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법률정보는 대법원 판결문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에 불과하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나 조언으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 동일해 보이는 상황이라도 사실관계나 시점 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변호사와 상담을 권장합니다.
경제적 합리성 없이 상표 사용료 수취를 포기하였으므로 부당행위에 해당하나 과세관청이 산정한 가액을 시가로 볼 수 없으므로 법인세 부과처분은 위법함
판결 내용은 붙임과 같습니다.
사 건 |
2019구합86808 법인세경정거부처분취소 |
원 고 |
주식회사 AA금융지주 |
피 고 |
OO세무서장 |
변 론 종 결 |
2024. 1. 23. |
판 결 선 고 |
2024. 3. 19. |
주 문
1. 피고가 2019. 1. 7. 원고에 대하여 한 2017 사업연도 법인세 000,000,000원의 경정거부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설립된 금융지주회사로서 2010 사업연도부터 법인세법 제76조의8 제1항 등의 규정에 따라 연결납세방식의 적용을 승인받아 원고의 연결자회사인 주식회사 AA은행의 손익과 합하여 법인세를 신고‧납부하고 있다.
나. 주식회사 AA은행은 BB은행의 상호로 은행업 등을 영위하다가 2015. 9. 1. AA은행을 흡수합병하고 상호를 현재와 같이 변경(이하 합병 전후를 통틀어 ‘AA은행’으로 지칭한다)한 금융회사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한 기업집단인 AA금융그룹의 계열회사이다.
다. AA은행은 AA금융그룹의 그룹 브랜드인 (이하 ‘이 사건 상표’라고 한다)의 등록권자로서 같은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들에게 이 사건 상표의 사용을 허락하여 계열회사들이 이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계열회사들로부터 상표 사용료를 수취하지 않았다.
라. OO지방국세청장은 2018. 2. 21.부터 2018. 6. 10.까지 AA은행에 대한 법인세 통합조사를 실시하여, ① AA금융그룹의 11개 국내 계열회사들(이하 ‘이 사건 국내 계열회사들’이라 한다)이 이 사건 상표를 영업상 목적으로 사용하면서 AA은행에게 상표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 구 법인세법(2018. 12. 24. 법률 제16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2조의 부당행위계산부인 대상이고, AA금융그룹의 17개 국외 계열회사들(이하 ‘이 사건 국외 계열회사들’이라 하고, 이 사건 국내 계열회사들과 통틀어 ‘이 사건 계열회사들’이라 한다)이 이 사건 상표를 영업상 목적으로 사용하면서 AA은행에게 상표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2017. 12. 19. 법률 제152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제조세조정법’이라 한다) 제4조의 정상가격에 의한 과세조정 대상이며, ② 이 사건 상표 사용료의 시가 또는 정상가격은 ‘이 사건 상표를 사용하는 이 사건 계열회사들의 직전 사업연도 순매출액(= 영업수익 – 내부거래수익 –파생거래 관련 영업수익 - 개별광고선전비)의 0.2% 상당액이라고 보았다. OO지방국세청장은 위 세무조사 후 원고에게 ’원고의 2017 사업연도 법인세와 관련하여 다른 감액 경정사유들이 있어 원고가 신고‧납부한 2017 사업연도 법인세 중 000,000,000원을 환급한다‘는 취지로 결과 통지를 하였다.
마. 피고는 OO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위 세무조사에 따른 과세자료를 통보받은 후 위 상표 사용료 쟁점과 관련하여 원고의 2017 사업연도 법인세 과세표준 0,000,000,000원(= 국내 상표 사용료 미수취 0,000,000,000원 + 국외 상표 사용료 미수취 0,000,000,000원)을 증액 경정하되, 다른 감액 경정사유들까지 반영하여 원고가 신고‧납부한 2017 사업연도 법인세액 중 일부인 000,000,000원을 환급하였다.
바. 원고는 2018. 12. 3. 피고에게 이 사건 상표 사용료 쟁점으로 증액 경정된 2017 사업연도 법인세 과세표준 0,000,000,000원 및 이에 따른 법인세 000,000,000원을 환급해 달라는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19. 1. 7. 위 경정청구를 거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이라 한다).
