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줄이고 결과로 입증합니다.
이혼을 준비하시는 분들 중에는 배우자가 회사를 운영하거나 비상장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재산분할이 유독 복잡해 보인다며 막막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동산이나 예금과 달리 시세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도대체 그 주식을 얼마로 보고 나눠야 하는지 감을 잡기 어려우신 것이 당연합니다. 오늘은 가상의 사례를 통해 비상장 주식 재산분할 가액 산정이 실제로 어떻게 이뤄지는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대전에서 20년간 결혼생활을 이어온 김민서 씨(46세, 학원 강사)는 남편 이준혁 씨(49세)와 이혼을 결심했습니다. 남편은 10년 전 지인들과 함께 소규모 IT 회사를 창업해 지분 40%(액면가 기준 2억 원)를 보유하고 있는데, 상장된 적이 없어 시세를 알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김 씨는 "통장에 남은 돈은 얼마 없는데 회사 지분은 있으니, 이걸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 제 몫을 놓치는 게 아닐까" 걱정이 크셨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배우자가 보유한 비상장 주식은 혼인 중 형성된 재산이라면 당연히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됩니다. 회사가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성장했든, 배우자 혼자 일군 사업이든, 혼인 기간 중 취득하고 가치를 키워온 재산이라면 나눔의 대상이 됩니다.
다만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주식의 액면가(주식 발행 당시 정해진 최초 가격)와 실제 재산분할에서 인정되는 가액은 전혀 다르다는 점입니다. 이준혁 씨의 경우 액면가로는 2억 원이지만, 회사가 성장해 실제 순자산이 크게 늘었다면 실질 가치는 그보다 훨씬 높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채가 많거나 적자가 누적된 회사라면 실질 가치가 액면가보다 낮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재산분할에서는 주식의 혼인 파탄 시점을 기준으로 한 실질 가치(공정가치)를 새로 산정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비상장 주식은 거래되는 시장가격이 없기 때문에, 여러 평가 방법을 통해 가치를 추정하게 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활용되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김민서 씨 사례에서는 남편 회사가 꾸준히 매출과 이익을 내고 있었기 때문에, 순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함께 반영하는 방식이 적절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다만 어느 한 가지 방법만으로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업종·규모·재무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산정 과정에서 다툼이 크거나 자료 확보가 어려운 경우에는 법원이 회계 감정(전문 감정인에게 주식 가치 평가를 맡기는 절차)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감정 비용은 회사 규모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그 이상 들 수 있어, 미리 예상하고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가액이 정해졌다고 해서 주식 자체를 물리적으로 쪼개 나누는 경우는 드뭅니다. 상대 배우자가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 주식을 그대로 넘기기보다는 그에 상응하는 금전으로 정산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이준혁 씨 지분의 실질 가치가 5억 원으로 평가되고 분할 비율이 40%로 정해졌다면, 김민서 씨는 주식이 아닌 2억 원 상당을 다른 재산으로 받거나 현금으로 정산받는 형태가 됩니다. 이렇게 하면 회사 경영권은 유지되면서도 배우자의 기여분은 보전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배우자 소유의 다른 재산이 충분하지 않아 정산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분할 방법을 두고 협의가 길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부동산·예금 등 다른 재산과 묶어 전체 재산 규모 안에서 균형을 맞추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비상장 주식이 포함된 재산분할은 평가 방법 선택부터 자료 확보, 정산 방식 협의까지 어느 하나 간단한 것이 없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회사의 재무 자료를 확보하고 합리적인 평가 근거를 마련해 두시면, 정당한 몫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