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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명도·무단점유·부당이득
부동산 · 명도·무단점유·부당이득 2026.04.07 조회 0

상속 부동산 점유자 명도 청구, 전문가가 본 현실과 해법

고민지 변호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50대 중반의 한 의뢰인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3년이 넘었는데, 아버지 소유 건물에 세입자가 계약도 갱신하지 않은 채 계속 살고 있어요. 나가달라고 해도 꿈쩍도 않습니다." 상속 부동산의 점유자 명도 문제는 생각보다 많은 가정에서 벌어지는 현실이고, 해가 갈수록 상담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분야입니다.

상속이 열리면, 부동산에는 무슨 일이 생기나

피상속인(고인)이 사망하면 그 순간 상속이 개시됩니다. 민법 제1005조에 따라 상속인은 고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게 되는데, 부동산도 예외가 아닙니다. 등기 이전 여부와 관계없이 상속인은 법률상 소유자가 되고, 기존에 고인과 맺어진 임대차 계약의 임대인 지위 역시 그대로 승계됩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고인이 살아 있을 때 구두로만 거주를 허락한 친척, 임대차 계약 기간이 이미 만료된 세입자, 혹은 고인 사후 아무런 권원(정당한 점유 근거) 없이 들어와 살고 있는 제3자까지. 상속 부동산을 둘러싼 점유 분쟁의 유형은 실로 다양합니다.

상속등기가 완료되지 않더라도, 상속인은 민법상 소유권을 가지므로 점유자에 대한 명도 청구 권한이 있습니다. 다만 소송 단계에서 원고 적격을 입증하기 위해 상속등기를 마쳐 두는 것이 실무상 훨씬 유리합니다.

권원 없는 점유, 왜 쉽게 해결되지 않을까

상담 현장에서 보면, 상속인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은 "분명 우리 땅인데 왜 바로 내보내지 못하느냐"는 것입니다. 현행법상 자력구제, 즉 소유자가 직접 점유자의 물건을 내놓거나 자물쇠를 교체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주거침입죄(형법 제319조)나 재물손괴죄로 오히려 상속인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법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밟아야 합니다.

  • 1단계 - 내용증명 발송: 점유자에게 정당한 권원이 없음을 통지하고, 일정 기한 내 퇴거를 요구합니다. 통상 2주에서 1개월의 기한을 부여합니다.
  • 2단계 - 명도 소송 제기: 내용증명에도 불구하고 퇴거하지 않으면 관할 법원에 건물(또는 토지) 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합니다.
  • 3단계 - 강제집행: 승소 판결 확정 후에도 점유자가 자진 퇴거하지 않으면, 집행관을 통한 강제집행 절차를 밟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은 짧게는 6개월, 길면 1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점유자가 임차인이었던 경우, 보증금 반환 문제와 맞물려 더욱 복잡해집니다.

부당이득 반환, 놓치기 쉬운 상속인의 권리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실수 중 하나가, 명도만 청구하고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빠뜨리는 것입니다. 정당한 권원 없이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민법 제741조에 따라 그 사용 이익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무단으로 점유한 기간 동안의 월 임료 상당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부당이득의 산정 기준은 해당 부동산의 인근 시세 임료를 기초로 감정평가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서울 시내 20평대 아파트 기준으로 월 80만~120만 원 수준의 부당이득이 인정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부당이득 반환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10년(민법 제162조)이므로, 고인 사망 이후 무단 점유가 시작된 시점부터 소급하여 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시효 문제를 고려하면, 인지한 시점에서 가능한 빨리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공동상속인 사이의 점유 분쟁이라면

더욱 골치 아픈 경우가 있습니다. 점유자가 외부인이 아니라 공동상속인 중 한 명일 때입니다. 형제 중 한 사람이 "아버지 생전에 이 집은 내가 받기로 했다"며 단독으로 점유하는 상황은 상속 분쟁의 전형입니다.

판례의 태도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공동상속인은 상속 지분에 따라 부동산을 공유하게 되며, 한 상속인이 자기 지분을 초과하여 단독 점유하는 경우 다른 상속인들은 지분 비율에 해당하는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유물 자체의 명도(인도)를 구하려면, 공유물 분할 청구나 과반수 지분권자의 관리행위 결정 등 별도의 법적 구성이 필요합니다.

이때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면, 가사소송인 상속재산분할 심판과 민사소송인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병행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효과적인 전략이 됩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대비가 필요한 이유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의 19%를 넘어섰고, 향후 10년간 부동산을 보유한 고령층의 사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상속 부동산의 명도 분쟁도 비례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피상속인이 생전에 임대차 관계를 구두로만 관리했거나, 여러 부동산에 각기 다른 점유자가 있는 경우, 상속인이 전체 현황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상속 개시 직후 부동산 등기부등본과 임대차 현황을 먼저 정리하고, 점유자와의 법률관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분쟁을 최소화하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명도 청구에서 부당이득 반환, 공동상속인 간 분할까지 여러 법률관계가 동시에 얽히는 만큼, 초기 단계에서 사안의 전체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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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지 변호사의 코멘트
상속 부동산 명도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초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부당이득 금액은 커지고 점유자의 태도는 더 완고해진다는 것입니다. 상속등기, 임대차 현황 파악, 내용증명 발송까지 순서대로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핵심이며, 공동상속인 간 분쟁이 겹치는 경우라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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