사. 원고는 이 사건 거부처분에 불복하여 2019. 4. 4.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조세심판원은 2019. 8. 21. 원고의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계열회사들을 포함한 AA금융그룹 전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이 사건 상표의 가치 형성에 기여하였고, 이 사건 계열회사들은 이 사건 상표에 관한 그룹공동광고비를 매출액 비율에 따라 분담하여 지출함으로써 이 사건 상표의 경제적 가치 창출·유지에 직접 기여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계열회사들로부터 이 사건 상표 사용료를 수취하지 않은 것은 경제적 합리성이 인정되어 부당행위계산부인 대상 및 정상가격에 의한 과세조정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구 법인세법에 따른 부당행위계산부인을 할 경우의 시가 및 구 국제조세조정법에 따른 정상가격에 관한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인 피고에게 있다. 피고는 어떠한 법적인 근거도 없이 자의적으로 산정한 요율(0.2%)에 기초하여 과세를 하였는바, 이를 이 사건 상표 사용료의 시가 또는 정상가격이라고 볼 수 없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경제적 합리성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및 규정
(1) 구 법인세법 제52조 제1항은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 또는 관할지방국세청장은 내국법인의 행위 또는 소득금액의 계산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로 인하여 그 법인의 소득에 대한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법인의 행위 또는 소득금액의 계산에 관계없이 그 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을 계산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을 받은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6. 2. 12. 대통령령 제269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8조는 법인세법 제52조 제1항의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대해서 제6호에서 ‘금전, 그 밖의 자산 또는 용역을 무상 또는 시가보다 낮은 이율·요율이나 임대료로 대부하거나 제공한 경우’를, 제9호에서 ‘그 밖에 제1호 내지 제7호, 제7호의2, 제8호 및 제8호의2에 준하는 행위 또는 계산 및 그 외에 법인의 이익을 분여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들고 있다.
그런데 부당행위계산이라 함은 납세자가 정상적인 경제인의 합리적 거래형식에 의하지 아니하고 이상한 거래형식을 취함으로써 통상의 합리적인 거래형식을 취할 때 생기는 조세의 부담을 경감 내지 배제시키는 행위계산을 말하고, 법인세법 제52조에서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둔 취지는 법인과 특수관계 있는 자와의 거래가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제1항 각 호에 정한 제반 거래형태를 빙자하여 남용함으로써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하였다고 인정되어 조세법적인 측면에서 부당한 것이라고 보일 때 과세권자가 객관적으로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소득이 있었던 것으로 의제하여 과세함으로써 과세의 공평을 기하고 조세회피행위를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적 합리성의 유무는 거래행위의 제반 사정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 그 거래행위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결한 비정상적인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7. 24. 선고 97누19229 판결 등 참조).
(2) 이와 관련하여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4조 제1항은 거래당사자의 일방이 국외특수관계자인 국제거래에서 그 거래가격이 정상가격보다 낮거나 높은 경우에는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거주자의 과세표준 및 세액을 결정하거나 경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현행 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제도의 일종으로 기업이 국외특수관계자와의 국제거래에서 정상가격보다 높게 대가를 지불하거나 낮은 대가를 받아 과세소득을 국외로 이전시키는 경우 과세당국이 이전가격을 부인하고 정상가격으로 과세함으로써 자국의 과세권을 보호하고 국제적인 조세회피를 방지하려는 제도이다. 따라서 거래당사자의 일방이 국외특수관계자인 국제거래에 있어 그 거래가격이 정상가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에 관한 판단기준인 경제적 합리성의 유무가 적용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3) 한편, 상표권이란 상표권자의 독점적ㆍ배타적 권리로서, 그 상표에는 상표권자가 상당한 자본과 노력, 시간을 투여하여 형성해 온 신용이 화체되어 있어 우리 법제도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재산적 가치가 있는 상표권을 보호하고 있다.
