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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이혼·상속 가정폭력·접근금지·보호명령
가족·이혼·상속 · 가정폭력·접근금지·보호명령 2026.04.20 조회 1

가정폭력 피해자가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면, 고용 차별 구제 방법 총정리

이환규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우승 · 서울특별시 서초구

2023년 여성가족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정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취업자 중 약 18.7%가 직장에서 근태 문제나 업무 능력 저하를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보호명령 이행을 위해 법원에 출석하거나, 쉼터 입소로 인해 출근이 어려웠을 뿐인데, 해고 통보를 받거나 계약 갱신을 거부당하는 사례도 상담 현장에서 꾸준히 접하게 됩니다.

오늘은 가정폭력 피해자가 고용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았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구제 수단과 실무적 대응 방법에 대해 체계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한 고용 차별의 유형

가정폭력 피해자가 직장에서 겪는 불이익은 생각보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직접적 해고 또는 계약 해지 - 잦은 결근, 지각을 이유로 해고하거나,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 갱신을 거부하는 경우

간접적 불이익 처분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보호명령 관련 법원 출석일에 연차 사용을 강제하거나, 부서 이동 및 직무 변경을 통한 사실상의 퇴직 종용이 있습니다. 또한 채용 단계의 차별도 존재합니다. 면접 과정에서 이혼 여부나 가정 상황을 질문하고, 이를 근거로 채용을 거부하는 사례가 이에 해당합니다.

실무에서는 특히 간접적 불이익 처분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사용자(고용주)가 "가정폭력 피해" 자체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근태나 업무 성과를 표면적 이유로 내세우기 때문에, 피해자 입장에서는 차별임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적 근거

가정폭력 피해자의 고용 보호와 관련한 주요 법적 근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3
가정폭력 피해자인 근로자에 대해 사용자가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휴가, 근무지 변경 등)를 요청받은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거나 해당 요청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습니다. 가정폭력 피해로 인한 일시적 근태 문제가 해고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실무상 핵심 쟁점이 됩니다.
3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8조의2(가족돌봄휴직 등)
가정폭력 피해 회복 목적의 휴직도 가족돌봄 등 긴급한 사유로 인정될 수 있으며, 이를 이유로 한 불이익 처분은 금지됩니다.
4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성별, 가족 형태,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고용상 차별은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정폭력방지법 제8조의3은 2021년 개정을 통해 피해 근로자 보호 조항이 강화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반 시 사용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며(동법 제21조), 이는 피해자의 권리 구제에 있어 실질적 근거가 됩니다.

셋째, 구체적 구제 절차와 활용 방법

가정폭력 피해를 이유로 고용상 불이익을 받은 경우, 다음의 구제 절차를 순서대로 또는 병행하여 활용할 수 있습니다.

(1) 사업장 내 구제 요청

가장 먼저 사용자에게 가정폭력방지법 제8조의3에 근거하여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휴가, 근로시간 조정, 근무지 변경 등)를 서면으로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면 요청 기록은 이후 구제 절차에서 핵심 증거가 됩니다.

(2)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

해고를 당한 경우, 해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비용은 무료이며, 통상 60일 이내에 판정이 내려집니다. 가정폭력 피해로 인한 일시적 근태 악화가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 주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3)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해고에 이르지 않더라도, 가정폭력 피해를 이유로 한 각종 차별(배치 전환, 승진 누락, 채용 거부 등)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수 있습니다. 진정 비용은 무료이며, 인권위의 시정 권고가 내려지면 사용자에게 상당한 사회적 압력이 됩니다.

(4) 고용노동부 진정 및 신고

가정폭력방지법상 사용자 의무 위반에 대해 관할 고용노동청에 진정할 수 있습니다. 근로감독관이 조사를 실시하며,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과태료 부과 및 시정 명령이 가능합니다.

실무 포인트: 위 절차 중 (2)와 (3), 또는 (2)와 (4)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구제 절차마다 심리 기준과 구제 범위가 다르므로, 복수의 경로를 동시에 활용하면 실질적 구제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넷째, 증거 확보와 실무상 유의사항

고용 차별 구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입니다. 실무에서 권장하는 증거 확보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해 사실 관련 공적 기록 확보: 경찰 신고 접수증, 보호명령 결정문, 의료기관 진단서, 쉼터 입소 확인서 등을 미리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이들 서류는 직장 내 근태 문제의 원인이 가정폭력임을 입증하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2. 사용자와의 소통 기록 보존: 휴가 요청, 근로시간 조정 요청 등은 반드시 문자메시지, 이메일, 내부 시스템 등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구두 요청만으로는 "요청 자체가 없었다"고 다투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3. 인사조치 전후의 타임라인 정리: 보호명령 신청일, 법원 출석일, 사용자에게 조치를 요청한 날짜, 불이익 처분을 받은 날짜 등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두면, 인과관계 입증에 유리합니다.
  4. 동료 진술 확보: 직접적 증거가 부족한 경우, 상사의 발언이나 분위기를 목격한 동료의 진술서가 보충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다섯째, 향후 전망과 제도적 과제

가정폭력 피해자의 고용 보호는 아직 제도적으로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현행 가정폭력방지법상 사용자 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가 최대 500만 원 수준에 불과하여 실질적 억제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최근 국회에서는 가정폭력 피해 근로자의 유급 보호 휴가 보장, 피해자 고용유지 지원금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어 논의 중에 있습니다. 또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자 대상 취업 지원 프로그램과 직업훈련비를 지원하고 있으므로, 해당 거주지 여성긴급전화 1366이나 주민센터를 통해 지원 가능 여부를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가정폭력 피해는 사적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 문제이며, 피해자가 경제적 독립을 유지할 수 있어야 폭력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피해 사실 때문에 직장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환규
이환규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유한) 우승 · 서울특별시 서초구
가정폭력 피해자 고용 차별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대부분의 피해자분들이 직장 내 불이익에 대해 법적으로 다툴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시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해고 후 3개월이라는 구제신청 기간을 놓치면 회복이 어려워지므로, 불이익 징후가 보이는 즉시 증거 확보와 함께 전문가 상담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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