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 판결문을 넘어선 종합적 문제 해결을 추구합니다
국내 M&A 시장은 2024년 기준 거래 건수와 규모 모두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업집단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인수 대상이 단일 법인이 아닌 자회사를 포함한 그룹 구조인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때 거래 대상 자회사에 대한 승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거래 자체가 무효화되거나, 거래 종결(클로징) 이후에도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모회사의 이사회 결의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하여 자회사 단계의 승인 절차를 간과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M&A 거래 시 자회사 승인 절차의 법적 구조와 실무상 핵심 쟁점을 정리하겠습니다.
상법은 회사의 영업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의 양도, 합병, 분할 등 구조적 거래에 대해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요구합니다(상법 제374조). 자회사가 거래의 직접 당사자가 되는 경우, 해당 자회사 역시 독립된 법인으로서 자체적인 의사결정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핵심 구분
모회사가 보유 중인 자회사 주식을 매도하는 경우와, 자회사가 자체 영업 또는 자산을 양도하는 경우는 승인 주체와 절차가 완전히 다릅니다. 전자는 모회사의 의사결정 사항이고, 후자는 자회사 자체의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 결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자회사의 중요한 자산 처분에 해당하는 거래라면, 이사회 결의를 넘어 주주총회 특별결의(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일부'의 기준은 양적 기준(자산총액 대비 비율)과 질적 기준(사업 영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므로,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렵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M&A 거래 구조에 따라 자회사 승인 절차의 범위와 복잡도가 달라집니다. 실무상 가장 빈번한 세 가지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식양수도 구조 -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주식을 인수인에게 매각하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자회사 자체의 주주총회 결의는 원칙적으로 불필요하나, 자회사 정관에 주식 양도 제한 조항이 있다면 자회사 이사회 승인이 필요합니다. 비상장법인의 경우 정관상 양도 제한이 존재하는 비율이 높으므로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자산양수도 구조 - 자회사가 직접 영업용 자산 일체를 매수인에게 양도하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자회사 이사회 결의는 물론, 영업의 중요한 일부에 해당하면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수입니다. 고용승계, 계약 이전, 채권자 보호절차 등 후속 절차도 자회사 단위에서 이행해야 합니다.
합병 구조 - 자회사를 소멸회사로 하여 인수회사에 합병시키는 방식입니다. 합병 당사회사 양측의 이사회 결의 및 주주총회 특별결의, 채권자 보호절차(1개월 이상), 합병등기 등 일련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간이합병(상법 제527조의2) 또는 소규모합병(상법 제527조의3)의 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절차가 간소화될 수 있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자회사 승인 절차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째, 다단계 자회사 구조의 간과입니다. 대상 자회사 아래에 손자회사(2차 자회사)가 존재하는 경우, 각 단계별로 승인 절차를 검토해야 합니다. 기업실사(Due Diligence) 단계에서 지배구조도를 면밀히 확인하지 않으면, 클로징 직전에 추가 승인 절차가 발견되어 거래 일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합니다.
둘째, 소수주주 권리 보호 문제입니다. 자회사에 소수주주가 존재하는 경우,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과 그에 따른 자금 소요를 사전에 산정해야 합니다. 매수청구가격 산정 분쟁으로 거래 후에도 상당 기간 리스크가 잔존할 수 있습니다.
셋째, 정관상 특수 조항의 확인 누락입니다. 자회사 정관에 특정 거래 유형에 대한 주주 전원 동의 조항이나, 특정 주주의 거부권(veto right)이 규정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주간 계약(SHA)에도 사전동의 조항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정관과 주주간 계약을 반드시 병행 검토해야 합니다.
넷째,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신고입니다. 인수 대상 자회사의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일정 기준(자산총액 또는 매출액 300억 원 이상)을 충족하고, 인수인 측도 기준을 충족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를 해야 합니다(공정거래법 제11조). 신고 대상인지 여부를 자회사 단위로 별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회사 승인 절차에 하자가 있는 상태에서 거래가 진행된 경우, 그 법적 효과는 하자의 유형에 따라 다릅니다.
이사회 결의 없이 대표이사가 체결한 거래는, 상대방이 결의 흠결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한 거래에서 이를 거치지 않은 경우에는 거래 자체의 효력이 부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무적으로는 SPA(주식매매계약) 또는 APA(자산양수도계약)에 선행조건(Conditions Precedent) 조항을 두어, 자회사의 모든 승인 절차 완료를 클로징의 전제조건으로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를 통해 승인 절차 미완료 시 클로징을 거부하거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합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기업실사 단계에서 자회사의 정관, 이사회 규정, 주주간 계약, 관련 인허가 현황을 확인하고, 거래 구조 확정 시 필요한 승인 절차의 목록과 소요 기간을 별도 문서(Approval Checklist)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통상 자회사 이사회 결의는 2~3주, 주주총회 소집 및 결의는 4~6주, 관계 기관 인허가는 1~3개월의 기간이 소요되므로, 거래 일정 수립 시 이를 반드시 반영해야 합니다.
M&A 거래에서 자회사 승인 절차는 거래의 유효성과 안정성을 담보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거래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각 단계별 승인 절차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법적 리스크가 거래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