나)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리 및 규정에 비추어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AA은행이 이 사건 계열회사들로부터 이 사건 상표 사용료를 수취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경제적 합리성 없이 사용료 수취를 포기하였고, 이는 구 법인세법 및 구 국제조세조정법상의 부당행위(정상가격보다 거래가 낮게 이루어진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AA은행은 이 사건 상표의 유일한 상표권자로 등록되어 있다. 상표권자는 상표를 사용할 독점적·배타적 권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 상표가 경제적으로 전혀 가치 없는 상표가 아닌 한 상표권 사용 허락에 따른 사용료를 수령하는 것이 경제적 합리성이 있는 거래라고 할 수 있고, 아무 대가 없이 상표 사용을 허락하는 것은 합리성을 결한 비정상적 거래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② 설령 원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 계열회사들이 이 사건 상표를 사용하면서 그 가치를 상승시키는 데에 일부 기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AA은행이 수취할 사용료에서 해당 가치 상승 기여분을 차감할 필요가 있는 사정으로 볼 수 있을지언정,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AA은행이 이 사건 상표 사용료를 전혀 지급받지 않은 것에 경제적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③ 이 사건 계열회사들이 원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 상표의 가치 증진과 관련 있다고 볼 수 있는 공동광고비를 일부 지출했다고는 하나, 이 사건 계열회사들이 매출액에 정확히 대응하여 이 사건 공동광고비를 분담했다고 볼만한 자료를 찾기 어렵고, 내부적인 공동사용 약정 등의 계약서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④ 오히려 AA은행은 현재까지 이 사건 상표의 상표권자 지위를 계속 유지하여 왔음에도 사용료 수취를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원고와 같은 금융업계에서 이루어지는 각 계열회사 간 상표 사용 및 이에 대한 사용료 수취 거래 모습(아래 표 참조)과 비교해보더라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2) 이 사건 상표 사용료 시가 및 정상가격 산정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및 규정
(1) 구 법인세법 제52조 제2항은 ‘부당행위계산부인을 적용할 때에는 건전한 사회통념 및 상거래 관행과 특수관계인이 아닌 자 간의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가격(이하 ’시가‘라 한다)을 기준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제1항은 ‘시가’를 ‘해당 거래와 유사한 상황에서 해당 법인이 특수관계인 외의 불특정다수인과 계속적으로 거래한 가격 또는 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 간에 일반적으로 거래된 가격이 있는 경우에는 그 가격’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제2항에서는 ‘시가가 불분명한 경우 감정평가액 또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규정한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한 가격을 시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4항 제1호에서는 ‘제88조 제1항 제6호 및 제7호의 규정에 의한 유형 또는 무형의 자산(금전을 제외한다)을 제공하거나 제공받는 경우에 있어서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당해 자산시가의 100분의 50에 상당하는 금액에서 그 자산의 제공과 관련하여 받은 전세금 또는 보증금을 차감한 금액에 정기예금이자율을 곱하여 산출한 금액을 시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그런데 ‘시가’라 함은 원칙적으로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말하는 것이지만, 그와 같은 시가를 확인하기 어려울 때에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도 시가로 볼 수 있으나, 부당행위계산부인의 적용 기준이 되는 시가에 관한 입증책임은 부당행위계산부인을 주장하는 과세관청에게 있다(대법원 2005. 5. 12. 선고 2003두15287 판결 등 참조).
(3) 한편, 과세관청이 거주자의 국외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 대하여 국제조세조정법 제4조 제1항을 적용하여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과세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납세의무자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 등을 통하여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비교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가장 합리적인 정상가격 산출방법을 선택하여야 하고, 비교되는 상황 간의 차이가 비교되는 거래의 가격이나 순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그 차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정상가격을 산출하여야 하며, 과세처분의 기준이 된 정상가격이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적법하게 산출되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에 있다(대법원2012. 12. 26. 선고 2011두6127 판결 등 참조). 다만 국제조세조정법 제11조, 제12조 및 그에 따른 시행령 규정 등에 의하면, 국외 특수관계자와 국제거래를 행하는 납세의무자는 국제거래명세서를 제출할 의무, 가장 합리적인 정상가격 산출방법을 선택하고 선택된 방법 및 이유를 과세표준 및 세액의 확정신고시 제출할 의무, 정상가격 산출방법과 관련하여 필요한 자료를 비치·보관할 의무 등을 부담한다. 따라서 과세관청이 스스로 위와 같은 정상가격의 범위를 찾아내 고려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므로, 국외 특수관계자와의 이전가격이 과세관청이 최선의 노력으로 확보한 자료에 기초하여 합리적으로 산정한 정상가격과 차이를 보이는 경우에는 비교가능성이 있는 독립된 사업자 간의 거래가격이 신뢰할 만한 수치로서 여러 개 존재하여 정상가격의 범위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 및 당해 국외 특수관계자와의 이전가격이 그 정상가격의 범위 내에 들어 있어 경제적 합리성이 결여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 관한 증명의 필요는 납세의무자에게 돌아간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4. 9. 14. 선고 2012두174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계열회사들의 직전 사업연도 순매출액(=영업수익 –내부거래수익 –광고선전비)의 0.2% 상당액’을 AA은행이 이 사건 계열회사들로부터 수취하였어야 할 상표 사용료의 시가로 산정한 후 이를 기초로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하였다. 그런데 상표 사용료 산정에 관한 위와 같은 방법은 법인세법령이나 국제조세조정법령에서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시가 내지 정상가격 산정방식 그 자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결국 피고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상표 사용료의 시가 및 정상가격을 산정한 것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다.
