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를 위해 끝까지 전력을 다하는 변호사, 소통이 잘 되는 변호사
어렵게 투자 유치에 성공하신 분들이 계약서 앞에서 막막해하시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투자계약서를 받아 들면 어디부터 봐야 할지 감이 오지 않으시죠. 오늘은 실제 상담 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사례를 통해, 조항별로 어떤 부분이 창업자에게 유리하고 불리한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김대표가 받은 투자는 상환전환우선주(투자자가 원할 때 원금 상환을 요구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 형태였습니다. 많은 초기 창업자분들이 이 구조를 단순한 지분 투자로 오해하십니다.
문제는 상환권이었습니다. 계약서에는 "투자일로부터 3년 경과 후 투자자가 상환을 청구하면 회사는 연 8%의 이자를 더해 원금을 상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죠. 이는 사실상 회사가 15억 원에 이자까지 얹어 갚아야 하는 부채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상환은 배당가능이익(회사가 법적으로 나눠줄 수 있는 이익)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도록 상법이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자율과 상환 시점을 협상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8%는 다소 높은 편이므로, 조정을 요청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김대표를 가장 당황하게 한 조항은 동반매도권(태그얼롱·드래그얼롱)이었습니다. 특히 드래그얼롱(투자자가 자신의 지분을 팔 때 창업자의 지분까지 함께 팔도록 강제할 수 있는 권리)이 무제한으로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이 조항이 그대로 유지되면,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회사 전체 매각을 주도할 수 있게 됩니다. 창업자가 계속 회사를 키우고 싶어도 강제로 지분을 처분당할 수 있는 것이죠.
실무에서는 드래그얼롱에 발동 요건을 다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예를 들어 "투자일로부터 5년 경과" 또는 "일정 매각 가격 이상"이라는 조건을 붙여 두면, 투자자가 지나치게 이른 시점에 헐값 매각을 강행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살펴본 것은 진술보장(계약 당시 회사의 상태를 사실대로 보장한다는 약속) 조항이었습니다. 김대표의 계약서에는 위반 시 손해배상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다.
한도가 없으면 사소한 진술 위반만으로도 투자금 전액에 해당하는 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배상 한도를 투자금 범위 내로 제한하고, 소액 청구를 걸러내는 최소 청구 금액(De minimis) 조항을 넣는 것이 창업자에게 유리합니다.
김대표는 결국 상환 이자율을 6%로 낮추고, 드래그얼롱에 5년 요건을 붙였으며, 손해배상 한도를 투자금 이내로 조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서명 전에 조항을 꼼꼼히 점검한 것이 큰 차이를 만든 사례입니다. 투자계약서는 한 번 서명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조항 하나하나가 앞으로의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리 그려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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