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줄이고 결과로 입증합니다.
온라인상에서 벌어진 다툼이 명예훼손 고소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고소가 접수되면 가해자로 지목된 측은 형사처벌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피해자 측은 신속한 피해 회복을 위해 합의를 검토하게 됩니다. 이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가 합의금 산정 기준입니다. 오늘은 가상의 사례를 통해 합의금이 어떤 요소로 결정되는지, 합의 시 무엇을 유의해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가상 사례]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30대 자영업자 A씨는 지역 맘카페 회원 B씨(40대, 회사원)가 자신의 가게에 대해 "위생 상태가 엉망이고 사장이 손님을 속인다"는 글을 올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해당 글에는 A씨의 상호와 위치가 특정되어 있었고, 댓글이 수십 개 달렸습니다. A씨는 B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수사 단계에서 B씨 측이 합의를 제안해 왔습니다.
합의금을 논하기 전에 어떤 죄가 성립하는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온라인에 사실 또는 거짓 정보를 게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형법상 명예훼손이 아니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됩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법정형이 무겁습니다. 사실을 적시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거짓 사실을 적시한 경우 7년 이하 징역 등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B씨의 글이 사실인지 허위인지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갈리며, 이는 합의금 협상에서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합니다.
다만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죄)에 해당합니다. 즉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면 검찰은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이 구조 때문에 가해자 측은 합의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고, 피해자는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 합의금에는 법으로 정해진 정액 기준이 없습니다. 개별 사안의 여러 요소를 종합해 결정됩니다. 실무에서 합의금 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개인 간 단순 비방 사안은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 선, A씨 사례처럼 영업상 손해가 명확하고 전파 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수백만 원 이상으로 협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는 대략적 경향일 뿐, 개별 사정에 따라 편차가 크다는 점을 전제로 이해하셔야 합니다.
합의금 액수만큼 중요한 것이 합의서의 내용입니다. 금액에만 집중하다 정작 필요한 조항을 빠뜨리면 분쟁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A씨 입장에서는 게시글 즉시 삭제, 재유포 금지, 위반 시 위약금 조항을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반대로 가해자 B씨 입장에서는 처벌불원 의사와 함께 민형사상 일체의 청구를 포기한다는 부제소 합의(더 이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추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차단할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합의가 성립하면 A씨는 수사기관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이 서류가 접수되면 사건은 사실상 종결 절차로 넘어갑니다. 따라서 B씨는 합의금 지급과 처벌불원서 제출의 순서, 조건을 합의서에 명확히 정해 두어야 안전합니다.
명예훼손 합의금은 죄명(사실 적시인지 허위 사실인지), 전파 범위, 실제 손해, 가해자의 태도, 수사 단계를 종합해 결정됩니다. 정액 기준이 없는 만큼, 자신의 사안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한 뒤 합의에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합의서에는 금액뿐 아니라 삭제·재유포 금지·부제소 조항까지 빠짐없이 담아야 후속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