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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를 당한 뒤 소송을 준비하면서도 당장의 생계 때문에 다른 직장에 취업해야 하는 상황, 많은 분들이 겪고 계십니다. "다른 곳에서 일하면 복직 의사가 없다고 판단되는 건 아닐까", "받을 수 있는 임금 배상이 줄어들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서실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실제 상담 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사례를 통해 해고 후 소송 중 재취업이 법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개요
A씨(42세, 경기 성남시 거주) | 중견 IT 기업 과장 | 근속 8년
2024년 3월, 회사의 구조조정을 이유로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A씨는 해고 절차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고, 동시에 민사소송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해고 후 4개월째, 가족 생활비와 주거 대출 상환이 밀리기 시작하면서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에 계약직(월 320만 원)으로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A씨의 고민: "이 사실이 소송에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까?"
가장 많이 걱정하시는 부분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다른 직장에 취업했다는 사실만으로 복직 의사가 없다고 판단되지는 않습니다. 노동위원회와 법원 모두 해고된 근로자가 생계유지를 위해 임시로 다른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위라고 보고 있습니다.
핵심 판단 기준
법원은 복직 의사 유무를 판단할 때, 새 직장에서의 고용 형태(정규직인지 계약직인지), 근무 기간, 급여 수준, 그리고 근로자가 소송 과정에서 복직 의사를 일관되게 표시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A씨처럼 계약직으로 취업한 경우에는 "생계를 위한 임시 취업"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새 직장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거나, 원래 직장보다 높은 직급과 연봉으로 채용된 경우에는 복직 의사가 약화되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보면, 소송 기간 중 서면이나 진술에서 "복직을 원합니다"라는 의사를 꾸준히 밝혀두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한 마디가 나중에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기도 합니다.
부당해고가 인정되면 근로자는 해고 기간 동안 받지 못한 임금(소위 '해고기간 중 임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 중 다른 곳에서 수입이 있었다면, 그 금액이 배상액에서 공제될 수 있습니다. 이를 중간수입 공제(민법 제538조 제2항 유추 적용)라고 합니다.
중간수입 공제의 핵심 구조
해고기간 중 임금 배상액 = 원래 받았어야 할 임금 - 중간수입
단, 공제되는 금액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의 60%(휴업수당 상당액)는 어떤 경우에도 보장됩니다. 즉, 중간수입이 아무리 많아도 원래 임금의 40%까지만 공제가 가능합니다.
A씨의 경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원래 월급이 520만 원이었고, 새 직장에서 월 320만 원을 받고 있습니다.
중간수입이 320만 원이지만 공제 한도가 208만 원이므로, A씨는 월 312만 원 이상을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새 직장 급여 320만 원과 합하면 해고 전보다 오히려 총수입이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물론 이는 부당해고로 인정될 경우의 이야기입니다.
해고 소송 중 재취업을 하셨거나 고려 중이시라면, 아래 사항들을 꼭 기억해 두시길 바랍니다.
A씨 사례의 결론
A씨는 계약직 취업 사실을 소송 대리인에게 즉시 알렸고, 복직 의사를 서면으로 명확히 밝혔습니다. 노동위원회는 해고 절차의 하자를 인정하여 부당해고로 판정했고, A씨는 복직과 함께 해고기간 중 임금을 배상받을 수 있었습니다. 재취업이 소송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은 것은, 사전에 적절한 법적 대응을 했기 때문입니다.
해고라는 상황 자체가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입니다. 당장의 생계를 위해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며, 이것이 곧 권리 포기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소송 과정에서의 작은 대응 차이가 결과를 크게 바꿀 수 있으므로, 재취업 전후의 법적 쟁점을 충분히 파악해 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