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진단과 분석, 결과로 증명합니다.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으러 나오세요"라는 연락을 받으면 대부분 당황하십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내가 참고인 신분인지, 피의자 신분인지입니다. 이 차이를 모른 채 조사에 응하면 불리한 진술을 남길 수 있습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참고인(사건을 목격하거나 관련 정보를 아는 제3자)과 피의자(범죄 혐의를 받는 당사자)는 조사받는 목적도, 권리도, 진술의 무게도 완전히 다릅니다. 조사에 들어가기 전에 아래 7가지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결론부터 말하면 이것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출석요구서에 '참고인' 또는 '피의자'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전화로만 연락받았다면 담당 수사관에게 직접 물어보십시오. 참고인은 사건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 피의자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같은 조사실이라도 출발점이 다릅니다.
피의자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상 진술거부권이 있습니다. 불리한 질문에 답하지 않을 권리입니다. 반면 참고인은 원칙적으로 진술거부권 고지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참고인으로 조사받다가 답변 과정에서 본인 혐의가 드러나는 경우, 그 순간부터는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피의자는 조사 전 과정에서 변호인의 참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참고인도 변호사 동석을 요청할 수 있지만, 실무상 참고인이라는 이유로 가볍게 여기다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분이 애매하거나 향후 피의자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면 처음부터 변호인과 함께 가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고인 진술은 사건의 배경과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자료로 쓰입니다. 피의자 진술은 그보다 무겁습니다. 본인이 인정한 내용은 자백(스스로 범죄를 시인하는 진술)이 되어 결정적 증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조서에 남긴 진술을 뒤집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조사가 끝나면 수사관이 작성한 조서를 확인하고 서명·날인합니다. 여기서 대충 넘어가면 안 됩니다. 내가 말한 취지와 다르게 기재된 부분이 있으면 수정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참고인이든 피의자든 마찬가지입니다. 열람 후 이의가 있으면 반드시 정정한 뒤 서명하십시오.
참고인이라고 아무렇게나 진술해도 되는 것이 아닙니다. 법정에서 선서 후 거짓 증언을 하면 위증죄(형법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가 성립합니다. 또 없는 사실로 남을 신고하면 무고죄가 될 수 있습니다. 기억이 불확실한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정직하게 답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사 중 질문이 점점 나를 향하고, "본인이 그렇게 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 바뀐다면 사실상 피의자 취급이 시작된 신호입니다. 이때는 답변을 멈추고 변호인 조력을 요청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참고인으로 시작했다가 피의자로 끝나는 사례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신분이 무엇인지,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조력을 쓸 수 있는지, 내 진술이 어떤 증거가 되는지를 조사 전에 파악해야 합니다. 참고인이라고 방심하지 말고, 피의자라면 더욱 신중하게 임하십시오.
수사 절차에서 진술은 되돌리기 어려운 기록으로 남습니다. 신분 확인과 권리 점검이라는 기본만 지켜도, 불필요하게 불리한 상황에 빠지는 일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