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오근 변호사 입니다.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IT 기업 개발팀장으로 12년째 근무하던 47세 C씨는 어느 날 갑자기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 감축"이라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월급 520만 원, 아이 둘의 학원비와 아파트 대출 이자가 밀려오는 상황에서 C씨는 막막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같은 팀 후배 두 명은 그대로 남아 있었고, 해고 대상자를 선정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C씨는 결국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1년 2개월의 법적 다툼 끝에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C씨는 해고된 날부터 복직일까지 못 받은 월급을 전부 돌려받을 수 있었을까요? 이 사례를 통해 해고 무효 확인 소송에서의 임금 소급 문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C씨의 가장 큰 궁금증은 단순했습니다. "해고가 무효라면, 내가 일하지 못한 기간의 월급도 당연히 받는 것 아닌가?" 결론부터 말하면, 원칙적으로 그렇습니다.
근로기준법상 해고가 무효로 확인되면, 해고 기간 동안의 근로관계는 계속 존속한 것으로 봅니다. 즉, C씨는 해고 기간 동안에도 법적으로는 회사의 근로자였으므로, 민법 제538조에서 말하는 채권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이행불능(회사가 부당하게 해고하여 근로 제공을 불가능하게 한 경우)에 해당하여 임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핵심 법리: 부당해고 기간 중 근로자가 일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회사)의 귀책사유에 해당하므로, 근로자는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전액을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C씨의 경우 해고된 2023년 3월부터 판결 확정까지 약 14개월간 받지 못한 임금이 쟁점이 되었고, 월 520만 원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약 7,28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가 조금 복잡해집니다. C씨는 해고 기간 동안 생계를 위해 프리랜서 개발 외주 일을 하며 월평균 약 280만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회사 측은 "C씨가 다른 곳에서 번 돈만큼 임금을 깎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중간수입 공제(중간이익 공제) 문제입니다. 판례는 부당해고 기간 중 근로자가 다른 곳에서 얻은 수입이 있다면, 그중 일정 범위를 소급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그 공제에도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즉, 근로기준법 제46조의 휴업수당(평균임금의 70%) 취지를 감안하여, 판례는 통상 평균임금의 60% 상당액은 근로자에게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고 봅니다. 중간수입이 아무리 많더라도 최소한 이 금액까지는 근로자가 확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C씨의 경우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결과적으로 C씨는 14개월간 월 312만 원씩, 총 약 4,368만 원의 소급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 기대한 7,280만 원보다는 줄었지만, 이미 받은 프리랜서 수입 약 3,920만 원을 합하면 실질적 경제적 손해는 상당 부분 회복된 셈입니다.
실무 포인트: 해고 기간 중 다른 곳에서 수입을 얻었다고 해서 소급 임금 전부를 잃는 것은 아닙니다. 평균임금의 60% 상당액은 보장되므로, 생계를 위해 일하는 것이 반드시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C씨의 변호사는 단순한 월급 외에도 추가 청구 가능한 항목이 있는지 꼼꼼하게 검토했습니다. 실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항목이 함께 쟁점이 됩니다.
첫째, 상여금과 성과급입니다. 해고되지 않았더라면 당연히 받았을 정기 상여금은 소급 임금에 포함됩니다. 다만 개인 성과에 연동되는 인센티브는 "실제 근무했더라면 얼마를 받았을 것인가"를 입증해야 하므로 다툼이 생기기 쉽습니다. C씨의 경우 매년 설날과 추석에 기본급 100%씩 지급되는 정기 상여금이 있어, 이 부분도 함께 인정받았습니다.
둘째, 지연이자(지연손해금)입니다. 근로기준법 제37조 및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퇴직 후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은 임금에 대해서는 연 20%의 지연이자가 발생합니다. 다만 부당해고 소급 임금에 이 20%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는 사안에 따라 다르며, 실무에서는 소송촉진법상 연 12%의 지연손해금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퇴직금 산정 기간의 회복입니다. 해고 기간도 근속 기간에 포함되므로, 이후 퇴직 시 퇴직금 계산에서 근속연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습니다. C씨의 경우 12년이 아닌 13년 2개월의 근속으로 퇴직금이 계산되게 됩니다.
C씨의 사례를 정리하면서,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분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실무적 조언을 남기겠습니다.
첫째, 해고 통보 후 3개월 이내에 움직여야 합니다.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려면 해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라는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구제신청 자체가 각하됩니다. 민사소송(해고 무효 확인 소송)은 별도의 제소기간 제한이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 확보가 어려워지므로 빠른 대응이 중요합니다.
둘째, 해고 기간 중 생계 활동 기록을 남겨두세요. 프리랜서 일이든 아르바이트든, 수입 금액과 근무 형태를 명확히 기록해 두어야 중간수입 공제 산정에서 불이익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영수증, 계약서, 이체 내역 등을 정리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해고 사유 통지서를 반드시 확보하세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사용자는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서면 통지가 없으면 그 자체로 해고가 무효가 될 수 있으며, 이는 소송에서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C씨의 경우에도 구두 통보 후 서면 통지가 3일 늦게 이루어졌다는 점이 추가 쟁점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정리: 부당해고를 당했다면, (1) 해고 통지서를 확보하고, (2) 3개월 이내에 구제신청 또는 소송을 준비하며, (3) 해고 기간 중 수입 관련 자료를 빠짐없이 보관하는 것이 소급 임금을 최대한 확보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