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줄이고 결과로 입증합니다.
생리휴가는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법정 휴가입니다. 다만 이 휴가가 유급인지 무급인지를 두고 현장에서 혼선이 잦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상담 중 하나가 바로 이 문제입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현행 근로기준법상 생리휴가는 원칙적으로 무급이 원칙이지만,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근로계약 등에서 유급으로 정한 경우에는 유급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아래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경기 부천 소재 화장품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는 서른두 살 생산직 근로자 정모 씨. 상시 근로자 40명 규모의 회사에서 3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정 씨는 매달 하루 생리휴가를 사용해 왔는데, 이번 달 급여명세서를 확인하니 생리휴가를 쓴 하루가 결근으로 처리되어 일급이 공제되어 있었습니다.
정 씨는 "입사할 때 생리휴가는 당연히 유급인 줄 알았다"며 회사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반면 인사담당자는 "법상 무급이 원칙이므로 공제가 맞다"고 답했습니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을까요.
근로기준법 제73조는 "사용자는 여성 근로자가 청구하면 월 1일의 생리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조문에 '유급'이라는 표현이 없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유급이 원칙이었으나, 2003년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주 40시간제가 도입되면서 생리휴가가 무급으로 전환되었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근로자가 생리휴가를 사용하면 그날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법 위반이 아닙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취업규칙, 단체협약, 근로계약서 등에서 생리휴가를 유급으로 정했다면 그 규정이 우선 적용됩니다. 근로조건은 법정 기준보다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근로기준법 제3조).
정 씨의 경우, 회사 취업규칙에 생리휴가 유급 규정이 없고 근로계약서에도 별도 언급이 없다면 회사의 무급 처리는 적법합니다. 반대로 취업규칙에 "생리휴가는 유급으로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면 회사는 일급을 공제할 수 없습니다.
생리휴가는 상시 근로자 수와 관계없이 부여해야 하는 휴가입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거부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정 씨가 근무하는 회사는 상시 40명 규모이므로 당연히 생리휴가 부여 의무가 적용됩니다. 즉 휴가 자체를 주는 것과 그날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회사는 휴가는 부여하되 임금은 규정에 따라 무급으로 처리한 것이므로, 이 부분만 놓고 보면 위법이 아닙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임금 공제와 달리, 생리휴가 청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명백한 법 위반입니다. 사용자가 여성 근로자의 생리휴가 청구를 거부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114조).
다만 실무에서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생리 사실의 증명을 요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됩니다. 원칙적으로 사용자는 근로자의 청구가 있으면 휴가를 부여해야 하며, 매번 의학적 증명을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다만 부정 사용이 반복적으로 의심되는 예외적 상황에서는 최소한의 소명을 요청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실무적 견해입니다.
정 씨가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먼저 회사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서에서 생리휴가 유급 규정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유급 규정이 있는데도 공제했다면 임금체불에 해당하므로 관할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규정이 없다면 무급 처리는 적법하므로, 향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개정을 통해 유급화를 논의하는 것이 현실적 방향입니다.
생리휴가 문제는 '휴가 부여'와 '임금 지급'을 구분해서 접근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휴가는 반드시 부여해야 하지만, 유급 여부는 회사 내부 규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입사 시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서의 생리휴가 관련 조항을 반드시 확인해 두는 것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취업규칙에 생리휴가의 유급·무급 여부를 명확히 기재해 두어야 불필요한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규정이 모호하면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