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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업 · 주주총회·이사회·경영권 분쟁 2026.06.22 조회 51

이사의 위법행위 유지청구, 실제 사례로 알아보는 주주의 대응법

도일석 변호사
법률사무소 도준 · 경기도 수원시

회사의 대표이사나 이사가 명백히 잘못된 결정을 밀어붙일 때, 소수주주로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회사 자산이 부당하게 처분되거나, 법령에 위반되는 거래가 진행될 때 그 피해는 주주 전체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 크실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이사의 위법행위 유지청구라는 제도를 가상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이 제도는 상법 제402조에 근거하여,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하는 행위를 하려 할 때 주주가 법원에 그 행위의 중지를 청구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입니다.

사건 개요

서울에서 건설자재 유통회사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한빛산업(가칭)의 소수주주 A씨(48세, 지분 8%)는 어느 날 대표이사 B씨가 회사 소유 물류창고(시가 약 32억 원)를 B씨의 처남이 대표로 있는 법인에 18억 원에 매각하는 이사회 결의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A씨는 이 거래가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의 자기거래(이해관계자 거래)에 해당하며, 이사회 승인 절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쟁점 1: 이사의 행위가 법령 또는 정관 위반에 해당하는지

위법행위 유지청구가 인용되려면, 이사의 행위가 단순히 경영 판단상 부적절한 것이 아니라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많은 분들이 혼동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두 가지 법령 위반이 문제됩니다.

  • 상법 제398조(자기거래 제한): 이사가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하려면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B씨의 처남 법인과의 거래는 이해관계인 거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으며, 적법한 이사회 승인 없이 진행된다면 그 자체로 법령 위반입니다.
  • 이사의 선관주의의무(상법 제382조의3) 및 충실의무(상법 제382조의3): 시가 32억 원 상당의 자산을 18억 원에 매각하는 것은 회사에 약 14억 원의 손해를 야기하는 행위로,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에 해당합니다.

실무에서는 자기거래 승인 절차의 하자 여부를 꼼꼼하게 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사회 의사록에 이해관계 이사의 의결권 배제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거래 조건의 공정성이 검토되었는지 등이 핵심적인 판단 기준이 됩니다.

쟁점 2: 주주의 청구 자격 요건 - 발행주식 1% 이상 보유

위법행위 유지청구를 하려면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 이상을 가진 주주여야 합니다(상법 제402조). 다만 상장회사의 경우에는 6개월 전부터 계속하여 발행주식 총수의 10만분의 50(0.05%)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상법 제542조의6 제2항).

A씨는 지분 8%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비상장회사인 한빛산업에서 청구 자격 요건을 충분히 충족합니다.

참고로, 이 지분 요건은 단독으로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여러 주주가 합산하여 요건을 갖출 수 있습니다. 소수주주끼리 연대하여 대응하는 것도 실무에서 자주 활용되는 방법입니다.

쟁점 3: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우려

상법 제402조는 이사의 위법행위로 인하여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는 경우에 유지청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요건이 실무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사례에서 물류창고가 한 번 매각되면, 해당 부동산이 다시 제3자에게 전매될 가능성이 있어 원상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약 14억 원에 달하는 시가 차액 손해는 회사의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이 종합적으로 고려되면, 법원이 회복 불가능한 손해의 우려를 인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단순히 경영 판단에 대한 불만이나 추상적인 손해 가능성만으로는 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구체적인 손해 발생 가능성과 그 규모를 소명할 수 있는 자료를 미리 준비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무적으로 유지청구 시 함께 고려할 사항

  • 가처분 신청 병행: 위법행위 유지청구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매각이 강행될 수 있으므로, 처분금지가처분이나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함께 신청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실무에서는 이 방법이 가장 많이 활용됩니다.
  • 증거 확보의 시급성: 이사회 의사록, 매매계약서 초안, 감정평가서, 관련 이메일 등 위법행위를 소명할 수 있는 증거를 최대한 빠르게 확보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료가 폐기되거나 변조될 위험이 있습니다.
  • 주주대표소송과의 관계: 유지청구는 위법행위를 사전에 저지하는 예방적 수단이고, 이미 손해가 발생한 이후에는 주주대표소송(상법 제403조)을 통해 이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두 제도를 상황에 따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배임죄 고소 검토: 이사의 행위가 형법상 업무상 배임(형법 제356조)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형사 고소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형사 절차가 병행되면 이사에 대한 압박 효과가 커집니다.

A씨의 사례처럼 이사의 위법한 자산 처분이 진행되고 있다면, 무엇보다 시간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매각 계약이 체결되고 소유권이 이전된 뒤에는 유지청구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위법행위의 징후를 포착한 시점에서 가능한 빠르게 법적 대응을 준비하시는 것이 핵심입니다.

소수주주로서의 권리는 분명히 법률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다만 그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요건과 절차를 정확히 이해하고, 적시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도일석
도일석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도준 · 경기도 수원시
경영권 분쟁에서 소수주주가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실무에서 자주 보게 됩니다. 위법행위 유지청구는 손해가 발생하기 전에 활용할 수 있는 사전 예방적 수단이므로, 이사의 위법행위 징후가 포착되면 즉시 증거를 확보하고 가처분 신청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상황이 급박하다면 빠른 시일 내에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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