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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부동산 매매·분양·하자(아파트·상가)
부동산 · 부동산 매매·분양·하자(아파트·상가) 2026.06.26 조회 317

매매 잔금 지급과 소유권이전등기의 동시이행 항변, 실제 사례로 알아봅니다

이환규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우승 · 서울특별시 서초구

오늘은 부동산 매매에서 빈번하게 분쟁이 발생하는 잔금 지급과 소유권이전등기의 동시이행 항변에 대해 가상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 서류를 준비하지 않는 경우, 또는 반대로 매도인이 잔금을 요구하지만 매수인이 등기 이전 전까지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법적으로 어떻게 정리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 A씨와 B씨의 아파트 매매 분쟁

매도인 A씨(58세, 자영업, 경기도 용인 거주) — 용인시 소재 아파트(시가 약 7억 2,000만 원)의 소유자

매수인 B씨(41세, 회사원, 서울 강동구 거주) — 해당 아파트를 매매대금 7억 원에 매수하기로 계약 체결

계약 내용: 계약금 7,000만 원(계약 시 지급 완료), 중도금 1억 4,000만 원(2개월 후 지급 완료), 잔금 4억 9,000만 원(계약일로부터 4개월 후인 2025년 3월 15일 지급 예정)

잔금 지급일인 3월 15일, B씨는 잔금 4억 9,000만 원을 준비하여 약속 장소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A씨는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 일체를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A씨 측은 "잔금을 먼저 입금하면 등기 서류는 일주일 내에 넘기겠다"고 했고, B씨는 "등기 서류 없이 잔금만 줄 수는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이후 A씨는 B씨에게 "잔금 지급일에 돈을 안 줬으니 계약 위반"이라며 계약 해제를 통보하고 계약금 7,000만 원의 반환을 거부했습니다. B씨는 부당하다고 판단해 소송을 준비하게 됩니다.

쟁점 1 - 잔금 지급과 소유권이전등기는 동시이행 관계인가

첫째로 확인해야 할 법적 쟁점은, 매매 잔금 지급 의무와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 의무가 동시이행 관계에 있는지 여부입니다.

민법 제536조(동시이행의 항변권)에 따르면, 쌍무계약(양쪽이 서로 대가적 의무를 지는 계약)의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핵심 법리: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의 잔금 지급 의무와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 의무는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동시이행 관계에 있습니다. 이는 대법원이 일관되게 확인해 온 법리입니다.

이 사안에서 A씨와 B씨 사이에 "잔금을 먼저 지급한 후 등기 서류를 교부한다"는 별도의 약정이 있었는지가 관건입니다. 매매계약서에 그런 특약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면, 원칙적으로 잔금 지급과 소유권이전등기 서류 교부는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B씨가 "등기 서류 없이는 잔금을 줄 수 없다"고 한 것은 정당한 동시이행의 항변권 행사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쟁점 2 - 동시이행 항변권 행사 시 이행지체 책임이 발생하는가

둘째 쟁점은, B씨가 동시이행 항변권을 행사하여 잔금 지급을 거절한 경우에 B씨에게 이행지체(채무를 기한 내에 이행하지 않은 것) 책임이 발생하는지입니다.

실무상 중요한 원칙: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상대방이 자신의 의무 이행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동시이행 항변권을 가진 당사자는 이행지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A씨가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등기권리증, 인감증명서, 주민등록초본, 위임장 등)를 잔금일에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A씨 스스로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2
B씨가 이에 대해 동시이행 항변권을 행사하여 잔금 지급을 보류한 것은 적법합니다.
3
따라서 B씨는 이행지체 상태에 빠지지 않으며, A씨가 "계약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오히려 A씨 쪽이 등기 서류를 준비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므로, A씨에게 이행지체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쟁점 3 - A씨의 계약 해제 통보는 유효한가

셋째로, A씨가 B씨에게 한 계약 해제 통보의 효력을 검토해야 합니다.

민법 제544조에 따르면, 당사자 일방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이행해 달라고 요구)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상대방이 이행지체 상태에 있어야 적용됩니다.

B씨는 동시이행 항변권에 의해 이행지체 상태에 있지 않으므로, A씨의 계약 해제 통보는 유효한 해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A씨의 계약 해제 통보는 법적 효력이 없으며, 매매계약은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합니다. A씨가 계약금 7,000만 원의 반환을 거부하는 것 역시 부당합니다.

더 나아가 B씨는 A씨를 상대로 다음과 같은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1
소유권이전등기 이행 청구: 잔금과 상환으로(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할 것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2
손해배상 청구: A씨의 이행지체로 인해 발생한 손해(추가 임차료, 이사 비용 증가분 등)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3
계약 해제 + 계약금 배액배상 청구: B씨가 계약을 더 이상 유지할 의사가 없다면, A씨의 귀책사유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배액(1억 4,000만 원)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다만, 계약금의 배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것은,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을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없다면, 실제 손배액을 입증해서 청구해야 합니다).

실무적 조언 - 동시이행 항변 분쟁을 예방하는 방법

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잔금 지급과 소유권이전등기의 동시이행 관계는 부동산 매매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분쟁이 빈번한 영역입니다. 실무에서 이러한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에 유의해야 합니다.

1
매매계약서에 잔금일 이행 절차를 구체적으로 기재합니다. "잔금 지급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 일체를 교부한다"는 문구를 명시하면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2
잔금일에 상대방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 사실을 증거로 확보합니다. 문자메시지, 내용증명 등으로 "등기 서류를 교부해 달라"는 요청을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3
근저당권, 가압류 등 등기부 부담이 있는 경우에는 말소 시점도 동시이행의 대상이 됩니다. 매도인이 기존 근저당을 말소하지 않으면 매수인은 잔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잔금일 전에 등기부등본을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4
상대방이 이행 거절 의사를 밝힌 경우, 즉시 법적 조치를 검토합니다. 시간이 경과하면 계약 해제 사유가 복잡해질 수 있으므로, 내용증명 발송 후 빠른 시일 내에 대응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매수인과 매도인 모두에게 중요한 방어 수단입니다. 상대방이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계약 위반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 법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 분쟁 해결의 핵심이 됩니다.

이환규
이환규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유한) 우승 · 서울특별시 서초구
부동산 매매 분쟁을 다루면서 보면, 잔금일에 등기 서류를 준비하지 않고도 상대방에게 이행지체 책임을 전가하려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동시이행 항변권의 존재 여부와 행사 시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잔금일 전후의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분쟁이 발생했다면 초기에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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