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 판결문을 넘어선 종합적 문제 해결을 추구합니다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결혼 14년 차 부부가 이혼 조정에 앉았는데, 남편 쪽 변호사는 "양측 모두 직장인이니 50 대 50이 당연하다"고 주장했고, 아내 쪽 변호사는 "육아와 가사의 실질적 부담을 고려하면 6 대 4가 맞다"고 반박했습니다. 맞벌이 부부의 재산분할 비율은 단순히 수입의 크기로만 결정되지 않습니다. 실무 현장에서 가장 다툼이 치열한 쟁점 중 하나인 이 문제를, 최근 재판 경향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민법 제839조의2는 이혼 시 재산분할을 규정하면서,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루어진 재산"을 그 대상으로 봅니다. 여기서 '협력'이란 단순히 돈을 벌어 온 행위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가사노동, 자녀 양육, 상대방의 경력 유지에 대한 내조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여까지 포괄합니다.
맞벌이 부부라 하더라도 실상은 천차만별입니다. 한쪽이 연봉 8,000만 원, 다른 쪽이 연봉 3,000만 원이면서 자녀 둘의 등하원과 가사를 거의 전담했다면, 단순히 소득 비율만으로 기여도를 계산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 법원의 기본 입장입니다.
맞벌이 부부의 재산분할 비율을 결정할 때, 법원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살핍니다.
과거에는 맞벌이 부부의 재산분할에서 소득 비율이 거의 절대적 기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10여 년 사이, 법원은 가사노동과 양육의 경제적 가치를 점점 더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상담 현장에서 보면, 연봉 차이가 두 배 이상 나는 맞벌이 부부 사건에서도 재산분할 비율이 45:55 내지 50:50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소득이 낮은 쪽이 자녀 양육을 주로 담당하면서 동시에 직장생활을 유지해 온 사실 자체를 법원이 높이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소득 수준이 비슷하고 가사 분담도 균등하게 이루어진 부부라면, 50:50에 가까운 결론이 나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결국 "맞벌이"라는 한 단어 안에도 수없이 다양한 삶의 결이 존재하고, 법원은 그 결을 하나하나 살피는 것입니다.
이 분야를 다루면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실수들이 있습니다. 특히 맞벌이 부부는 "어차피 반반"이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에 준비가 소홀한 경우가 많습니다.
첫째, 기여도 입증 자료를 확보하지 않는 것입니다. 육아를 주로 담당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어린이집 연락처 등록 명의, 병원 진료 동행 기록, 학교 행사 참여 사진, 가사 관련 카드 결제 이력 등 객관적 증거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둘째, 퇴직금과 연금을 빠뜨리는 것입니다. 국민연금 분할청구권(국민연금법 제64조)은 혼인 기간 5년 이상이면 발생합니다. 퇴직금 역시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은 분할 대상이 됩니다. 맞벌이라서 양쪽 모두 연금이 있으니 굳이 청구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금액 차이만큼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셋째, 부채를 간과하는 것입니다. 재산분할은 순자산(자산 - 부채) 기준입니다.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혼인 중 공동 목적으로 부담한 부채는 분할 대상에 포함됩니다. 한쪽 명의로 된 대출이라도 그 용도가 가족 생활이었다면 공동 부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 협상이나 재판에서 비율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맞벌이 가구 비율은 전체 유배우 가구의 46%를 넘어섰습니다. 맞벌이가 표준적 가구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재산분할 분쟁의 양상도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단순 소득 비교를 넘어, 양육·가사 기여에 대한 체계적 평가 기준이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일부 가정법원에서는 가사노동 시간을 시급으로 환산하는 방식을 참고 자료로 활용하고 있고, 양육비 산정 기준표가 정비된 것처럼 재산분할 기여도에 관한 가이드라인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맞벌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산분할이 단순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쌍방 모두 경제적 기여가 있기 때문에 비경제적 기여의 입증이 더 중요해지고, 그만큼 치밀한 준비가 결과를 좌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