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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내일부터 나오지 마세요"라는 통보를 받으셨다면, 당혹스럽고 억울한 마음이 크실 겁니다. 분명 해고 예고라는 제도가 있다고 들었는데, 왜 아무런 사전 고지 없이 해고를 당해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하거나,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해고 예고수당)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규정에는 예외 사유가 존재합니다. 오늘은 두 가지 가상 사례를 통해, 해고 예고 의무가 면제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경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A씨(28세, 서울 소재 IT 스타트업 마케팅 담당)는 입사한 지 2개월 15일째 되던 날, 대표로부터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으니 이번 주 금요일까지만 나와달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수습 기간은 3개월로 정해져 있었고, A씨의 근로계약서에도 "수습 기간 3개월"이라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A씨는 해고 예고수당 30일분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B씨(45세, 경기도 수원 소재 제조업체 생산직)는 15년간 근무한 회사에서 갑자기 "경영 악화로 내일부터 나오지 않아도 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회사 측은 "B씨가 최근 3개월간 무단결근을 5회 했고, 이는 취업규칙상 즉시 해고 사유"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B씨는 무단결근이 아니라 병가 신청서를 매번 제출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해고 예고 없는 해고 = 무조건 부당해고"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와 동법 시행규칙 제4조는 해고 예고 의무가 면제되는 경우를 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습니다.
해고 예고 의무 예외 사유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시행규칙 제4조에서 규정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에는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경우,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한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장기간 무단결근한 경우 등이 포함됩니다. 여기서 핵심은, 사용자가 단순히 "근로자에게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시행규칙에 열거된 구체적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A씨의 경우, 입사 후 계속 근로 기간이 2개월 15일로 아직 3개월이 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에 따라, 사용자는 30일 전 해고 예고나 해고 예고수당 지급 의무가 없습니다.
이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서운함을 느끼시는데, 법은 단기 근로에 대해서는 해고 예고 의무를 면제하는 대신, 사용자에게도 채용 판단의 유연성을 주는 취지로 이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실무 포인트: 다만, 해고 예고 의무가 면제된다고 해서 "부당해고"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수습 기간 중이라 하더라도,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부당해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수습 기간 중에는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이 비교적 넓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A씨가 만약 2개월 15일이 아니라 3개월 1일째에 같은 통보를 받았다면, 회사는 반드시 30일 전 예고 또는 30일분 통상임금(해고 예고수당)을 지급했어야 합니다. 단 하루 차이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자신의 정확한 입사일과 근무 기간을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B씨 사례는 좀 더 복잡합니다. 회사 측은 "무단결근 5회"를 근거로 해고 예고 없는 즉시 해고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시행규칙 제4조 제6호는 "정당한 이유 없이 장기간 무단결근하는 경우"를 해고 예고 의무 면제 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회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형식상 요건은 갖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B씨는 매번 병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B씨처럼 15년간 근무한 장기근속자의 경우, 사용자가 해고 예고 의무 면제를 주장하려면 그만큼 엄격한 입증 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실무에서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귀책사유"를 주장하더라도, 노동위원회나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중요한 구분: "해고 예고 의무 면제"와 "해고의 정당성"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해고 예고 없이 해고할 수 있다고 해서 그 해고가 정당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B씨의 경우, 설령 해고 예고 의무가 면제된다고 하더라도, 해고 자체에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부당해고 구제 신청이 가능합니다.
해고 예고 의무가 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면, 근로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해고 예고수당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통상임금에는 기본급뿐만 아니라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수당도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B씨의 월 통상임금이 320만 원이라면 해고 예고수당은 최소 320만 원이 됩니다. 청구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 앞에서 침착하게 대응하시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음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 두시면, 이후 권리 구제에 큰 도움이 됩니다.
3개월 미만이면 해고 예고 의무 자체가 없습니다. 입사일 기준으로 정확하게 계산하셔야 합니다. 수습 기간과 혼동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수습 기간이 아니라 "계속 근로 기간"이 기준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해고 시 서면으로 그 사유와 시기를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구두 통보만 있었다면, 그 자체로 절차상 하자가 됩니다.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내역이라도 반드시 캡처해 두시기 바랍니다.
사용자가 "네가 잘못했으니 즉시 해고 가능하다"고 주장하더라도, 시행규칙 제4조에 열거된 구체적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해고 예고 의무는 면제되지 않습니다. 사용자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예외가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해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구제신청 자체가 각하될 수 있으므로, 시간이 생각보다 넉넉하지 않다는 점에 유의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