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
돈을 받아야 하는데 상대방이 재산이 없다고 잡아뗍니다. 법원에 재산명시 신청을 했더니 상대가 엉터리로 재산 목록을 냈는데, 이렇게 허위 진술을 해도 그냥 넘어가는 건가요?
채권을 회수하려고 애쓰시는 분들이 가장 답답해하시는 순간이 바로 이때입니다. 판결은 받았는데 상대방이 재산을 숨기거나 없다고 발뺌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다행히 법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여러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오늘은 재산명시·재산조회 절차에서 채무자가 허위로 진술하거나 목록을 제출했을 때 어떤 제재가 따르는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궁금하신 부분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채무자가 재산명시 명령을 받고 거짓 재산목록을 제출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민사집행법 제68조 제9항에 규정된 형사처벌입니다.
즉 단순히 과태료 정도가 아니라 전과가 남을 수 있는 형사범죄라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실무에서 보면 채무자들이 이 부분을 가볍게 여기다가 형사고소를 당하고 나서야 태도를 바꾸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허위 진술 이전에, 아예 절차 자체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채무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재산명시 기일에 출석하지 않거나, 재산목록 제출을 거부하거나, 선서를 거부하면 법원은 20일 이내의 감치(유치장 등에 가두는 처분)에 처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재산명시 절차에서 채무자에게 따르는 불이익은 크게 두 가지 방향입니다.
첫째, 절차 불응 시 감치. 출석·제출·선서를 거부하면 신체의 자유가 제한됩니다.
둘째, 허위 목록 제출 시 형사처벌. 출석해서 목록은 냈지만 거짓으로 작성하면 위에서 말씀드린 형사범죄가 됩니다.
정직하게 재산이 없다고 밝히는 것과, 재산을 숨기고 거짓 목록을 내는 것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집니다.
채무자가 재산목록을 부실하게 냈다고 의심되신다면 재산조회 신청을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재산명시 절차를 거친 뒤에도 채권 만족을 얻기 부족하거나 채무자가 재산목록 제출을 거부한 경우, 법원이 금융기관·공공기관 등에 조회를 요청해 부동산, 예금, 보험, 자동차 등의 재산 내역을 직접 확인합니다.
이렇게 조회를 통해 채무자가 신고하지 않은 재산이 발견되면, 앞서 제출한 재산목록이 허위였다는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고소를 진행하고, 실제 재산에 대해 압류·추심 등 강제집행을 이어가는 흐름이 실무에서 자주 쓰입니다.
다만 모든 사소한 누락이 곧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처벌 대상이 되려면 고의로 거짓 목록을 제출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채무자가 단순히 실수로 일부를 빠뜨렸거나, 자신이 재산이라 인식하지 못한 항목이 누락된 경우라면 다툼의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채권자 입장에서는 채무자가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재산을 숨겼다는 정황, 예컨대 명시기일 직전 재산을 처분하거나 명의를 이전한 사실 등을 확보해 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산명시와 재산조회는 단순한 형식 절차가 아니라, 숨은 재산을 드러내고 채무자에게 실질적인 압박을 가하는 강력한 회수 수단입니다. 상대방이 허위로 대응한다고 해서 포기하지 마시고, 각 단계에서 마련된 제재 수단을 차분히 활용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