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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주택 임대차·전세·월세·보증금(전세사기 포함)
부동산 · 주택 임대차·전세·월세·보증금(전세사기 포함) 2026.06.11 조회 93

다가구주택 전세 계약 전 선순위 임차인 확인, 이렇게 해야 합니다

김경진 변호사
법무법인 초원 · 서울특별시 강남구

다가구주택은 한 건물에 여러 세대가 거주하지만 등기부상 소유권이 한 명의 명의로 되어 있어,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규모를 외부에서 파악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 사례가 반복되고 있으며, 계약 전 선순위 임차인의 현황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보증금 보호의 출발점이 됩니다.

아래 사례를 통해 다가구주택 전세 계약 시 확인해야 할 법적 쟁점과 실무적 대응 방법을 정리하겠습니다.

사례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34세)는 보증금 1억 8,000만 원에 다가구주택 2층 전세 계약을 체결하려 했습니다. 등기부등본을 열람한 결과 근저당이 1억 5,000만 원 설정되어 있었으나, 건물에 이미 거주 중인 다른 임차인이 3세대 있다는 사실은 계약 당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집주인 B씨(58세, 자영업)는 "다른 세대 보증금은 소액이라 문제없다"고만 설명했고, A씨는 그 말만 믿고 계약금 1,0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이후 A씨가 직접 확인해 보니 선순위 임차인들의 보증금 합계가 2억 3,000만 원에 달했고, 건물의 감정가 대비 총 채권액이 매우 높아 보증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습니다.

다가구주택에서 선순위 임차인 확인이 어려운 이유

다세대주택과 달리, 다가구주택은 건물 전체가 하나의 등기로 관리됩니다. 다세대주택의 경우 각 호실별 등기부등본이 존재하므로 해당 호실의 권리관계를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가구주택은 등기부등본에 개별 임차인의 보증금 정보가 기재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등기부등본만으로는 근저당, 가압류 등 담보권의 존재만 확인할 수 있을 뿐, 동일 건물에 거주하는 다른 임차인이 몇 명인지, 그들의 보증금이 얼마인지, 대항력(전입신고 + 점유)과 확정일자를 언제 갖추었는지를 알 수 없습니다.

핵심 구조

다가구주택 경매 시 배당 순서는 대항요건 및 확정일자 취득 시점을 기준으로 결정됩니다. 선순위 임차인이 많을수록 후순위 임차인의 배당 가능 금액은 줄어들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선순위 임차인 확인이 보증금 안전의 핵심인 이유입니다.

확인 가능한 방법과 각각의 한계

선순위 임차인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확정일자 부여 현황 열람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6에 따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려는 자는 해당 주택 소재지의 확정일자 부여기관(주민센터, 등기소, 법원)에 확정일자 부여일, 차임, 보증금 등의 정보 열람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는 2023년 개정법 시행 이후 임차인의 가장 중요한 보호 수단이 되었습니다. 다만 확정일자를 받지 않은 임차인의 정보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2
전입세대 확인서 발급 요청 - 집주인의 동의를 받아 해당 주소지의 전입세대 확인서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전입 인원과 전입일자를 통해 대항력 취득 시점을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입세대 확인서에는 보증금 액수가 기재되지 않으므로, 보증금 규모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3
임대인에게 임대차 현황 자료 요청 - 계약 전 임대인에게 다른 세대의 보증금 액수, 계약 기간, 확정일자 유무를 서면으로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권장됩니다. 임대인이 허위 정보를 제공한 경우 사기 또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4
국세 및 지방세 체납 열람 - 임대인의 동의하에 국세완납증명, 지방세 세목별 과세증명을 발급받아 체납 여부를 확인합니다. 국세 및 지방세 체납액은 경매 시 임차보증금에 우선하여 배당될 수 있어, 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A씨 사례의 법적 쟁점 분석

A씨의 사례로 돌아가 법적 쟁점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쟁점 1. 보증금 회수 가능성

건물 감정가를 5억 원으로 가정할 때, 근저당 1억 5,000만 원 + 선순위 임차인 보증금 합계 2억 3,000만 원 + A씨 보증금 1억 8,000만 원을 합산하면 총 5억 6,000만 원이 됩니다. 감정가를 초과하는 상황이므로, 경매가 진행될 경우 A씨가 보증금 전액을 회수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경매 낙찰가는 감정가의 70~80% 수준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배당 가능 금액은 더 줄어들게 됩니다.

쟁점 2. 임대인의 고지의무 위반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6 제4항은 임대인이 임대차 계약 체결 전에 선순위 권리관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B씨가 "소액이라 문제없다"고 사실과 다른 설명을 한 것은 이 의무를 위반한 것에 해당할 수 있으며, 임대인이 해당 정보를 거짓으로 제공한 경우 최대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또한 A씨가 허위 정보에 기초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 민법상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민법 제110조)를 이유로 계약 취소 및 이미 지급한 계약금 1,000만 원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쟁점 3. 계약금 회수 방안

A씨가 계약을 유지하지 않기로 결정한 경우, 임대인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 해제 또는 취소를 주장하면서 계약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한 착오만으로는 계약 취소가 인정되기 어려우며, 임대인의 기망 행위가 구체적으로 입증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B씨의 발언 내용을 증명할 수 있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중개사 확인 등의 증거가 중요합니다.


다가구주택 전세 계약 전 실무적 확인 절차

위 사례와 같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다가구주택 전세 계약 시 다음의 확인 절차를 순서대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1단계. 등기부등본 열람 - 근저당, 가압류, 압류, 가등기 등 담보권 및 처분제한 여부를 확인합니다. 인터넷등기소에서 즉시 발급 가능하며, 수수료는 700원입니다.

2단계. 확정일자 부여 현황 열람 - 관할 주민센터 또는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현황을 열람합니다. 임대차 계약 체결 예정자임을 소명해야 하므로 계약서 초안이나 매물 확인서를 지참하는 것이 좋습니다.

3단계. 전입세대 확인서 열람 -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해당 주소의 전입세대를 확인합니다. 확정일자를 받지 않은 임차인의 존재까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4단계. 국세 및 지방세 체납 확인 -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납세증명서를 확인합니다. 체납이 있는 경우 경매 시 보증금보다 세금이 우선 배당될 수 있습니다.

5단계. 안전 비율 산정 - 건물 시세 대비 (근저당 + 선순위 보증금 합계 + 본인 보증금)의 비율이 70%를 넘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보증금 회수 위험이 커집니다.


정리하면, 다가구주택은 등기부등본만으로 권리관계의 전체 그림이 보이지 않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확정일자 현황 열람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전입세대 확인서와 세금 체납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확인한 뒤 계약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보증금을 보호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특히 임대인이 자료 제공을 거부하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 해당 매물은 재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김경진
김경진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초원 · 서울특별시 강남구
다가구주택 전세 사건을 다루면서 보면, 등기부등본에만 의존하고 선순위 임차인 확인을 생략한 채 계약하셨다가 보증금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확정일자 부여 현황 열람은 2023년부터 임차 예정자도 신청할 수 있으므로 계약 전 반드시 활용하시고, 산정 비율이 높게 나오거나 임대인이 자료 제공을 꺼리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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