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칼럼 ›민사·계약 ›국제거래·국제중재·판결집행
민사·계약 · 국제거래·국제중재·판결집행 2026.09.27 조회 2

역직구 해외 판매 소비자 분쟁, 준거법은 어느 나라 법일까

김경숙 변호사
더감 법률사무소 · 경기도 수원시

오늘은 국내 판매자가 해외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이른바 역직구 거래에서 분쟁이 생겼을 때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는지, 즉 준거법(재판이나 분쟁 해결의 기준이 되는 법) 문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해외로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자가 늘면서, 반품·환불·하자 분쟁이 발생했을 때 자국법을 기대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실무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Q. 저는 한국에서 화장품을 만들어 미국·유럽 소비자에게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가 환불을 요구하며 소비자 보호 규정을 근거로 주장하는데, 우리 계약서에는 "준거법은 대한민국법"이라고 적어두었습니다. 이 조항만으로 한국법이 적용되나요?

결론: 준거법 합의는 유효하지만, 소비자 보호법은 예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계약서에 "준거법은 대한민국법"이라고 적어두어도 해외 소비자 분쟁에서는 그 합의가 그대로 관철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 국제사법은 당사자가 자유롭게 준거법을 정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상대방이 소비자인 경우에는 소비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특칙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사업자 간 거래(B2B)라면 준거법 합의가 원칙적으로 존중됩니다. 둘째, 소비자 거래(B2C)라면 준거법을 정했더라도 소비자의 상거소지(일상적으로 거주하는 곳) 국가의 강행규정이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법적 근거: 국제사법상 소비자계약 특칙

우리 국제사법은 소비자계약에 관한 특칙을 두어,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했더라도 그 선택으로 인해 소비자의 상거소지 국가 법이 부여하는 보호를 박탈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판매자가 한국법을 준거법으로 정했더라도 미국 소비자에게는 미국(또는 해당 주)의 소비자 보호 규정 중 소비자에게 유리한 강행규정이 여전히 적용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강행규정이란 당사자의 합의로 배제할 수 없는 법 규정을 말합니다. 청약철회권(일정 기간 내 조건 없이 계약을 취소할 권리), 하자담보 기간, 부당약관 무효 등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이 특칙이 적용되려면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판매자가 소비자의 거주국을 향해 영업활동을 지향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해당 국가 언어로 된 웹사이트를 운영하거나, 그 나라 통화로 가격을 표시하거나, 현지 배송을 광고했다면 지향성이 인정될 여지가 큽니다. 둘째, 소비자가 자국에서 계약 체결에 필요한 행위를 했어야 합니다.

예외: 소비자 특칙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모든 해외 판매에 소비자 특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준거법 합의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 상대방이 소비자가 아닌 사업자인 경우

구매자가 재판매 목적으로 대량 구입하는 등 사업 목적 거래라면 소비자 보호 특칙이 적용되지 않고, 준거법 합의가 원칙대로 존중됩니다.

2. 판매자가 특정 국가를 지향하지 않은 경우

웹사이트가 한국어·원화로만 구성되어 있고 해외 배송을 안내하지 않았는데 소비자가 스스로 찾아와 구매한 경우라면, 그 소비자 거주국을 향한 영업활동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특칙 적용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실무 팁: 계약서 한 줄로 끝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준거법 조항 한 줄이면 해외 분쟁도 한국법으로 해결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소비자 분쟁에서는 준거법 외에 재판관할(어느 나라 법원에서 재판할 수 있는지)도 함께 문제가 되며, 소비자는 자국 법원에 제소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EU 등 주요 판매 대상국은 소비자 보호 규정이 우리보다 강력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실무 대응 방향

1. 판매 대상국의 소비자 보호 규정(청약철회 기간, 환불 요건)을 미리 반영한 약관을 마련합니다.

2. 준거법·재판관할 조항을 두되, 소비자 강행규정이 우선함을 전제로 리스크를 관리합니다.

3. 분쟁 발생 시 자체 대응보다 중재(양 당사자가 합의한 제3자의 판정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 조항 활용을 검토합니다.

정리하면, 역직구 소비자 분쟁의 준거법은 "계약서에 무엇을 썼는가"만이 아니라 "소비자가 어디에 사는가", "판매자가 어느 나라를 향해 영업했는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판매 규모가 커지기 전에 대상국별 소비자 규정을 점검하고 약관을 정비하는 것이 분쟁 예방의 핵심입니다.

김경숙
김경숙 변호사의 코멘트
더감 법률사무소 · 경기도 수원시
역직구 사업자분들을 상담하다 보면 준거법 조항 한 줄에 지나치게 의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분쟁은 소비자 거주국의 강행규정과 재판관할에서 갈리므로, 판매 대상국별 약관 정비가 우선입니다. 해외 소비자 클레임이 반복된다면 초기에 전문가와 구조를 점검하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김경숙 프로필 사진
더감 법률사무소
김경숙 변호사 빠른응답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

형사범죄 민사·계약 가족·이혼·상속 부동산 노동
#역직구 준거법 #해외 판매 소비자 분쟁 #국제거래 준거법 #소비자계약 국제사법 #해외 소비자 재판관할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 알법(albu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