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 판결문을 넘어선 종합적 문제 해결을 추구합니다
얼마 전 한 통의 상담 요청이 있었습니다.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5년째 경비 업무를 해온 65세 김모 씨의 사연이었습니다. 김 씨는 24시간 격일제로 근무하며 월 210만 원가량을 받아왔는데, 어느 날 야간에 일한 시간에 대한 수당(야간근로수당)이 급여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밤에도 순찰 돌고 방문객 응대하는데 왜 야간수당이 없느냐"는 것이 김 씨의 질문이었습니다.
이 사연의 핵심은 감시·단속적 근로자 근로시간 적용 제외 제도에 있습니다. 오늘은 김 씨의 사례를 따라가며, 어떤 경우에 근로시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지, 그리고 그 요건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어떤 권리가 살아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근로기준법 제63조는 일정한 근로자에 대해 근로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감시적 근로자와 단속적 근로자입니다.
감시적 근로란 감시를 주된 업무로 하며 정신적·육체적 긴장이 적은 업무를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아파트 경비원, 물품 감시원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단속적 근로란 근로가 간헐적으로 이루어져 실제 일하는 시간보다 대기하는 시간이 많은 업무를 말합니다. 보일러공, 시설 관리자 등이 예입니다.
이 제도가 적용되면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을 넘겨 일해도 연장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을 청구할 수 없게 됩니다. 김 씨가 24시간 격일제로 근무하면서도 별도의 연장수당을 받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김 씨 사건에서 실제 승부를 가른 지점은 따로 있었습니다. 감시·단속적 근로에 해당한다고 해서 사업주가 마음대로 근로시간 규정을 배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노동청)의 승인이 없다면, 아무리 업무 성격이 감시적이라 하더라도 일반 근로자와 동일하게 연장·야간·휴일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승인의 주요 심사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사업주가 애초에 이 승인 자체를 받지 않았거나, 받았더라도 실제 근무 조건이 승인 당시와 크게 달라진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여기서 김 씨의 질문에 대한 결정적인 답이 나옵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인데, 감시·단속적 근로 승인을 받았더라도 야간근로수당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근로기준법 제63조가 적용을 제외하는 것은 근로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입니다. 여기에는 연장근로와 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수당이 포함됩니다. 그러나 야간근로(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의 근로)에 대한 50% 가산수당은 별개의 규정으로, 적용 제외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경비원이 야간 시간대에 실제로 근로한 부분에 대해서는, 감시·단속적 근로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야간근로수당(통상임금의 50% 가산)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밤 시간 전체가 아니라, 수면·휴게시간을 제외한 실근로시간이 산정 기준이 됩니다.
김 씨의 경우, 회사가 감시·단속적 근로 승인은 받아둔 상태였지만 야간 실근로시간에 대한 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 부분에 대한 미지급 수당을 청구할 수 있는 여지가 확인되었습니다.
김 씨와 같은 상황이라면 다음 세 가지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회사가 고용노동부의 감시·단속적 근로 승인을 실제로 받았는지 여부입니다. 승인이 없다면 연장·휴일수당까지 청구 대상이 됩니다.
둘째, 승인을 받았더라도 야간 실근로시간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무일지, 순찰 기록, 교대 근무표 등이 근거가 됩니다. 셋째,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므로, 과거 미지급분을 청구하려면 시점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감시·단속적 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수당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승인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거나 야간근로가 있었다면, 정당한 임금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