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이 장기화되거나 노사 갈등이 격화되면, 사용자 측에서 직장폐쇄라는 카드를 꺼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사업장 출입 통제나 임금 지급 중단에 당황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계속되는 쟁의행위 앞에서 어디까지가 정당한 대응인지 판단하기 어려워하시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직장폐쇄가 정당한지 판단하는 절차와 기준을 어려워하십니다. 법적 요건이 촘촘하고, 시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직장폐쇄의 정당성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되는지, 그리고 실제 상황에서 노사 양측이 어떤 순서로 대응해 나가면 좋을지 단계별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 정한 기본 틀을 이해하시면, 훨씬 차분하게 대응하실 수 있습니다.
직장폐쇄(사용자가 근로자들의 노무 제공을 집단적으로 거부하고 사업장 출입을 통제하는 조치)는 노조법 제46조에 근거를 둔 사용자의 쟁의행위입니다. 파업이 근로자 측의 쟁의 수단이라면, 직장폐쇄는 사용자 측에 인정되는 유일한 대항 수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직장폐쇄가 정당하다고 인정되면 사용자는 폐쇄 기간 동안 임금 지급 의무를 면하게 됩니다. 반대로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오히려 임금 전액을 지급해야 하고 부당노동행위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습니다. 그만큼 정당성 판단은 노사 양측 모두에게 중대한 갈림길이 됩니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직장폐쇄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가 개시된 이후에 이루어졌는지입니다. 노조가 아직 파업 등 쟁의행위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사용자가 먼저 직장폐쇄를 단행하는 이른바 '선제적 직장폐쇄'는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또한 직장폐쇄를 할 때에는 행정관청과 노동위원회에 미리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 자체가 정당성의 절대적 요건은 아니지만, 절차를 갖추지 않으면 방어적 성격을 다투는 데 불리해집니다.
실무에서 직장폐쇄의 정당성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대항성과 방어성입니다. 즉, 노조의 쟁의행위로 인해 사용자가 현저히 불리한 상황에 놓였을 때,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 수단으로 직장폐쇄가 이루어졌는지를 봅니다.
만약 노동조합의 약화나 파괴를 노린 공격적 목적이 드러난다면 정당성은 부정됩니다. 예를 들어 노조원들의 복귀 의사가 명확히 표시되었는데도 직장폐쇄를 계속 유지한다면, 그 시점부터는 방어적 성격을 잃고 공격적 직장폐쇄로 전환되었다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직장폐쇄는 시작 시점뿐 아니라 유지되는 기간 전체에 걸쳐 정당성이 판단됩니다. 근로자들이 진정한 업무 복귀 의사를 밝혔다면, 사용자는 이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복귀 의사가 확인된 이후에도 직장폐쇄를 계속한다면, 그 이후 기간에 대해서는 임금 지급 의무가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근로자 측이라면 복귀 의사를 서면 등 명확한 형태로 남겨두는 것이 이후 임금 청구에 결정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직장폐쇄의 정당성은 단순히 신고를 했는지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쟁의행위 개시 이후에 이루어졌는지, 순수하게 방어적인 목적이었는지, 근로자의 복귀 의사가 있었는데도 부당하게 유지되지는 않았는지가 종합적으로 검토됩니다.
노사 어느 쪽이든, 각 시점마다 오간 문서와 의사 표시를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두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임금 지급 여부와 부당노동행위 판단이 모두 이 기록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