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치매 부모의 성년후견 개시와 재산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부모님의 판단 능력이 저하되어 스스로 재산을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는 자녀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 환자는 100만 명을 넘어섰고, 이 비율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성년후견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가정은 여전히 소수에 그칩니다.
실무에서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부모님의 인지 능력이 이미 상당히 저하된 뒤에야 문제를 인식하고 찾아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성년후견 제도의 구조와 재산 관리 방법을 단계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성년후견이란 질병, 장애, 노령 등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부족한 성인을 위해 법원이 후견인을 선임하여 재산 관리와 신상 보호를 돕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2013년 민법 개정으로 기존의 금치산·한정치산 제도를 대체하여 도입되었습니다.
후견 제도는 판단 능력의 저하 정도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이 구분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첫 단추입니다.
성년후견 — 판단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경우. 후견인이 포괄적으로 재산을 관리합니다.
한정후견 — 판단 능력이 부족하지만 일부 남아 있는 경우. 특정 법률행위에만 후견인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특정후견 — 일시적 또는 특정 사무에 한하여 후원이 필요한 경우에 활용됩니다.
치매가 상당히 진행된 부모님의 경우 대개 성년후견이 적용되지만, 초기 단계라면 한정후견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획일적으로 판단하기보다 부모님의 실제 상태를 기준으로 유형을 선택해야 합니다.
성년후견은 가정법원에 후견개시심판청구를 함으로써 시작됩니다. 청구는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등이 할 수 있습니다.
가족 간 의견이 대립하는 경우, 법원은 이해관계가 없는 전문가 후견인(변호사, 법무사 등)을 선임하기도 합니다. 형제자매 간 재산 분쟁 소지가 있는 사안에서 특히 자주 나타나는 판단입니다.
후견인으로 선임되면 부모님의 재산을 관리하고 대리할 권한을 갖게 됩니다. 예금 관리, 부동산 임대차 계약, 각종 급여·연금 수령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다만 이 권한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후견인이라 하더라도 피후견인(보호받는 부모님)의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다음 행위는 반드시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부동산의 처분(매매, 담보 설정 등)
피후견인 거주 부동산의 임대차 계약 해지
고액의 예금 인출이나 투자 행위
후견인 본인과 피후견인 간 이해가 충돌하는 거래
또한 후견인은 매년 재산 관리 내역을 법원에 보고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소홀히 하거나 재산을 부당하게 사용하면 후견인 지위가 박탈될 수 있으며, 횡령죄 등 형사 책임까지 물을 수 있습니다. 후견 제도가 부모님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본질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치매가 진행되기 전, 판단 능력이 온전할 때 미리 대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임의후견(후견계약)입니다.
임의후견은 본인이 스스로 후견인이 될 사람과 그 권한 범위를 공정증서(공증받은 계약서)로 정해 두는 제도입니다. 나중에 판단 능력이 저하되면 가정법원이 후견감독인을 선임하는 시점부터 효력이 발생합니다.
본인의 의사가 명확히 반영된다는 점에서 법정후견보다 갈등의 소지가 적습니다. 부모님이 아직 의사 결정 능력을 유지하고 계신 가정이라면, 임의후견 계약을 미리 검토해 두는 것이 향후 분쟁을 예방하는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성년후견 신청 건수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앞으로 후견 제도는 단순한 재산 관리를 넘어 신상 보호, 의료 결정 등 폭넓은 영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준비하는 자세입니다. 부모님의 상태와 가족 구성, 재산 상황에 따라 적합한 후견 유형과 절차가 달라지므로, 각 가정의 상황을 세심하게 살펴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