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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개발을 진행하던 협력사가 저희 핵심 기술을 몰래 자사 제품에 적용한 정황을 발견했습니다. 소송을 생각하고 있는데, 상대가 자료를 없애버릴까 걱정됩니다. 증거는 어떻게 확보해야 하나요?"
협력 관계에서 발생하는 기술 유출 분쟁은 증거 확보의 난이도가 매우 높은 유형에 속합니다. 유출 행위가 상대방의 내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피해자 측이 결정적 증거를 직접 보유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증거 보전은 소송 제기 전후를 불문하고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절차이며, 시점을 놓치면 권리 구제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영업비밀 침해 사건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해당 정보가 영업비밀(비밀로 관리되고 경제적 가치가 있으며 공연히 알려지지 않은 정보)에 해당한다는 점, 둘째, 상대방이 이를 부정하게 취득·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이 중 두 번째 사실은 상대방의 서버, 소스코드, 설계도면, 내부 이메일 등에 담겨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자료가 디지털 형태로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자료는 삭제·변조가 손쉽고, 삭제 흔적조차 덮어쓰기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분쟁을 인지하는 순간 증거를 인멸할 위험이 현저히 높아지므로, 법원을 통한 공식적인 보전 조치가 필요한 것입니다.
민사소송법 제375조 이하는 증거보전 신청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미리 조사해 두지 않으면 그 증거를 사용하기 곤란할 사정이 있을 때, 소송 제기 전이라도 법원에 증거 조사를 미리 신청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절차는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이 외에도 침해 중단이 시급한 경우에는 영업비밀 침해금지 가처분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가처분은 증거 확보와 더불어 침해 행위 자체를 신속히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법원 절차 외에도, 분쟁 초기에 당사자가 직접 확보할 수 있는 자료가 있습니다. 상대방과 주고받은 이메일, 공동개발 계약서, 비밀유지계약(NDA) 문서, 기술 자료 전달 기록, 회의록 등이 그것입니다. 특히 유출 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함을 입증하려면 내부 접근 통제 기록, 비밀 표시, 보안 서약서 등 '비밀 관리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기술 유출 분쟁에서는 ① 법원을 통한 증거보전 신청 및 가처분, ② 당사자가 보유한 계약·전달 기록의 정리, ③ 영업비밀의 비밀 관리성 입증 자료 확보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세 가지가 유기적으로 갖춰질 때 비로소 침해 사실에 대한 입증이 가능해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