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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혼·상속 · 상속 분쟁(유언·유류분·상속재산분할) 2026.10.24 조회 0

기여분 인정받으려면? 간병·재산관리 증거 준비법

김범수 변호사
법무법인 대청 · 경기도 수원시

얼마 전 한 상담에서 이런 사연을 들었습니다. 40대 후반의 직장인 한 분이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5년간 거의 매일 병원과 집을 오가며 간병을 했습니다. 다른 형제들은 명절에나 얼굴을 비쳤을 뿐이었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상속 분할 단계에서 "법대로 똑같이 나누자"는 말을 듣고 깊은 상실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억울한 마음에 기여분을 주장하고 싶은데, 막상 무엇을 증거로 내야 할지 막막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장기 간병과 부모 재산 관리를 둘러싼 상속 분쟁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이미 전체의 20%에 근접했고, 그만큼 자녀 중 누군가가 부모를 오래 돌보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오늘은 이 기여분 증거라는 주제를 실제 사례의 흐름을 따라 살펴보겠습니다.

기여분이란 무엇인가

기여분(공동상속인 중 특별히 피상속인을 부양하거나 재산 증식에 기여한 사람에게 그 몫을 더 인정해 주는 제도)은 민법 제1008조의2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핵심 단어는 '특별한 기여'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지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부모와 함께 살았거나, 가끔 용돈을 드린 정도로는 기여분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법원은 일반적인 자녀로서의 도리를 넘어서는, 통상적인 부양의 범위를 벗어난 기여가 있었는지를 봅니다.

특별한 기여로 평가되기 쉬운 유형

· 장기간 전담 간병으로 피상속인의 재산 지출(간병비 등)을 막아준 경우

· 자신의 재산을 들여 피상속인의 치료비·생활비를 부담한 경우

· 피상속인의 사업이나 부동산 관리에 직접 참여해 재산을 늘린 경우

간병 기여를 입증하는 증거들

앞서 사연을 소개한 그분의 가장 큰 고민도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매일 간병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간병은 '본인만 아는 일상'이라 증거 정리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과 같은 자료들이 유효합니다.

1
병원·요양기관 기록
진료기록, 입퇴원 확인서, 보호자 란에 기재된 서류는 누가 실질적 보호자였는지를 보여주는 객관적 자료입니다.
2
간병 일지와 사진
날짜별로 돌본 내용을 기록한 수첩, 투약·식사·병원 동행 사진은 지속성과 전담성을 입증합니다.
3
교통·이동 내역
병원 왕래에 사용한 교통카드 기록, 하이패스 통행 내역, 택시 결제 내역은 방문 빈도를 뒷받침합니다.
4
제3자의 진술
담당 간호사, 요양보호사, 이웃 등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의 사실확인서는 설득력이 높습니다.

재산 관리·부양 기여의 증거

간병뿐 아니라 부모의 재산을 지키고 늘린 기여도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그 사연의 또 다른 쟁점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임대 상가 관리를 혼자 도맡아 수리비를 부담하고 공실을 메워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자신의 돈이 실제로 피상속인을 위해 쓰였다는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본인 계좌에서 부모의 병원비나 생활비 계좌로 이체된 내역, 부동산 수리비·세금 납부 영수증, 부모 명의 통장을 관리하며 수입과 지출을 정리한 가계부 등이 해당합니다.

주의할 점

부모 명의 계좌에서 본인에게 이체된 돈이 있다면, 그 성격(증여인지 관리 비용 보전인지)을 두고 다른 상속인과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체 시점의 메모, 사용처 증빙을 함께 남겨두어야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증거는 '지금' 모아야 하는 이유

상담 현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분명히 오래 돌봤는데 증거가 거의 없는 경우입니다. 간병 당시에는 "설마 형제들과 다툴까" 하는 마음에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다가, 분쟁이 시작되고 나서야 자료를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기여분은 원칙적으로 상속재산분할 과정에서 함께 다투게 됩니다.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과 기여분 결정 청구를 함께 제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때 법원은 기여의 시기·방법·정도, 상속재산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앞으로 고령 사회가 심화될수록 이런 분쟁은 더 흔해질 전망입니다. 부모를 돌보는 과정은 숫자로 환산하기 어려운 헌신이지만, 그 헌신을 법적으로 인정받으려면 결국 기록과 증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김범수
김범수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대청 · 경기도 수원시
상속 사건을 다루면서 보면, 오래 간병한 자녀일수록 증거 정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습니다. 간병 일지와 금전 흐름 증빙은 돌보는 그 시점부터 남겨두셔야 나중에 기여분을 인정받기 수월합니다. 분쟁이 예상된다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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