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를 위해 끝까지 전력을 다하는 변호사, 소통이 잘 되는 변호사
얼마 전 상담실을 찾은 30대 회사원 김민수 씨의 사연입니다. 늦은 밤 귀갓길에 술에 취한 낯선 남성이 먼저 시비를 걸며 멱살을 잡았고, 김 씨는 그 손을 뿌리치며 상대를 밀쳤습니다. 상대가 넘어지면서 팔을 다쳤고, 며칠 뒤 김 씨는 상해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먼저 때린 건 저쪽인데 왜 제가 처벌을 받나요?"라며 억울해하던 그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정당방위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개념이지만, 실제 인정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먼저 맞았다는 사실만으로 정당방위가 자동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형법 제21조는 정당방위를 규정하고 있지만, 우리 법원은 그 성립 요건을 상당히 엄격하게 판단합니다. 실무에서 순수한 정당방위로 무죄가 선고되는 사례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형법 제21조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를 정당방위로 봅니다. 여기서 핵심은 다음 네 가지입니다.
김 씨의 경우 상대가 먼저 멱살을 잡은 것은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상대를 밀쳐 넘어뜨려 상해를 입혔다는 점에서 상당성이 문제가 됩니다. 손을 뿌리치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인 반격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법원은 서로 폭력을 주고받은 상황을 대체로 "쌍방폭행"으로 봅니다. 상대의 공격에 맞서 반격하면, 그 행위가 순수한 방어가 아니라 새로운 공격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상대가 다쳤다면, 방어 행위가 침해의 정도를 넘어섰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정당방위가 인정되는 상황도 있습니다. 상대가 흉기를 들었거나, 일방적으로 지속적인 폭행을 가하는 상황에서 이를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 저항, 즉 상대의 팔을 붙잡거나 밀어내는 정도의 행위는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형법 제20조)로 인정되기도 합니다. 핵심은 "공격"이 아니라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저항"이었는지 여부입니다.
정당방위 주장이 어렵다고 해서 처벌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응이 결과를 크게 바꿉니다.
첫째, 사건 현장의 객관적 증거를 즉시 확보합니다. CCTV, 블랙박스, 주변 목격자 진술은 누가 먼저 시비를 걸었고 어떤 방어였는지를 입증하는 결정적 자료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CCTV가 삭제되므로 신속함이 중요합니다.
둘째, 방어의 소극성을 부각합니다. 반격이 아니라 벗어나기 위한 행동이었음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을 정리해야 합니다.
셋째, 정당방위가 어렵다면 양형 사유에 집중합니다. 먼저 도발한 상대의 책임, 초범 여부, 상해 정도, 합의 여부 등을 종합해 처벌 수위를 낮추는 전략이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김 씨는 결국 인근 상가 CCTV를 확보해 상대방이 먼저 멱살을 잡고 위협한 정황을 입증했고, 자신의 행위가 소극적 저항이었다는 점을 소명했습니다. 이처럼 정당방위는 개념만으로 방어되는 것이 아니라, 증거와 진술 전략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힘을 발휘합니다. 억울한 폭행·상해 사건일수록 초기 대응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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