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
인터넷 강의를 결제했다가 환불받으려는데 업체가 거부하거나, 터무니없는 금액만 돌려준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인터넷 강의 환불은 소비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법적으로 훨씬 유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업체의 '환불 불가' 약관이 무조건 효력을 갖는 것이 아닙니다.
사례
직장인 B씨(34세, 대전)는 공무원 시험 대비 온라인 강의 패키지를 89만 원에 결제했습니다. 1년 수강 상품이었습니다. 그런데 강의를 수강한 지 3주 만에 개인 사정으로 더 이상 공부가 어려워졌습니다. B씨가 환불을 요청하자 업체는 "회원가입 시 동의한 약관에 따라 할인 혜택을 받은 상품은 환불 시 정가 기준으로 재정산되며, 위약금 10%를 공제한다"며 실제 돌려줄 수 있는 금액은 12만 원이라고 안내했습니다.
B씨는 89만 원을 내고 3주밖에 안 들었는데 12만 원만 돌려받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업체의 산정은 법에 어긋납니다. 쟁점별로 분석하겠습니다.
먼저 업체가 내세우는 약관부터 짚겠습니다. 인터넷 강의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방문판매법)상 '계속거래'에 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계속거래란 1개월 이상에 걸쳐 계속적으로 또는 부정기적으로 재화·용역을 공급하는 계약을 말합니다. 1년 수강 상품은 전형적인 계속거래입니다.
방문판매법 제31조는 계속거래 계약을 맺은 소비자는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그리고 같은 법 제52조는 이 규정보다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다고 명시합니다. 즉 "환불 불가" 또는 "중도 해지 불가"라는 약관 문구는 그 자체로 무효입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업체가 약관에 '환불 불가'라고 써두고 소비자가 가입 시 동의 버튼을 눌렀더라도, 법이 보장하는 해지권을 막는 약정은 효력이 없습니다. 동의했다는 사실만으로 환불이 거부되지 않습니다.
B씨가 가장 궁금해한 부분입니다. 계속거래를 중도 해지하면 환불액은 어떻게 산정될까요?
원칙은 이미 이용한 기간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하고 나머지를 돌려받는 것입니다. B씨는 1년(365일) 상품 중 3주(약 21일)만 이용했습니다. 전체의 약 5.8%입니다. 즉 이용분에 해당하는 금액과 법정 위약금을 뺀 나머지는 돌려받아야 합니다.
여기서 업체가 흔히 쓰는 수법이 두 가지입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인터넷 콘텐츠 이용계약의 중도 해지 시 위약금은 통상 총 이용금액의 10% 이내로 제한됩니다. 그리고 할인 조건으로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정가를 소급 적용해 공제를 부풀리는 것은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처리로 볼 여지가 큽니다. B씨 사례에서 12만 원만 돌려준다는 것은 사실상 '정가 재정산 + 과도한 공제'를 결합한 결과로 보입니다.
업체가 법적 근거 없이 환불을 거부하면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첫째, 내용증명을 보냅니다. 방문판매법 제31조에 따른 계약 해지 의사를 밝히고, 이용 기간에 해당하는 금액만 공제한 환불을 요구하는 내용을 기재합니다. 내용증명은 해지 의사를 명확한 날짜로 증명하는 효과가 있어 이후 분쟁에서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둘째,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합니다. 비용이 들지 않고, 소비자원이 양측 입장을 조정합니다. 많은 업체가 이 단계에서 태도를 바꿉니다.
셋째, 결제 수단별 대응을 병행합니다. 신용카드 할부(20만 원 이상, 3개월 이상)로 결제했다면 할부항변권을 행사해 카드사에 남은 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업체를 압박하는 실질적 수단이 됩니다.
넷째, 소액 사건 재판을 활용합니다. 환불 금액이 3,000만 원 이하면 소액심판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실무 정리
인터넷 강의 환불은 (1) 환불 불가 약관은 무효, (2) 환불액은 이용 기간만큼만 공제, (3) 위약금은 통상 10% 이내, (4) 정가 재정산은 부당 공제 소지. 이 네 가지만 기억하면 업체의 일방적 안내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업체의 '12만 원' 같은 산정은 협상의 출발점일 뿐, 법이 정한 환불액이 아닙니다. 계약서, 결제 내역, 수강 이력, 환불 요청 대화를 모두 확보해 두면 대응이 훨씬 수월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