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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사업 공정거래·가맹·하도급·대리점
기업·사업 · 공정거래·가맹·하도급·대리점 2026.04.24 조회 35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어떤 행위가 해당되고 어떻게 판단될까

박경수 변호사
법무법인 세문 · 서울특별시 서초구
"경쟁사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대기업이 있습니다. 이것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할 수 있나요?"

오늘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의 의미와 판단 기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신고를 고려하거나, 반대로 자사의 행위가 남용에 해당하는지 점검해야 하는 경우 모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가격이 낮다고 해서 곧바로 남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5조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그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남용 여부는 시장 획정, 지배적 지위 인정, 남용 행위 해당성이라는 3단계 구조로 판단됩니다.

첫째, 시장지배적 사업자란 누구를 말하는가

공정거래법 제4조에 따르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란 일정한 거래분야(관련시장)에서 상품이나 용역의 가격, 수량, 품질, 기타 거래조건을 결정 또는 변경하거나 유지할 수 있는 지위를 가진 사업자를 말합니다.

실무에서는 다음 기준이 적용됩니다.

시장점유율 기준 (법 제4조 제2항)

-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

- 3개 이하 사업자의 합산 점유율이 75% 이상 (다만, 개별 사업자 점유율 10% 미만은 제외)

위 기준에 해당하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됩니다. 추정이므로 해당 사업자가 반증을 제시할 수 있지만, 실무상 점유율 수치가 충족되면 지배적 지위가 인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관련시장의 획정입니다. 같은 사업자라도 시장을 어떻게 획정하느냐에 따라 점유율이 30%가 될 수도, 70%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공정위는 상품시장(수요 대체성 기준)과 지역시장을 함께 고려하며, SSNIP 테스트(가상적 독점기업의 5~10% 가격인상 시 수요 전환 여부)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둘째, 어떤 행위가 남용에 해당하는가

공정거래법 제5조는 남용행위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1가격 남용 - 상품의 가격이나 용역의 대가를 부당하게 결정, 유지, 변경하는 행위입니다. 원가에 비해 현저히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착취적 가격 남용'이 대표적입니다.
2출고 조절 - 상품의 판매나 용역의 제공을 부당하게 조절하는 행위로, 공급량을 의도적으로 줄여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해당됩니다.
3사업활동 방해 -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입니다. 핵심설비 접근 거절, 필수 원재료 공급 거절 등이 포함됩니다.
4시장진입 제한 - 새로운 경쟁사업자의 참여를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입니다. 약탈적 가격(원가 이하 판매)으로 신규 진입자를 퇴출시키는 것이 전형적입니다.
5소비자 이익 저해 -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해 거래하거나,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문제되는 유형은 사업활동 방해시장진입 제한입니다. 특히 약탈적 가격 설정, 끼워팔기, 배타적 거래 강제 등이 실제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로 이어진 사례가 많습니다.

셋째, 부당성은 어떻게 판단되는가

남용행위 해당 여부의 핵심은 "부당성"입니다. 단순히 지배적 사업자가 가격을 낮추거나 거래처를 변경했다고 해서 남용이 되지는 않습니다.

공정위와 법원은 부당성을 판단할 때 다음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부당성 판단의 주요 고려 요소

- 행위의 의도와 목적 (경쟁 제한 의도가 있었는지)

- 관련시장에서의 경쟁 제한 효과 (실제 또는 잠재적)

-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

- 효율성 증대 효과가 경쟁 제한 효과를 상회하는지

- 행위의 기간과 범위

대법원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의 부당성에 대해, "독과점적 시장에서의 경쟁 촉진"이라는 법 목적에 비추어 경쟁 제한 효과가 효율성 증대 효과를 상회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장점유율 60%의 A사가 경쟁사 B의 주요 거래처에 원가 이하 가격을 제시했다면, 단순 가격 경쟁인지 아니면 B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려는 약탈적 행위인지가 쟁점이 됩니다. 이때 A사의 비용 구조, 가격 인하의 지속 기간, B사 퇴출 후 가격 회복 가능성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됩니다.

넷째, 위반 시 제재 수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 인정되면 다음과 같은 제재가 부과됩니다.

시정명령 - 해당 행위의 중지, 가격 인하, 공급 재개 등

과징금 - 관련 매출액의 최대 6%까지 부과 가능 (수백억 원대 사례 다수)

형사처벌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 (공정거래법 제124조)

손해배상 - 피해를 입은 사업자 또는 소비자가 민사소송으로 3배까지 배상 청구 가능 (징벌적 손해배상, 법 제109조)

특히 2021년 전부개정된 공정거래법에서 3배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되면서, 남용행위로 인한 민사적 리스크가 크게 확대되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실무 팁 - 신고 또는 대응 시 체크포인트

남용행위 피해를 주장하는 측이라면, 관련시장 획정의 근거자료(시장조사 보고서, 점유율 데이터)와 해당 행위로 인한 구체적 경쟁 제한 효과(매출 감소, 거래처 이탈 등)를 입증자료로 준비해야 합니다. 공정위 신고 시 이 자료의 충실도가 조사 개시 여부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자사 행위의 적법성을 검토해야 한다면, 해당 행위에 합리적인 사업상 이유(정당한 경쟁 수단)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경쟁 제한 효과보다 효율성 증대 효과가 크다는 점을 소명할 수 있는지를 사전에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정위의 사전 심사청구 제도(법 제80조)를 활용하여, 특정 행위의 남용 해당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도 실무적으로 유용한 방법입니다.

박경수
박경수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세문 · 서울특별시 서초구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사건은 관련시장을 어떻게 획정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에서는 시장 획정 단계의 논증이 전체 사건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피해 사업자든 지배적 사업자든, 초기 단계에서 관련시장 분석에 충분한 자원을 투입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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