그러나 위 관련 법리 및 규정에 비추어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산정한 이 사건 상표 사용료가 구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의 적용기준이 되는 시가 또는 구 국제조세조정법에 따른 정상가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① 이 사건 거부처분의 주체로서 원고의 반대 당사자 지위에 있는 피고는 이 사건 상표 사용료 계산 방법으로 무형자산 평가방법론 중 시장접근법을 차용하기로 임의로 결정한 후 국내 다른 기업들의 상표 사용료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상표 사용료의 시가 및 정상가격을 산정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이 상표 사용료를 산정하는 데 있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임을 인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나아가 위 방법은 전문성과 객관성을 겸비한 제3자가 이 사건 상표와 관련한 원고, AA은행 및 이 사건 계열회사들의 개별적·구체적인 사정에 관해 조사와 검토를 거쳐 도출한 것이 아니다.
② 피고가 이 사건 상표 사용료의 시가 및 정상가격을 산정하면서 조사한 다른 기업들 중에는 원고와 업종, 매출규모 등이 전혀 다른 기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기업들의 상표 사용료를 이 사건 상표 사용료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
③ 설령 피고의 위와 같은 산정방법이 일응 타당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상표 사용료율을 결정함에 있어서 동종업종으로 자산규모가 근접한다는 이유만으로 KK금융지주회사의 상표 사용료율을 적용한 것은 객관적·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자산규모와 상표 사용료율은 그 자체로 구체적인 연관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KK금융지주회사의 경우 금융업종 중 유일하게 지주사 출범과 동시에 새로운 그룹공통브랜드를 개발하였고, 그룹공통브랜드뿐만 아니라 계열회사들의 상호 상표 등 그룹 내 모든 상표 자산을 지주사가 총괄 소유 및 관리하는 방식이고, 매 2년마다 브랜드가치를 재산정하여 각 계열사별 자본 규모, 직전 사업연도 영업이익, 브랜드 노출 빈도 등을 토대로 사용료를 산정해 차등부과하고 있는 등 원고가 속한 AA금융그룹과 KK금융지주의 상표 사용에 관한 구체적 사정이 상이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러하다(KK금융지주회사의 상표 사용료율 중 최젓값을 적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위와 같은 불합리성이 해소될 수는 없다).
④ 피고가 조사한 HH중앙회와 NN중앙회의 경우 각 중앙회가 계열사로부터 지급받는 명칭사용료는 농업인‧어업인 지원 및 지도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구 농업협동조합법(2016. 12. 27. 법률 제144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9조의2 제1항 및 수산업협동조합법 제162조의2 제1항에 따라 각각 지급받는 것으로 일반적인 상표 사용료와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이에 HH중앙회는 명칭사용료의 액수가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자 2017년부터 그 이름을 ‘농업지원사업비’로 변경하기도 하였다.
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상표 사용료는 피고가 최선의 노력으로 확보한 자료에 기초하여 가장 합리적으로 산정된 것이므로 이를 시가 또는 정상가격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 사건 상표 사용료 산정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소결
AA은행이 이 사건 상표의 상표권자로서 이 사건 상표를 사용하는 이 사건 계열회사들로부터 상표 사용료를 전혀 수취하지 않은 것은 경제적 합리성 없이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행위로서 구 법인세법 및 구 국제조세조정법상 부당행위(정상가격보다 낮게 거래가 이루어진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산정한 이 사건 상표 사용료의 시가 또는 정상가격을 익금 산입하였어야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산정한 이 사건 상표 사용료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산정된 가액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이 사건에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정당한 세액을 계산할 수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거부처분은 전부 취소를 면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 서울행정법원 2024. 03. 19. 선고 서울행정법원 2019구합86808 판결 | 국세법령정보시스템
* 본 법률정보는 대법원 판결문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에 불과하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나 조언으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 동일해 보이는 상황이라도 사실관계나 시점 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변호사와 상담을 권장합니다.
