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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디자인 에이전시와 2년 넘게 매달 고정 금액으로 일해 온 한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어느 날 갑작스럽게 "다음 달부터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문자 한 통을 받았습니다. 매일 아침 회사로 출근해 지정된 자리에서 팀장의 지시에 따라 일해 왔는데,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 것입니다. 그는 "나는 프리랜서니까 어쩔 수 없는 건가" 하고 포기하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이처럼 용역계약 해지를 당한 프리랜서나 특수고용직 종사자분들이 가장 먼저 품는 의문이 바로 이것입니다.
오늘은 이 질문을 중심으로, 용역계약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근로자 보호 문제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계약서에 '용역' 또는 '프리랜서'라고 적혀 있더라도 실제 일하는 방식이 근로자와 같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과 노동위원회는 계약의 형식적 명칭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으로 일했는지(사용종속성)를 기준으로 근로자성을 판단합니다.
즉, 아무리 '용역계약서'에 서명했더라도 그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 근로자성을 다투는 사건의 상당수가 바로 이 '명칭과 실질의 불일치'에서 출발합니다.
앞서 소개한 디자이너의 경우, 매일 출근해 지정 자리에서 팀장의 지시를 받으며 고정 급여를 받아 왔다는 점에서 근로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었습니다.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사용자가 통보한 '용역계약 해지'는 법적으로 해고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라,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경영 사정이 어렵다", "이제 필요 없어졌다"는 이유만으로는 정당한 해고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26조는 해고 시 30일 전 예고를 하거나, 이를 지키지 못하면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앞선 사례처럼 "다음 달부터 종료"라는 갑작스러운 통보는 이 예고 의무를 위반했을 소지가 큽니다.
한 가지 더 중요한 점은 해고의 서면 통지 의무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해고 사유와 시기는 반드시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며, 문자나 구두 통보만으로는 그 자체로 부당해고가 될 수 있습니다.
부당해고라고 판단되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기한이 있습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해고가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노동위원회를 통한 구제는 받기 어려워지므로, 통보를 받은 즉시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제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원직 복직 또는 그에 갈음하는 금전보상, 그리고 해고 기간 동안 받지 못한 임금 상당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이라면 부당해고 구제신청 자체는 제한되지만, 그 경우에도 해고예고수당 청구는 가능하므로 사안별로 검토가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 확보입니다. 출퇴근 기록, 업무 지시 카카오톡·이메일, 급여 입금 내역, 사용한 회사 장비 사진 등은 근로자성을 입증하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계약이 끝나 자료 접근이 막히기 전에, 평소에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매우 유리합니다.
'프리랜서'라는 이름표 하나로 모든 보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어떻게 일해 왔는지를 차분히 되짚어 보는 것, 그것이 권리 회복의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