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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대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8세 김모 씨는 매장 주방에 새로 들인 전기 커피로스터를 사용하다 갑작스러운 과열로 오른손에 2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병원비만 480만 원이 나왔고, 화상 부위 치료로 한 달 넘게 매장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사고 발생 2주 뒤, 김 씨는 우연히 해당 로스터 제조사가 동일 모델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다는 공지를 발견했습니다.
리콜된 제품으로 실제 피해를 입은 경우, 소비자는 어떤 제조물책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김 씨의 사례를 중심으로 법적 쟁점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사건 요약
· 피해자: 김모 씨(38세, 대구, 카페 운영)
· 제품: 전기 커피로스터(과열 결함)
· 피해: 손 2도 화상, 치료비 480만 원, 영업손실 발생
· 특이점: 사고 후 제조사가 동일 모델 자발적 리콜 실시
제조물책임법(제조물의 결함으로 발생한 손해를 제조업자가 배상하도록 정한 법률)은 소비자가 제품의 결함, 손해의 발생, 그리고 결함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소비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이 '결함의 입증'입니다.
김 씨의 사례에서 결정적인 요소는 제조사의 자발적 리콜이었습니다. 제조사가 스스로 동일 모델의 과열 위험을 인정하고 회수·수리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은, 그 제품에 안전성을 결여한 결함이 있었음을 강하게 뒷받침합니다.
리콜 공지, 리콜 사유가 담긴 제조사 발표문, 소비자원이나 관계 기관의 시정 권고 자료는 결함의 존재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리콜 사실을 알게 되면 공지문 화면과 URL을 반드시 캡처해 보관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제조물책임 손해배상을 치료비 정도로만 생각하시는데, 실제 배상 범위는 그보다 넓습니다. 김 씨가 청구할 수 있는 손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다만 영업손실은 산정이 까다롭습니다. 김 씨의 경우 사고 이전 수개월간의 카드 매출 내역, 부가세 신고 자료 등을 근거로 평소 매출과 사고 이후 매출의 차액을 계산해야 합니다. 이런 자료가 부실하면 인정받는 금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김 씨가 걱정했던 부분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사고 이후 제조사 안내에 따라 로스터를 무상 수리받았는데, 그렇다면 손해배상 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닌지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리콜에 따른 제품 수리·교환과 손해배상 청구는 별개입니다. 리콜은 제품 자체의 위험을 제거하는 조치일 뿐이고, 이미 발생한 신체 피해나 영업손실에 대한 배상 책임이 그로 인해 소멸하지는 않습니다. 제조사가 수리 시 별도의 배상 합의서나 부제소 합의(더 이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약정)를 받지 않았다면, 소비자는 여전히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제조물책임의 손해배상 청구 기간입니다. 손해와 배상책임자를 안 날부터 3년, 제조업자가 제품을 공급한 날부터 10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 확보도 어려워지므로 조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김 씨처럼 리콜 제품으로 피해를 본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증거 보존입니다. 사고 제품의 실물과 사진, 사고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이나 목격자 진술, 병원 진단서와 치료 영수증, 그리고 제조사 리콜 공지를 빠짐없이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제품을 제조사에 넘기기 전에 결함 부위를 촬영해 두는 것이 결정적일 수 있습니다.
제조사와의 협의는 처음부터 배상 항목을 명확히 정리해 진행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성급하게 합의서에 서명하면 위자료나 영업손실을 제대로 반영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피해 규모가 크거나 제조사가 책임을 회피한다면, 손해액 산정과 입증 전략을 갖춰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