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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중소기업에서 이사 해임을 위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진행하려다, 사후에 결의 자체가 무효로 다투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상법 제385조 제1항에 따른 이사 해임은 임기 중 해임이 가능하지만, 그 절차적 요건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채 의결에 이르는 경우 결의취소 또는 부존재 소송으로 이어집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한 사건을 통해, 특별결의에 선행되어야 할 요건들이 무엇인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안 개요
경기도 화성 소재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H사(자본금 8억원, 발행주식 16만주)의 대표이사 A씨(58세)는, 공동창업자이자 사내이사인 B씨(54세)와 경영 방침을 두고 1년 넘게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A씨 측 지분은 우호지분 포함 약 71%, B씨는 약 24%였습니다. A씨는 B이사의 해임을 결의하기 위해 2024년 가을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했고, 출석주주 의결권 71%의 찬성으로 해임결의를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나 B씨는 직후 주주총회결의 취소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이사 해임을 의안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는, 상법 제363조에 따라 주주총회일 2주 전까지 각 주주에게 서면 또는 전자문서로 소집통지를 발송해야 합니다. 비상장회사라 하더라도 이 기간을 단축하려면 정관에 명시적 근거가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통지기간 위반은 결의취소 사유가 됩니다.
특히 이사 해임과 같은 중대한 의안의 경우, 소집통지서에 회의의 목적사항을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합니다. 단순히 "임원에 관한 건"이라고만 기재한 경우, 주주가 그 안건을 사전에 인식하고 의결권 행사 여부를 판단할 기회를 잃었다고 보아 결의의 효력이 다투어집니다. 위 H사의 사안에서 A씨가 발송한 소집통지에는 "이사 관련 안건"이라고만 적혀 있었고, 해임 대상자가 B이사라는 점, 해임 사유의 개요가 전혀 기재되지 않았던 것이 문제로 부각되었습니다.
소집통지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사항
· 주주총회의 일시와 장소
· 회의의 목적사항 (예: "사내이사 ○○○ 해임의 건")
· 의결정족수 요건 (특별결의 사항임의 명시)
· 정관상 단축규정이 없는 한 회일 2주 전 발송
이사 해임결의는 상법 제434조에 따른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로 가결됩니다. 위 사안에서 출석 의결권 71% 찬성은 출석 기준으로는 3분의 2를 넘어 보이지만, 실제 산정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첫째, 해임 대상자인 B이사 본인이 주주로서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 행사 가부입니다. 판례 및 실무는 이사 해임 안건에서 해임 대상 이사가 보유한 주식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제한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특별이해관계인 해당 여부를 회사가 잘못 판단하여 의결권을 배제한 경우 결의방법의 하자가 됩니다. 둘째, 의결권 없는 주식이나 자기주식의 산입 여부, 위임장 하자 등도 정족수 산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H사의 경우, A씨 측은 B이사의 24% 의결권을 "이해관계인"이라는 이유로 행사하지 못하게 막았는데, 이 부분이 결의취소 소송의 핵심 쟁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정관과 법률상 근거 없이 의결권을 배제한 경우, 결의방법이 법령에 위반되는 것으로 평가되어 취소사유가 됩니다.
상법 제385조 제1항 단서는, 임기를 정한 이사를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임기만료 전에 해임한 경우 그 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특별결의로 해임 자체는 가능하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잔여임기 보수 상당의 손해배상 책임이 회사에 발생합니다.
실무에서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는 전형적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반면, 단순한 경영방침 차이, 대주주와의 인간적 불화, 경영성과 부진만으로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H사 사안에서 A씨가 주장한 해임 사유는 "의사결정 지연과 비협조"였는데, 이는 잔여임기 약 1년 4개월에 해당하는 보수 상당액에 대하여 회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가능성이 높은 사정입니다.
정리하면, 이사 해임 특별결의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소집절차에서 통지기간과 의안 특정을 엄격히 준수할 것. 둘째, 의결권 산정 시 해임 대상 이사의 주식을 임의로 배제하지 말고, 자기주식·의결권 없는 주식의 산입 여부를 명확히 정리할 것. 셋째, 해임 사유에 대한 객관적 자료(이사회 의사록, 이메일, 출퇴근 기록, 감사보고서, 외부 회계자료 등)를 사전에 확보하여 정당한 사유 입증의 근거로 삼을 것.
특히 지분 구조상 특별결의 통과가 가능한 대주주라 하더라도, 절차상 흠결이 단 하나라도 발생하면 결의취소 소송으로 1~2년의 분쟁이 이어지고, 그 사이 해임된 이사가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통해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결의 전 단계에서 변호사와 함께 소집통지 문안, 의결권 산정표, 해임 사유 정리서를 사전 검토하는 것이 사후 분쟁 비용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