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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 명도·무단점유·부당이득 2026.08.11 조회 10

타인 땅 위 무단 건물, 철거청구와 손해배상 중 무엇을 택할까

손수혁 변호사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경기도 광주에서 작은 화훼농장을 운영하던 60대 김모 씨는, 오랫동안 방치했던 부친 명의의 임야 한 필지를 정리하려다 뜻밖의 상황과 마주했습니다. 지적도상 자신의 땅 위에 이웃 축산업자 이모 씨가 세운 창고 건물 일부(약 40㎡)가 걸쳐 있었던 것입니다. 이씨는 "오래전부터 써 온 땅"이라며 물러서지 않았고, 김씨는 건물 철거를 요구할지, 아니면 그동안의 부당이득 반환과 손해배상을 받는 선에서 마무리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타인의 토지 위에 무단으로 지어진 건물 문제는 실무에서 생각보다 자주 접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당연히 철거를 요구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여기시지만, 실제로는 철거 청구가 최선이 아닌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김씨의 사례를 통해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토지 소유자의 철거 청구권, 그 원칙과 한계

토지 소유자는 자신의 소유권에 기해 그 위에 무단으로 세워진 건물의 철거와 토지 인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를 물권적 청구권(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 청구)이라 합니다. 원칙적으로 김씨는 이씨를 상대로 창고 중 자신의 땅에 걸친 부분의 철거를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제한이 있습니다. 민법 제2조가 정한 권리남용 금지 원칙입니다. 철거로 인해 건물 소유자가 입는 손해가 지나치게 큰 반면, 토지 소유자가 얻는 이익은 미미한 경우, 법원은 철거 청구를 권리남용으로 보아 배척할 수 있습니다.

건물이 침범한 면적이 아주 작고, 철거하려면 건물 전체 구조가 무너지는 상황이라면, 법원은 철거 대신 부당이득 반환으로 조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김씨의 경우 창고 40㎡가 걸쳐 있는데, 이 부분을 철거하면 창고 전체가 사용 불능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쟁점이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철거 청구가 인용되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철거 청구 대신 손해배상을 택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

실무에서 철거보다 금전 배상(부당이득 반환 및 손해배상)을 선택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나은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침범 면적이 작고 철거 실익이 낮을 때 — 철거 청구가 권리남용으로 기각될 위험이 크다면, 처음부터 금전 회수로 방향을 잡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2
토지를 매각하거나 정리하려는 목적일 때 — 김씨처럼 땅을 정리하는 것이 목표라면, 침범 부분을 유상으로 매도하고 그동안의 사용료를 받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입니다.
3
철거 집행의 실현 가능성이 낮을 때 — 승소하더라도 상대가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대체집행 비용을 먼저 부담해야 합니다. 회수가 어려우면 실익이 줄어듭니다.

부당이득 반환은 상대가 토지를 무단 사용해 얻은 이익, 통상 토지 임료 상당액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다만 반환 범위는 시효(10년) 문제로 인해 과거 전 기간이 아니라 최근 일정 기간으로 제한될 수 있으므로, 청구 시점 관리가 중요합니다.

김씨는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할까

정리하면 세 갈래입니다. 첫째, 철거를 강하게 밀어붙여 협상력을 확보한 뒤 실제로는 유리한 조건의 매매나 사용료 합의로 마무리하는 방법입니다. 철거 청구 자체가 협상 지렛대가 되는 것이죠. 둘째, 처음부터 침범 부분에 대한 매매와 과거 사용료 청구를 조합해 분쟁을 조기에 종결하는 방법입니다. 셋째, 상대가 취득시효를 주장할 여지가 있는지를 먼저 점검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씨가 20년 이상 소유 의사로 점유해 왔다면 점유취득시효(20년)를 주장할 수 있고, 이 경우 김씨의 철거 청구가 도리어 막힐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청구 방향을 정하기 전에 상대의 점유 시작 시점과 성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무단점유 분쟁은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쉬운 영역이지만, 철거와 손해배상 중 어느 카드가 실익이 큰지는 침범 면적, 건물 구조, 취득시효 성립 여부, 상대의 자력을 종합해 판단해야 합니다. 무작정 철거를 요구하기보다 목적에 맞는 전략을 먼저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손수혁
손수혁 변호사의 코멘트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이 분야를 다루면서 느낀 점은, 철거 청구가 언제나 최선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침범 면적과 건물 구조에 따라 철거가 권리남용으로 기각되기도 하므로, 목적이 땅 정리라면 손해배상과 매매를 조합하는 전략이 실질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의 취득시효 주장 가능성까지 함께 검토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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