경제적 합리성 없이 상표 사용료 수취를 포기하였으므로 부당행위에 해당하나 과세관청이 산정한 가액을 시가로 볼 수 없으므로 법인세 부과처분은 위법함
판결 내용은 붙임과 같습니다.
사 건 |
2019구합86808 법인세경정거부처분취소 |
원 고 |
주식회사 AA금융지주 |
피 고 |
OO세무서장 |
변 론 종 결 |
2024. 1. 23. |
판 결 선 고 |
2024. 3. 19. |
주 문
1. 피고가 2019. 1. 7. 원고에 대하여 한 2017 사업연도 법인세 000,000,000원의 경정거부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설립된 금융지주회사로서 2010 사업연도부터 법인세법 제76조의8 제1항 등의 규정에 따라 연결납세방식의 적용을 승인받아 원고의 연결자회사인 주식회사 AA은행의 손익과 합하여 법인세를 신고‧납부하고 있다.
나. 주식회사 AA은행은 BB은행의 상호로 은행업 등을 영위하다가 2015. 9. 1. AA은행을 흡수합병하고 상호를 현재와 같이 변경(이하 합병 전후를 통틀어 ‘AA은행’으로 지칭한다)한 금융회사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한 기업집단인 AA금융그룹의 계열회사이다.
다. AA은행은 AA금융그룹의 그룹 브랜드인 (이하 ‘이 사건 상표’라고 한다)의 등록권자로서 같은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들에게 이 사건 상표의 사용을 허락하여 계열회사들이 이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계열회사들로부터 상표 사용료를 수취하지 않았다.
라. OO지방국세청장은 2018. 2. 21.부터 2018. 6. 10.까지 AA은행에 대한 법인세 통합조사를 실시하여, ① AA금융그룹의 11개 국내 계열회사들(이하 ‘이 사건 국내 계열회사들’이라 한다)이 이 사건 상표를 영업상 목적으로 사용하면서 AA은행에게 상표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 구 법인세법(2018. 12. 24. 법률 제16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2조의 부당행위계산부인 대상이고, AA금융그룹의 17개 국외 계열회사들(이하 ‘이 사건 국외 계열회사들’이라 하고, 이 사건 국내 계열회사들과 통틀어 ‘이 사건 계열회사들’이라 한다)이 이 사건 상표를 영업상 목적으로 사용하면서 AA은행에게 상표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2017. 12. 19. 법률 제152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제조세조정법’이라 한다) 제4조의 정상가격에 의한 과세조정 대상이며, ② 이 사건 상표 사용료의 시가 또는 정상가격은 ‘이 사건 상표를 사용하는 이 사건 계열회사들의 직전 사업연도 순매출액(= 영업수익 – 내부거래수익 –파생거래 관련 영업수익 - 개별광고선전비)의 0.2% 상당액이라고 보았다. OO지방국세청장은 위 세무조사 후 원고에게 ’원고의 2017 사업연도 법인세와 관련하여 다른 감액 경정사유들이 있어 원고가 신고‧납부한 2017 사업연도 법인세 중 000,000,000원을 환급한다‘는 취지로 결과 통지를 하였다.
마. 피고는 OO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위 세무조사에 따른 과세자료를 통보받은 후 위 상표 사용료 쟁점과 관련하여 원고의 2017 사업연도 법인세 과세표준 0,000,000,000원(= 국내 상표 사용료 미수취 0,000,000,000원 + 국외 상표 사용료 미수취 0,000,000,000원)을 증액 경정하되, 다른 감액 경정사유들까지 반영하여 원고가 신고‧납부한 2017 사업연도 법인세액 중 일부인 000,000,000원을 환급하였다.
바. 원고는 2018. 12. 3. 피고에게 이 사건 상표 사용료 쟁점으로 증액 경정된 2017 사업연도 법인세 과세표준 0,000,000,000원 및 이에 따른 법인세 000,000,000원을 환급해 달라는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19. 1. 7. 위 경정청구를 거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이라 한다).
