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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타트업 생태계와 벤처 투자 시장이 성장하면서, 차등의결권(Dual-Class Share)에 대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창업자가 지분이 희석되더라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이 제도는 미국 나스닥이나 홍콩 증시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도입이 사실상 제한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 글에서는 차등의결권의 개념과 해외 사례를 살펴보고, 국내에서 도입이 제한되는 법적 근거와 그 배경, 그리고 향후 제도 변화의 가능성을 분석합니다.
차등의결권이란 동일한 금액의 주식이라도 특정 주주(통상 창업자)에게 1주당 복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창업자가 보유한 Class B 주식에 1주당 10표의 의결권이 부여된다면, 지분율이 10%에 불과하더라도 의결권 비율은 사실상 과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Google, Meta, Snap 등 다수의 빅테크 기업이 차등의결권 구조로 상장. Class A(1표) / Class B(10표) 이중구조가 일반적입니다.
2018년부터 허용. 샤오미, 메이퇀 등이 이 구조로 상장했으며, 혁신기업에 한정하여 엄격한 요건 하에 운영됩니다.
싱가포르 역시 2018년에 도입했고, 영국도 2021년 프리미엄 리스팅 규정을 개정하여 일정 요건 하에 허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차등의결권은 이미 선택의 문제이지 금지의 문제가 아닌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상법은 1주 1의결권 원칙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차등의결권 도입의 가장 근본적인 법적 장벽입니다.
상법 제369조 제1항
"의결권은 1주마다 1개로 한다."
이 조항은 강행규정으로 해석되며, 정관으로도 이를 배제할 수 없는 것이 통설 및 판례의 입장입니다.
구체적으로 제한이 작동하는 법적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리하면, 현행 상법 체계에서는 복수의결권 주식의 발행 자체가 허용되지 않고, 설령 계약적 방법(주주간계약 등)으로 유사한 효과를 시도하더라도 이는 법적 구속력과 제3자 대항력에서 근본적인 한계를 가집니다.
차등의결권 도입 제한의 배경에는 한국 기업지배구조의 특수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도입 반대론의 핵심 논거
한국의 대기업 집단(재벌)은 이미 순환출자, 지주회사 구조 등을 통해 소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차등의결권까지 허용할 경우 지배-피지배 괴리(소유와 경영의 분리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반면 도입 찬성론은 주로 스타트업과 혁신기업의 경쟁력 확보 관점에서 제기됩니다. 핵심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현행법 하에서도 창업자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 실무에서 활용되는 대안적 방법들이 있으나, 각각 명확한 한계를 가집니다.
주주간계약(SHA)상 의결권 위임 조항
투자자가 특정 안건에 대해 창업자의 의사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약정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는 채권적 효력에 그치므로, 투자자가 약정을 위반하여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더라도 그 의결 자체는 유효할 수 있습니다.
거부권부 종류주식(황금주)
상법 제344조의3에 따라 특정 안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종류주식을 발행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이는 적극적으로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복수의결권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지주회사 설립이나 의결권 신탁 등 다른 방법도 검토되지만, 복수의결권의 직접적 대체 수단으로는 부족합니다. 결국 현행법 체계 내에서 차등의결권과 동일한 효과를 완전히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실무의 결론입니다.
차등의결권 도입을 위한 상법 개정 논의는 수차례 있었습니다. 21대 국회에서도 복수의결권 주식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상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되었고, 이후에도 유사한 법안이 반복적으로 발의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논의되는 도입 방안의 주요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책 방향의 큰 흐름을 보면, 전면 허용이 아닌 제한적 도입의 형태로 제도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다만 재벌 지배구조 문제와의 연결고리, 소수주주 보호 문제 등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하므로, 단기간 내 입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법인 설립 초기 또는 투자 유치 단계에서 지분구조를 설계하는 경우, 현행법의 한계와 향후 제도 변화 가능성을 모두 고려하여 주주간계약, 종류주식 설계, 지주회사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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