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이혼 과정에서 배우자의 유책행위(부정행위, 폭언, 가정폭력 등)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때 정신과 치료비가 위자료와 별도로 인정되는지, 아니면 위자료에 포함되는 것인지는 실무에서 빈번하게 다투어지는 쟁점입니다. 아래 가상 사례를 통해 법적 쟁점과 인정 범위를 정리합니다.
사례 개요
서울에 거주하는 A씨(42세, 회사원)는 배우자 B씨(45세, 자영업)와 결혼 15년차입니다. B씨는 약 2년 전부터 외도를 지속해 왔고, A씨는 이를 알게 된 이후 극심한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겪으며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 14개월간 주 1회 상담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았습니다. 치료비 총액은 약 680만 원이며, A씨는 이혼소송에서 위자료 5,000만 원과 함께 정신과 치료비 680만 원을 별도의 손해배상으로 청구했습니다.
이혼소송에서의 손해배상은 크게 정신적 손해(위자료)와 재산적 손해(치료비 등 실손해)로 나뉩니다. 민법 제843조가 준용하는 제806조에 따른 위자료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금전 배상이고, 정신과 치료비는 유책행위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한 별도의 재산적 손해배상(민법 제750조, 제763조)으로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실무상 두 가지 처리 방식
첫째, 법원이 위자료 산정 시 정신과 치료 사실을 고려하여 위자료 액수를 높이는 방식으로 포괄 산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둘째, 치료비 영수증 등 객관적 증빙이 충분한 경우, 위자료와 별도로 치료비를 재산적 손해로 인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패턴은 전자입니다. 즉, 법원이 위자료 금액을 정할 때 "원고가 피고의 부정행위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은 점"을 참작 요소로 언급하면서 위자료를 상향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치료비가 상당한 금액이고 구체적 증빙이 갖추어져 있다면 별도 손해항목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정신과 치료비를 손해배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배우자의 유책행위와 정신과 치료 사이의 인과관계가 핵심입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A씨 사례에서는 기왕증이 없고 외도 발견 직후 치료를 시작한 점, 담당 의사의 소견서가 있는 점에서 인과관계 인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14개월의 치료 기간 전체가 인정될지, 혹은 일정 시점 이후의 치료비는 통상적 정신적 고통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아 제한될지는 법원의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
정신과 치료비의 인정 범위는 치료의 상당성과 필요성에 따라 결정됩니다. 실무에서 인정 여부가 갈리는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정 가능성이 높은 항목
-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비 (초진, 재진)
- 의사가 처방한 약물치료비 (항우울제, 항불안제 등)
- 의사의 의뢰에 따른 심리검사 비용
- 입원이 필요한 수준의 급성기 입원치료비
인정이 제한될 수 있는 항목
- 의사 처방 없이 자발적으로 받은 민간 심리상담 비용
- 유책행위와 직접 관련 없는 자기계발 목적의 코칭 비용
- 합리적 치료 기간을 초과한 장기 치료비
- 한방치료, 대체의학 등 의학적 필요성 입증이 어려운 비용
A씨의 경우 680만 원의 치료비 중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및 처방약 비용은 인정 가능성이 높으나, 만약 그중 일부가 의사 의뢰 없이 받은 별도 심리상담 비용이라면 해당 부분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합리적 치료 기간의 판단
법원은 통상적으로 증상의 경중, 치료 경과, 의사의 치료 종결 의견 등을 종합하여 합리적 치료 기간을 판단합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치료 기간은 비교적 수월하게 인정되는 편이며, 그 이상의 기간에 대해서는 의사 소견서를 통해 계속 치료의 필요성을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신과 치료비를 위자료와 별도로, 또는 위자료 산정의 중요한 참작 요소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A씨 사례와 같이 배우자의 유책행위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경우, 치료비는 위자료 산정 시 상향 요소로 반영되거나 별도의 재산적 손해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범위는 인과관계의 입증 정도, 치료의 상당성, 기왕증 유무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초기 단계부터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