사. 원고는 이 사건 거부처분에 불복하여 2019. 4. 4.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조세심판원은 2019. 8. 21. 원고의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계열회사들을 포함한 AA금융그룹 전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이 사건 상표의 가치 형성에 기여하였고, 이 사건 계열회사들은 이 사건 상표에 관한 그룹공동광고비를 매출액 비율에 따라 분담하여 지출함으로써 이 사건 상표의 경제적 가치 창출·유지에 직접 기여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계열회사들로부터 이 사건 상표 사용료를 수취하지 않은 것은 경제적 합리성이 인정되어 부당행위계산부인 대상 및 정상가격에 의한 과세조정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구 법인세법에 따른 부당행위계산부인을 할 경우의 시가 및 구 국제조세조정법에 따른 정상가격에 관한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인 피고에게 있다. 피고는 어떠한 법적인 근거도 없이 자의적으로 산정한 요율(0.2%)에 기초하여 과세를 하였는바, 이를 이 사건 상표 사용료의 시가 또는 정상가격이라고 볼 수 없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경제적 합리성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및 규정
(1) 구 법인세법 제52조 제1항은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 또는 관할지방국세청장은 내국법인의 행위 또는 소득금액의 계산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로 인하여 그 법인의 소득에 대한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법인의 행위 또는 소득금액의 계산에 관계없이 그 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을 계산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을 받은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6. 2. 12. 대통령령 제269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8조는 법인세법 제52조 제1항의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대해서 제6호에서 ‘금전, 그 밖의 자산 또는 용역을 무상 또는 시가보다 낮은 이율·요율이나 임대료로 대부하거나 제공한 경우’를, 제9호에서 ‘그 밖에 제1호 내지 제7호, 제7호의2, 제8호 및 제8호의2에 준하는 행위 또는 계산 및 그 외에 법인의 이익을 분여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들고 있다.
그런데 부당행위계산이라 함은 납세자가 정상적인 경제인의 합리적 거래형식에 의하지 아니하고 이상한 거래형식을 취함으로써 통상의 합리적인 거래형식을 취할 때 생기는 조세의 부담을 경감 내지 배제시키는 행위계산을 말하고, 법인세법 제52조에서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둔 취지는 법인과 특수관계 있는 자와의 거래가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제1항 각 호에 정한 제반 거래형태를 빙자하여 남용함으로써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하였다고 인정되어 조세법적인 측면에서 부당한 것이라고 보일 때 과세권자가 객관적으로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소득이 있었던 것으로 의제하여 과세함으로써 과세의 공평을 기하고 조세회피행위를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적 합리성의 유무는 거래행위의 제반 사정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 그 거래행위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결한 비정상적인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7. 24. 선고 97누19229 판결 등 참조).
(2) 이와 관련하여 구 국제조세조정법 제4조 제1항은 거래당사자의 일방이 국외특수관계자인 국제거래에서 그 거래가격이 정상가격보다 낮거나 높은 경우에는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거주자의 과세표준 및 세액을 결정하거나 경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현행 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제도의 일종으로 기업이 국외특수관계자와의 국제거래에서 정상가격보다 높게 대가를 지불하거나 낮은 대가를 받아 과세소득을 국외로 이전시키는 경우 과세당국이 이전가격을 부인하고 정상가격으로 과세함으로써 자국의 과세권을 보호하고 국제적인 조세회피를 방지하려는 제도이다. 따라서 거래당사자의 일방이 국외특수관계자인 국제거래에 있어 그 거래가격이 정상가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에 관한 판단기준인 경제적 합리성의 유무가 적용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3) 한편, 상표권이란 상표권자의 독점적ㆍ배타적 권리로서, 그 상표에는 상표권자가 상당한 자본과 노력, 시간을 투여하여 형성해 온 신용이 화체되어 있어 우리 법제도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재산적 가치가 있는 상표권을 보호하고 있다.
