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
새로 산 전기제품에서 불이 나거나, 정수기 필터 결함으로 건강에 문제가 생기거나, 자동차 부품 이상으로 사고를 겪으신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 일을 겪으면 제조물 결함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 막막하게 느껴지실 텐데요. 소송을 준비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항목들을 하나씩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일반적인 손해배상은 상대방의 과실(잘못)을 피해자가 직접 입증해야 합니다. 하지만 제조물책임법(PL법)은 소비자가 제조사의 구체적인 과실을 밝히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제품에 '결함'이 있었고 그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만 증명하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부담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다만 결함의 '유형'에 따라 입증 방법과 인정 여부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아래 항목들을 차근차근 살펴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조물의 결함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제조상 결함(설계와 다르게 잘못 만들어진 경우), 설계상 결함(설계 자체가 안전하지 못한 경우), 표시상 결함(위험에 대한 경고나 사용설명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내 사건이 어디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준비해야 할 증거가 달라집니다.
결함 있는 제품 때문에 손해가 발생했다는 연결고리를 보여줄 자료가 필요합니다. 화재라면 소방서 화재조사 결과서, 상해라면 진단서와 치료 기록, 재산 피해라면 수리 견적서 등을 미리 확보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사고 제품을 버리거나 임의로 수리해버린 상황입니다. 결함을 입증할 핵심 증거이므로, 사고 난 제품은 상태를 그대로 두고 사진과 영상으로 여러 각도에서 기록해 두시기 바랍니다.
영수증, 온라인 주문내역, 보증서 등으로 언제 어디서 구입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제조사는 '사용자가 잘못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설명서대로 정상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을 뒷받침할 자료도 함께 준비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제조업자뿐 아니라 완제품에 부품을 공급한 업체, 수입품의 경우 수입업자도 책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판매자만으로는 제조물책임을 묻기 어려운 경우가 있으니, 누구를 상대로 청구할지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제조물책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권은 손해와 배상의무자를 안 날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또한 제조사가 해당 제품을 공급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청구가 어려워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지므로 기간 확인이 중요합니다.
치료비, 수리비 같은 직접 손해뿐 아니라 일을 못 해 생긴 소득 손실, 위자료까지 청구 범위에 포함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결함 있는 제품 자체의 손해(그 제품만 망가진 경우)는 제조물책임법이 아닌 계약상 책임으로 다투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제조상 결함 : 동일 모델의 정상 제품과 비교해 다르게 만들어졌음을 보여주는 방식이 유효합니다.
설계상 결함 : 더 안전한 대체 설계가 가능했는데도 채택하지 않았다는 점을 다투게 됩니다.
표시상 결함 : 사용설명서나 경고문구에서 위험 안내가 빠졌거나 부족했음을 지적하게 됩니다.
어떤 유형인지에 따라 감정(전문가 분석)이 필요할 수도 있고, 제출해야 할 자료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으니, 초기부터 증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두시는 것이 가장 든든한 준비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