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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 임금체불·수당·퇴직금 2026.05.01 조회 22

통상임금 소급 청구, 신의칙으로 막히는 경우와 돌파 전략

한상균 변호사
법률사무소 위드 · 부산광역시 연제구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수당이 빠져 있었다면, 소급하여 차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회사 측이 '신의칙(신의성실의 원칙)'을 내세워 청구 자체를 막으려 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의칙 항변이 인정되는 범위는 생각보다 좁습니다. 다만 사건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갈리기 때문에, 정확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지금부터 가상의 사례를 통해 통상임금 소급 청구에서 신의칙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돌파할 수 있는지 짚어 드리겠습니다.

[사례] 대전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15년간 근무한 C씨(52세, 생산팀 반장). 매월 기본급 320만 원 외에 '근속수당' 40만 원, '직책수당' 25만 원을 고정적으로 받아왔습니다. 2024년 퇴직 후 퇴직금을 수령했으나, 근속수당과 직책수당이 통상임금 산정에서 빠져 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C씨는 3년분 초과근로수당 차액과 퇴직금 차액을 합산하여 약 4,800만 원의 소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회사 측은 "근속수당과 직책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으며, 이를 전제로 임금 인상률을 정해왔다. 이제 와서 청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항변했습니다.

쟁점 1: 근속수당과 직책수당은 통상임금에 해당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해당합니다. 대법원은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통상임금의 판단 기준을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라고 명확히 확립했습니다.

통상임금 3요건 충족 여부

1정기성 - 매월 급여일에 빠짐없이 지급되었으므로 충족
2일률성 - 해당 직책 또는 근속연수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자에게 동일하게 지급, 충족
3고정성 - 근무 실적이나 성과와 무관하게 확정된 금액이 지급, 충족

노사 합의로 "통상임금에서 제외한다"고 정했더라도, 이는 근로기준법상 강행규정에 반하는 약정으로 무효입니다. 법이 정한 통상임금의 범위를 노사 합의로 축소할 수 없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쟁점 2: 회사의 신의칙 항변은 받아들여지는가

여기가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통상임금 소급 청구에 대해 '예외적으로' 신의칙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그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의칙 적용의 3대 요건 (모두 충족해야 인정)

1노사가 특정 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있을 것
2그 합의를 전제로 임금 총액 등 근로조건이 형성되었을 것
3소급 청구를 인정하면 기업에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초래될 것

핵심은 세 번째 요건입니다. 실무에서 회사가 "경영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하려면 단순히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수준이 아니라,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지는 수준의 구체적 입증이 필요합니다. 하급심 판결들을 보면, 이 요건이 충족된다고 인정된 경우는 상당히 드뭅니다.

C씨의 사례에서 회사는 연 매출 약 800억 원, 영업이익률 6%대의 안정적인 중견기업이었습니다. C씨 1인의 청구액 4,800만 원이 기업 존립을 위협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설령 같은 조건의 근로자 다수가 동시에 청구하더라도, 수년간의 부당이득을 되돌려 달라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쟁점 3: 소멸시효와 실제 회수 가능 금액

통상임금 차액 청구에도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핵심 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소멸시효 정리

- 임금(초과근로수당 차액): 3년 (근로기준법 제49조)

- 퇴직금 차액: 3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10조, 퇴직일 다음날부터 기산)

C씨의 경우, 2024년 퇴직 기준으로 2021년 이후의 초과근로수당 차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퇴직금은 전체 재직기간의 평균임금을 재산정하여 차액을 구하되, 퇴직금 청구권 자체의 소멸시효 3년 이내에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C씨의 예상 청구 구성

- 근속수당 + 직책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시간급 통상임금이 약 17% 상승

- 3년간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차액: 약 2,700만 원 추산

- 퇴직금 차액(15년 근속 기준 재산정): 약 2,100만 원 추산

- 합계: 약 4,800만 원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소를 제기하지 않고 시간이 경과하면 매달 1개월분씩 시효가 완성되어 청구 가능 금액이 줄어듭니다. 퇴직 후 분쟁을 인지했다면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실무적 조언: 신의칙을 뚫기 위한 핵심 포인트

1노사 합의의 실체를 따져야 합니다 - 단체협약에 '통상임금 제외' 문구가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근로자 측이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합의한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형식적 합의만 있었다면 신의칙 적용의 전제 자체가 무너집니다.
2'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의 입증 책임은 회사에 있습니다 - 근로자가 반박할 필요 없이, 회사가 재무제표 등으로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단순히 "부담이 크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3근로시간 기록을 확보하십시오 - 통상임금이 올라가면 연장/야간/휴일수당 전부가 재산정됩니다. 실제 근로시간을 입증할 수 있는 출퇴근 기록, 교대근무표, 타임카드 데이터가 청구 금액을 좌우합니다.
4개인 청구 vs 집단 청구를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 개인 단독 청구는 신의칙 항변이 인정되기 더 어렵습니다(기업 존립 위협 입증이 곤란). 반면 집단 청구는 금액 규모가 커져 신의칙 항변의 여지가 상대적으로 넓어질 수 있으므로, 사안에 따라 전략을 달리해야 합니다.

신의칙은 사용자의 만능 방패가 아닙니다. 대법원이 정한 엄격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회사의 항변은 배척됩니다. 다만 소멸시효는 기다려 주지 않으므로, 통상임금 산정에 의문이 있다면 빠른 시일 내에 급여명세서와 근로계약서를 점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상균
한상균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위드 · 부산광역시 연제구
통상임금 분쟁을 다루면서 보면, 신의칙 항변이 실제로 받아들여진 사례는 기업 규모 대비 소급 청구액이 압도적으로 큰 극히 예외적 경우에 한정됩니다. 회사의 항변에 위축되지 마시고, 급여명세서와 근로시간 기록부터 확보하신 후 전문가의 구체적 분석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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