나)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리 및 규정에 비추어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AA은행이 이 사건 계열회사들로부터 이 사건 상표 사용료를 수취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경제적 합리성 없이 사용료 수취를 포기하였고, 이는 구 법인세법 및 구 국제조세조정법상의 부당행위(정상가격보다 거래가 낮게 이루어진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AA은행은 이 사건 상표의 유일한 상표권자로 등록되어 있다. 상표권자는 상표를 사용할 독점적·배타적 권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 상표가 경제적으로 전혀 가치 없는 상표가 아닌 한 상표권 사용 허락에 따른 사용료를 수령하는 것이 경제적 합리성이 있는 거래라고 할 수 있고, 아무 대가 없이 상표 사용을 허락하는 것은 합리성을 결한 비정상적 거래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② 설령 원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 계열회사들이 이 사건 상표를 사용하면서 그 가치를 상승시키는 데에 일부 기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AA은행이 수취할 사용료에서 해당 가치 상승 기여분을 차감할 필요가 있는 사정으로 볼 수 있을지언정,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AA은행이 이 사건 상표 사용료를 전혀 지급받지 않은 것에 경제적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③ 이 사건 계열회사들이 원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 상표의 가치 증진과 관련 있다고 볼 수 있는 공동광고비를 일부 지출했다고는 하나, 이 사건 계열회사들이 매출액에 정확히 대응하여 이 사건 공동광고비를 분담했다고 볼만한 자료를 찾기 어렵고, 내부적인 공동사용 약정 등의 계약서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④ 오히려 AA은행은 현재까지 이 사건 상표의 상표권자 지위를 계속 유지하여 왔음에도 사용료 수취를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원고와 같은 금융업계에서 이루어지는 각 계열회사 간 상표 사용 및 이에 대한 사용료 수취 거래 모습(아래 표 참조)과 비교해보더라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2) 이 사건 상표 사용료 시가 및 정상가격 산정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및 규정
(1) 구 법인세법 제52조 제2항은 ‘부당행위계산부인을 적용할 때에는 건전한 사회통념 및 상거래 관행과 특수관계인이 아닌 자 간의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가격(이하 ’시가‘라 한다)을 기준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제1항은 ‘시가’를 ‘해당 거래와 유사한 상황에서 해당 법인이 특수관계인 외의 불특정다수인과 계속적으로 거래한 가격 또는 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 간에 일반적으로 거래된 가격이 있는 경우에는 그 가격’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제2항에서는 ‘시가가 불분명한 경우 감정평가액 또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규정한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한 가격을 시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4항 제1호에서는 ‘제88조 제1항 제6호 및 제7호의 규정에 의한 유형 또는 무형의 자산(금전을 제외한다)을 제공하거나 제공받는 경우에 있어서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당해 자산시가의 100분의 50에 상당하는 금액에서 그 자산의 제공과 관련하여 받은 전세금 또는 보증금을 차감한 금액에 정기예금이자율을 곱하여 산출한 금액을 시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그런데 ‘시가’라 함은 원칙적으로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말하는 것이지만, 그와 같은 시가를 확인하기 어려울 때에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도 시가로 볼 수 있으나, 부당행위계산부인의 적용 기준이 되는 시가에 관한 입증책임은 부당행위계산부인을 주장하는 과세관청에게 있다(대법원 2005. 5. 12. 선고 2003두15287 판결 등 참조).
(3) 한편, 과세관청이 거주자의 국외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 대하여 국제조세조정법 제4조 제1항을 적용하여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과세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납세의무자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 등을 통하여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비교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가장 합리적인 정상가격 산출방법을 선택하여야 하고, 비교되는 상황 간의 차이가 비교되는 거래의 가격이나 순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그 차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정상가격을 산출하여야 하며, 과세처분의 기준이 된 정상가격이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적법하게 산출되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에 있다(대법원2012. 12. 26. 선고 2011두6127 판결 등 참조). 다만 국제조세조정법 제11조, 제12조 및 그에 따른 시행령 규정 등에 의하면, 국외 특수관계자와 국제거래를 행하는 납세의무자는 국제거래명세서를 제출할 의무, 가장 합리적인 정상가격 산출방법을 선택하고 선택된 방법 및 이유를 과세표준 및 세액의 확정신고시 제출할 의무, 정상가격 산출방법과 관련하여 필요한 자료를 비치·보관할 의무 등을 부담한다. 따라서 과세관청이 스스로 위와 같은 정상가격의 범위를 찾아내 고려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므로, 국외 특수관계자와의 이전가격이 과세관청이 최선의 노력으로 확보한 자료에 기초하여 합리적으로 산정한 정상가격과 차이를 보이는 경우에는 비교가능성이 있는 독립된 사업자 간의 거래가격이 신뢰할 만한 수치로서 여러 개 존재하여 정상가격의 범위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 및 당해 국외 특수관계자와의 이전가격이 그 정상가격의 범위 내에 들어 있어 경제적 합리성이 결여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 관한 증명의 필요는 납세의무자에게 돌아간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4. 9. 14. 선고 2012두174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계열회사들의 직전 사업연도 순매출액(=영업수익 –내부거래수익 –광고선전비)의 0.2% 상당액’을 AA은행이 이 사건 계열회사들로부터 수취하였어야 할 상표 사용료의 시가로 산정한 후 이를 기초로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하였다. 그런데 상표 사용료 산정에 관한 위와 같은 방법은 법인세법령이나 국제조세조정법령에서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시가 내지 정상가격 산정방식 그 자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결국 피고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상표 사용료의 시가 및 정상가격을 산정한 것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다.
