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사용자 책임을 묻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성희롱은 가해자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사용자)에게도 법적 책임이 발생하는 사안입니다. 그런데 준비 없이 신고했다가 오히려 불리해지거나, 받을 수 있는 구제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아래 8가지를 하나씩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결론부터. 회사가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용자(회사)는 남녀고용평등법과 민법상 사용자책임에 따라 직접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가해자를 못 잡아도 회사를 상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성적 언동으로 성적 굴욕감을 주거나,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입니다. 반드시 신체 접촉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음담패설, 외모 품평, 회식 자리 강요도 포함됩니다.
신고보다 증거 확보가 먼저입니다. 카카오톡·문자 메시지, 녹음(본인이 대화 당사자라면 합법), 이메일, 목격자 진술을 날짜별로 정리하세요. 증거 없이 신고하면 '사실관계 확인 불가'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가 회사에 성희롱을 신고하면, 회사는 지체 없이 사실 조사를 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조사를 미루거나 은폐하면 그 자체로 사용자 책임이 가중됩니다. 신고는 가급적 서면이나 이메일 등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하세요.
회사는 성희롱 피해를 신고했다는 이유로 해고, 전보, 감봉, 따돌림 등 불이익을 줄 수 없습니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집니다. 신고 후 불이익이 발생하면 그 자체가 또 다른 법 위반입니다.
회사 책임은 두 갈래입니다. 첫째,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직원이 업무 중 가한 불법행위에 대한 회사 배상책임). 둘째, 남녀고용평등법상 조치의무 위반책임입니다. 두 근거를 함께 주장하면 배상 인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치료비, 휴직·퇴직으로 인한 일실수입 등입니다. 실무에서 위자료는 사안의 심각성과 회사의 대응 태도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회사가 은폐·방치했다면 금액이 올라갑니다.
고용노동부에 진정·신고하면 회사의 조치의무 위반을 조사해 시정·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금전 배상을 받으려면 별도의 민사 손해배상 소송이 필요합니다. 두 절차는 병행 가능하니 목적에 맞게 활용하세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청구 자체가 막힐 수 있으니 기한을 반드시 염두에 두세요.
성희롱 사용자 책임은 '회사가 몰랐다'는 변명으로 쉽게 벗어날 수 없습니다. 신고를 접수한 순간부터 회사에는 조사와 보호 의무가 생기고, 이를 소홀히 하면 회사가 직접 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순서입니다. 증거를 먼저 모으고,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신고하며, 신고 후 불이익이 생기면 그 역시 별도로 문제 삼아야 합니다.
위 8가지 중 하나라도 놓치면 정당한 구제를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소멸시효와 증거 확보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지므로, 상황을 인지한 시점에 바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