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생활하시다 보면, 이혼을 결심하고도 "한국에 들어가지 않고 이 먼 곳에서 어떻게 이혼 절차를 밟을 수 있을까" 막막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부부가 모두 외국에 거주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오늘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한 부부의 사례를 통해 재외국민 협의이혼의 핵심인 영사 확인 절차를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LA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김모 씨와 간호사로 일하는 배우자 이모 씨는 수년간의 갈등 끝에 원만하게 헤어지기로 합의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고, 사이에 미성년 자녀 한 명이 있어 양육 문제까지 정리해야 했습니다. 문제는 "한국에 가지 않고도 협의이혼이 가능한가"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재외국민도 한국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 거주지 관할 재외공관(대사관·총영사관)에서 협의이혼 의사를 확인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법은 부부가 모두 외국에 거주할 경우, 거주지를 관할하는 재외공관의 장에게 협의이혼 의사 확인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김 씨 부부처럼 두 사람 모두 미국에 거주하는 경우라면, 양측이 함께 관할 총영사관을 방문해 협의이혼 의사가 진정한지 영사(영사관 직원)의 확인을 받게 됩니다. 이는 국내 가정법원에서 판사 앞에서 의사를 확인받는 절차를 대신하는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 유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부부 중 한 사람은 외국에, 다른 한 사람은 국내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영사 확인만으로 절차가 완결되지 않습니다. 이때는 재외국민인 당사자가 영사 확인을 받은 뒤, 상대방이 국내 가정법원에서 별도로 의사 확인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 씨 부부가 실제로 밟은 절차를 단계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으니 차분히 따라오시면 됩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놓치시는 부분이 바로 마지막 신고 단계입니다. 영사 확인까지 받아놓고 안심하다가 3개월의 신고기간을 넘기면, 확인의 효력이 사라져 처음부터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생깁니다.
김 씨 부부에게는 미성년 자녀가 있었기에, 단순한 이혼 합의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친권자 지정, 양육자 결정, 양육비 부담, 면접교섭(아이를 만나는 방법)에 관한 협의가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해외에 거주하는 부부라면 특히 양육비 송금 방법, 아이와의 면접교섭을 어떻게 실현할지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국경을 사이에 두고 아이를 만나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추상적인 합의만으로는 훗날 분쟁이 생기기 쉽기 때문입니다.
또한 거주 국가에서 별도의 이혼 소송이나 재산분할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 한국에서의 협의이혼과 외국 절차가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순서와 범위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두 나라의 절차가 뒤섞이면 양육권 문제가 훨씬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홀로 서류를 준비하고 영사관을 오가며 절차를 챙기는 일이 결코 쉽지 않으실 것입니다. 하지만 한 단계씩 정확히 밟아나가면, 한국에 돌아가지 않고도 충분히 마무리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