셔야 합니다.

1

인도 최고(독촉 통지)

전 임차인에게 내용증명우편으로 "OO일까지 물건을 가져가지 않으면 법적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내용을 발송합니다. 통상 14일~30일의 기한을 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

물건 목록 작성 및 사진 촬영

남겨진 물건 전체를 목록으로 작성하고, 상태를 사진 또는 영상으로 기록합니다. 이 기록은 분쟁 발생 시 핵심 증거가 됩니다.

3

법적 절차 진행

기한 내 회수하지 않는 경우,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 명도소송 + 강제집행 : 법원 집행관이 물건을 반출하고 매각 또는 폐기합니다. 비용은 집행관 수수료(통상 50만~150만 원)와 운반비가 소요됩니다.
  • 경매 절차(민사집행법 제258조) : 보관 중인 유체동산에 대해 법원에 경매를 신청하여 매각대금에서 보관비 등을 공제하는 방법입니다.

실무에서 주의할 점 3가지

첫째, 연락이 안 된다고 바로 처분하면 안 됩니다. 전 임차인의 연락처가 불통이더라도 내용증명 발송 기록은 반드시 남겨야 합니다. 주소불명인 경우 공시송달(법원 게시판에 게시하는 방식의 통지)을 검토해야 합니다.

둘째, 임대차계약서에 처리 조항이 있어도 과신하지 마십시오. "퇴거 시 남긴 물건은 폐기에 동의한다"는 특약이 있더라도, 법원은 그 유효성을 제한적으로 인정합니다. 특약만 믿고 임의 처분했다가 소송에서 패소한 사례가 실무에서 확인됩니다.

셋째, 물건의 가치가 크다면 반드시 전문가 조력을 받으십시오. 고가 가전제품, 영업용 설비 등이 남아 있는 경우 손해배상 금액이 수천만 원에 이를 수 있습니다. 절차 하나를 빠뜨리는 것만으로 큰 금전적 불이익으로 이어집니다.

김정현
김정현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청안 · 서울특별시 구로구
제 경험상 전 임차인의 유체동산 처리 문제는 임대인분들이 생각보다 가볍게 여기다가 뒤늦게 법적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용증명 발송과 물건 목록 작성이라는 기본 절차만 지켜도 대부분의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으니, 물건의 가치가 크거나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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