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원사업자가 납품 다 받아놓고 나중에 '재고가 남았다', '품질이 마음에 안 든다'며 물건을 그냥 돌려보냅니다. 이렇게 마음대로 반품해도 되는 건가요?"
부품을 납품하거나 제품을 제작해 공급하는 수급사업자(하청업체)분들께서 실무에서 가장 자주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부당 반품입니다. 열심히 만들어 납품했는데 원사업자(발주 기업)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물건을 되돌려 보내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수급사업자가 떠안게 되어 막막한 심정이실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납품받은 물건을 반품하는 것은 하도급법(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금지하는 위법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도급법 제10조는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로부터 목적물(납품한 물건)을 받은 뒤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반품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즉, 일단 물건을 받아 검사를 마쳤거나 받아들인 이후에는 함부로 돌려보낼 수 없다는 것이 법의 취지입니다.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대표적인 부당 반품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모든 반품이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법에서 인정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반품은 가능합니다. 대표적으로 수급사업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납품물에 명백한 하자가 있는 경우입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불량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검사 절차입니다. 원사업자가 검사 기준을 미리 정하고 이를 수급사업자에게 알렸어야 하며, 그 기준에 따라 객관적으로 하자가 확인되어야 정당한 반품으로 인정받습니다. 검사 기준도 없이 "품질이 떨어진다"는 주관적 판단만으로 반품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원사업자가 수령 후 일정 기간 내에 검사 결과를 통지하지 않으면, 그 물건은 검사에 합격한 것으로 보는 조항도 있습니다. 즉 뒤늦게 반품을 시도하기 어려워진다는 의미입니다.
가장 먼저 하셔야 할 일은 증거 확보입니다. 반품과 관련된 정황을 최대한 서면으로 남겨 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거를 확보하셨다면, 원사업자와 직접 협의를 시도해 보되 해결이 어려울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거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조정 절차는 소송보다 비용 부담이 적고 비교적 신속하게 진행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부당 반품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하도급법상 원사업자의 위반이 인정될 경우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많은 수급사업자분들이 "신고했다가 거래가 끊기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참고 넘기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충분히 이해되는 고민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하도급법은 신고나 조정을 이유로 원사업자가 거래 정지 등 보복 조치를 하는 것을 별도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보복 행위가 확인되면 이 역시 제재 대상이 됩니다. 무조건 참기보다는 우선 증거를 차분히 정리해 두시고, 대응 방법을 신중히 검토하시는 것이 장기적으로 사업을 지키는 길입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