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50대 중반의 한 의뢰인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3년이 넘었는데, 아버지 소유 건물에 세입자가 계약도 갱신하지 않은 채 계속 살고 있어요. 나가달라고 해도 꿈쩍도 않습니다." 상속 부동산의 점유자 명도 문제는 생각보다 많은 가정에서 벌어지는 현실이고, 해가 갈수록 상담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분야입니다.
피상속인(고인)이 사망하면 그 순간 상속이 개시됩니다. 민법 제1005조에 따라 상속인은 고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게 되는데, 부동산도 예외가 아닙니다. 등기 이전 여부와 관계없이 상속인은 법률상 소유자가 되고, 기존에 고인과 맺어진 임대차 계약의 임대인 지위 역시 그대로 승계됩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고인이 살아 있을 때 구두로만 거주를 허락한 친척, 임대차 계약 기간이 이미 만료된 세입자, 혹은 고인 사후 아무런 권원(정당한 점유 근거) 없이 들어와 살고 있는 제3자까지. 상속 부동산을 둘러싼 점유 분쟁의 유형은 실로 다양합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상속인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은 "분명 우리 땅인데 왜 바로 내보내지 못하느냐"는 것입니다. 현행법상 자력구제, 즉 소유자가 직접 점유자의 물건을 내놓거나 자물쇠를 교체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주거침입죄(형법 제319조)나 재물손괴죄로 오히려 상속인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법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밟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은 짧게는 6개월, 길면 1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점유자가 임차인이었던 경우, 보증금 반환 문제와 맞물려 더욱 복잡해집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실수 중 하나가, 명도만 청구하고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빠뜨리는 것입니다. 정당한 권원 없이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민법 제741조에 따라 그 사용 이익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무단으로 점유한 기간 동안의 월 임료 상당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부당이득 반환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10년(민법 제162조)이므로, 고인 사망 이후 무단 점유가 시작된 시점부터 소급하여 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시효 문제를 고려하면, 인지한 시점에서 가능한 빨리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더욱 골치 아픈 경우가 있습니다. 점유자가 외부인이 아니라 공동상속인 중 한 명일 때입니다. 형제 중 한 사람이 "아버지 생전에 이 집은 내가 받기로 했다"며 단독으로 점유하는 상황은 상속 분쟁의 전형입니다.
판례의 태도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공동상속인은 상속 지분에 따라 부동산을 공유하게 되며, 한 상속인이 자기 지분을 초과하여 단독 점유하는 경우 다른 상속인들은 지분 비율에 해당하는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유물 자체의 명도(인도)를 구하려면, 공유물 분할 청구나 과반수 지분권자의 관리행위 결정 등 별도의 법적 구성이 필요합니다.
이때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면, 가사소송인 상속재산분할 심판과 민사소송인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병행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효과적인 전략이 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의 19%를 넘어섰고, 향후 10년간 부동산을 보유한 고령층의 사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상속 부동산의 명도 분쟁도 비례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피상속인이 생전에 임대차 관계를 구두로만 관리했거나, 여러 부동산에 각기 다른 점유자가 있는 경우, 상속인이 전체 현황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상속 개시 직후 부동산 등기부등본과 임대차 현황을 먼저 정리하고, 점유자와의 법률관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분쟁을 최소화하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명도 청구에서 부당이득 반환, 공동상속인 간 분할까지 여러 법률관계가 동시에 얽히는 만큼, 초기 단계에서 사안의 전체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