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2024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의 약 67%가 최근 3년 내 한 차례 이상 사내 조사를 실시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내부 횡령, 정보 유출, 직장 내 괴롭힘, 하도급법 위반 등 유형은 다양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법적 하자가 발생해 오히려 기업이 역으로 소송을 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내 조사는 '누가, 어떻게, 어디까지'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을 지키는 방패가 될 수도, 새로운 리스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사내 조사가 경영권의 당연한 영역으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시행, 공익신고자 보호법 강화 등으로 조사 대상자의 권리가 법적으로 두텁게 보호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업이 사내 조사를 진행할 권한 자체는 인정됩니다. 취업규칙이나 사규에 근거가 있고, 정당한 경영상 필요가 있다면 조사를 개시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방법이 적법해야 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표적 법적 리스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개인정보 침해 : 이메일, PC, CCTV 열람 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가능성
부당노동행위 : 조사를 빌미로 한 불이익 처분은 노동위원회 구제 대상
명예훼손 / 인격권 침해 : 조사 사실 유출 시 민형사 책임 발생
공익신고자 불이익 금지 : 신고자 특정을 위한 조사 자체가 보복 행위로 간주될 수 있음
실무에서 검증된 절차를 5단계로 압축했습니다. 각 단계에서 놓치기 쉬운 포인트를 함께 짚겠습니다.
컴플라이언스 자문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실수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사규에 조사 근거가 없다. 내부 규정에 조사 권한, 절차, 비밀유지 의무가 명시되어 있지 않으면 조사 자체의 정당성이 흔들립니다. 사전에 '내부조사 운영 규정'을 별도로 마련해 두는 것이 최선입니다.
둘째, 증거 수집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을 간과한다. 회사 소유 PC라 하더라도, 직원의 개인적 파일을 무단 열람하면 문제가 됩니다. '업무 목적 이용에 한해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사전 고지와 동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를 위반한 기업에 과징금 부과 사례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습니다.
셋째, 조사 결과를 성급하게 공유한다. 조사 도중이나 종료 직후 관련 사실이 사내에 퍼지면, 대상자가 명예훼손이나 인격권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조사 정보는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Need-to-know)'에게만 공유하는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 ESG 공시 의무 확대, 기업집단 내부거래 규제 강화까지, 기업에 요구되는 자체 점검 의무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내 조사는 더 이상 '사건이 터졌을 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상시적 컴플라이언스 체계의 일부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다음 세 가지를 지금 당장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1. 내부조사 운영 규정이 마련되어 있는가
2. 디지털 증거 수집 시 포렌식 절차와 개인정보보호 조치가 매뉴얼화되어 있는가
3. 조사 참여자의 비밀유지 서약과 이해충돌 방지 절차가 갖추어져 있는가
이 세 가지가 갖춰져 있다면, 비위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기업은 신속하고 적법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중 하나라도 빠져 있다면, 조사 자체가 새로운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