그러나 위 관련 법리 및 규정에 비추어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산정한 이 사건 상표 사용료가 구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의 적용기준이 되는 시가 또는 구 국제조세조정법에 따른 정상가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① 이 사건 거부처분의 주체로서 원고의 반대 당사자 지위에 있는 피고는 이 사건 상표 사용료 계산 방법으로 무형자산 평가방법론 중 시장접근법을 차용하기로 임의로 결정한 후 국내 다른 기업들의 상표 사용료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상표 사용료의 시가 및 정상가격을 산정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이 상표 사용료를 산정하는 데 있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임을 인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나아가 위 방법은 전문성과 객관성을 겸비한 제3자가 이 사건 상표와 관련한 원고, AA은행 및 이 사건 계열회사들의 개별적·구체적인 사정에 관해 조사와 검토를 거쳐 도출한 것이 아니다.
② 피고가 이 사건 상표 사용료의 시가 및 정상가격을 산정하면서 조사한 다른 기업들 중에는 원고와 업종, 매출규모 등이 전혀 다른 기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기업들의 상표 사용료를 이 사건 상표 사용료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
③ 설령 피고의 위와 같은 산정방법이 일응 타당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상표 사용료율을 결정함에 있어서 동종업종으로 자산규모가 근접한다는 이유만으로 KK금융지주회사의 상표 사용료율을 적용한 것은 객관적·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자산규모와 상표 사용료율은 그 자체로 구체적인 연관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KK금융지주회사의 경우 금융업종 중 유일하게 지주사 출범과 동시에 새로운 그룹공통브랜드를 개발하였고, 그룹공통브랜드뿐만 아니라 계열회사들의 상호 상표 등 그룹 내 모든 상표 자산을 지주사가 총괄 소유 및 관리하는 방식이고, 매 2년마다 브랜드가치를 재산정하여 각 계열사별 자본 규모, 직전 사업연도 영업이익, 브랜드 노출 빈도 등을 토대로 사용료를 산정해 차등부과하고 있는 등 원고가 속한 AA금융그룹과 KK금융지주의 상표 사용에 관한 구체적 사정이 상이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러하다(KK금융지주회사의 상표 사용료율 중 최젓값을 적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위와 같은 불합리성이 해소될 수는 없다).
④ 피고가 조사한 HH중앙회와 NN중앙회의 경우 각 중앙회가 계열사로부터 지급받는 명칭사용료는 농업인‧어업인 지원 및 지도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구 농업협동조합법(2016. 12. 27. 법률 제144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9조의2 제1항 및 수산업협동조합법 제162조의2 제1항에 따라 각각 지급받는 것으로 일반적인 상표 사용료와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이에 HH중앙회는 명칭사용료의 액수가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자 2017년부터 그 이름을 ‘농업지원사업비’로 변경하기도 하였다.
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상표 사용료는 피고가 최선의 노력으로 확보한 자료에 기초하여 가장 합리적으로 산정된 것이므로 이를 시가 또는 정상가격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 사건 상표 사용료 산정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소결
AA은행이 이 사건 상표의 상표권자로서 이 사건 상표를 사용하는 이 사건 계열회사들로부터 상표 사용료를 전혀 수취하지 않은 것은 경제적 합리성 없이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행위로서 구 법인세법 및 구 국제조세조정법상 부당행위(정상가격보다 낮게 거래가 이루어진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산정한 이 사건 상표 사용료의 시가 또는 정상가격을 익금 산입하였어야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산정한 이 사건 상표 사용료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산정된 가액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이 사건에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정당한 세액을 계산할 수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거부처분은 전부 취소를 면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 서울행정법원 2024. 03. 19. 선고 서울행정법원 2019구합86808 판결 | 국세법령정보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