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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동 근로자성·파견·도급·프리랜서·특수고용
노동 · 근로자성·파견·도급·프리랜서·특수고용 2026.03.30 조회 5

보험설계사·방문판매원도 근로자일 수 있을까? 사례로 보는 근로자성 판단

송오근 변호사
법무법인 유스트 · 서울특별시 서초구

"저는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일했는데, 퇴직금도 못 받고 나와야 하나요?" 이런 고민을 안고 계시는 보험설계사방문판매원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위촉계약, 업무위탁계약 등 이름만 다를 뿐 사실상 회사의 지시 아래 일해 온 분들이 퇴직금, 연차수당은 물론 4대 보험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가상의 두 사례를 통해, 보험설계사와 방문판매원의 근로자성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되는지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 A씨와 B씨의 이야기

사례 1

보험설계사 A씨 (42세, 부산)

A씨는 2018년부터 6년간 K생명보험 부산지점에서 보험설계사로 일했습니다. 계약서에는 '위촉 모집인'이라 적혀 있었지만, 매일 오전 8시 30분까지 지점에 출근해야 했고, 주 3회 이상 회의 참석이 의무였습니다. 상품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지점장으로부터 경고를 받았고, 결국 실적 부진을 이유로 위촉이 해지되었습니다. A씨의 월 평균 수입은 약 280만 원이었습니다.

사례 2

방문판매원 B씨 (36세, 대전)

B씨는 2020년부터 3년간 H건강식품 대전영업소에서 방문판매원으로 활동했습니다. 계약 형태는 '개인사업자 위탁계약'이었으나, 회사가 지정한 유니폼을 입고 회사 차량을 사용했으며, 매일 활동일지를 제출해야 했습니다. 수당은 판매 수수료 외에 월 고정급 120만 원을 받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두 분 모두 "나는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퇴직금과 해고 관련 보호를 받지 못할 위기에 놓이셨습니다. 걱정이 크셨을 겁니다.

쟁점 1 : 계약 명칭이 아닌 '실질'로 판단합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서의 이름이 아니라 실질적인 근로 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이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취지 요약

즉, 계약서에 '위촉', '프리랜서', '개인사업자'라고 적혀 있더라도, 실제 일하는 방식이 근로자와 다름없다면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A씨처럼 '위촉 모집인'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어도 포기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쟁점 2 : 근로자성 판단의 핵심 기준

법원이 보험설계사·방문판매원의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 살펴보는 구체적인 요소들이 있습니다. 하나하나가 중요하니 꼼꼼히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는지 : 판매 상품, 판매 방식, 판매 지역 등을 회사가 지정했는지가 핵심입니다. A씨의 경우 지점장이 매주 목표 상품과 고객 리스트를 지정했고, B씨는 회사가 배정한 구역에서만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 출퇴근 시간과 장소의 구속 여부 : A씨는 오전 8시 30분 출근이 사실상 강제였고, 무단 불참 시 불이익이 있었습니다. B씨 역시 매일 오전 영업소에 모여 조례를 진행했습니다. 이런 요소는 근로자성을 강하게 뒷받침합니다.
  • 보수의 성격 : 순수 성과급만 받는 것인지, 아니면 고정급이 포함되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B씨의 월 120만 원 고정급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 업무 대체성 : 본인 대신 다른 사람을 보내 일을 시킬 수 있었는지도 봅니다. 두 사례 모두 본인이 직접 활동해야 했고, 제3자에게 업무를 맡기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 비품·도구의 소유 관계 : B씨는 회사 차량, 회사 유니폼, 회사 태블릿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자기 자본·장비로 독립적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와는 거리가 있다는 근거가 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패턴은, 위 요소 중 3~4가지 이상이 충족되면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방향으로 판단이 기우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다만 하나의 요소만으로 결론이 나는 것은 아니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쟁점 3 : A씨와 B씨, 결과는 어떻게 될까?

A씨(보험설계사)의 경우

A씨는 출퇴근 시간 구속, 정기 회의 참석 의무, 업무지시, 실적 미달 시 제재 등 사용종속관계를 보여주는 요소가 상당히 많습니다. 다만 수입 구조가 순수 수수료 기반이었다는 점은 근로자성을 약화시키는 요소입니다. 그래도 대법원은 이전 사안에서 "보수의 성격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판시한 바 있어, A씨의 근로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B씨(방문판매원)의 경우

B씨는 고정급 존재, 회사 장비 사용, 유니폼 착용, 활동일지 의무 제출, 업무 대체 불가 등 거의 모든 판단 요소에서 근로자성이 인정될 수 있는 방향입니다. 특히 월 120만 원의 고정급은 근로 제공 자체에 대한 대가, 즉 임금으로 볼 수 있는 강력한 근거입니다.

만약 근로자성이 인정된다면, 두 분 모두 다음과 같은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됩니다.

  • 퇴직금 (1년 이상 근속 시,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 x 근속연수)
  • 해고예고수당 (30일분 통상임금) 또는 부당해고 구제 신청
  • 연차미사용수당, 주휴수당 등 미지급 임금 청구
  • 4대 보험 소급 적용 요청

실무적 조언 : 증거 확보가 가장 중요합니다

보험설계사나 방문판매원 분들이 근로자성을 주장하시려면, 결국 "나는 회사의 지시를 받으며 종속적으로 일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합니다. 막막하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생각보다 일상에서 쌓이는 자료가 많습니다.

  • 출퇴근 기록 : 출근부, 지문인식 기록, 카카오톡 단체방에서의 출근 보고 메시지
  • 업무지시 내역 : 지점장·팀장의 카톡 지시, 이메일, 회의록, 업무일지
  • 급여 입금 내역 : 통장 거래내역에서 고정급과 수수료를 구분할 수 있으면 유리합니다
  • 회사 비품 사용 증빙 : 유니폼 사진, 회사 차량 배정 문서, 명함 등
  • 제재·징계 관련 자료 : 실적 미달 경고 문자, 경위서 작성 요구 등

이러한 자료를 미리 확보해 두시는 것이 분쟁 발생 시 가장 큰 힘이 됩니다. 특히 계약이 해지된 후에는 회사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 재직 중에 자료를 정리해 두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근로자성 판단은 개별 사안마다 구체적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의 상황에 위 기준을 대입해 보시고 해당 요소가 얼마나 충족되는지 점검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한 일의 가치가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차분하게 하나씩 준비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송오근
송오근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유스트 · 서울특별시 서초구
실무에서 보면 보험설계사·방문판매원 분들이 계약서 명칭만 보고 스스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단정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출퇴근 구속, 업무지시, 고정급 유무 등 실질 관계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본인의 근무 실태를 구체적으로 정리한 후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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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오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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