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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사업 법인설립·지분구조·주주간계약
기업·사업 · 법인설립·지분구조·주주간계약 2026.04.13 조회 1

주주간 교착상태 해소 조항, 분쟁 전에 반드시 설계하는 법

전성범 변호사

공동 창업자 2인이 지분 50:50으로 법인을 세우는 경우, 또는 투자자와 경영진이 주요 의사결정에서 동등한 거부권을 갖는 구조를 설계하는 경우, 반드시 부딪히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주주간 교착상태(Deadlock) 문제입니다.

교착상태란 주주 간 의견이 대립하여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어떤 결의도 통과되지 않는 상황을 말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문제는 분쟁이 터진 뒤에는 해결하기 극히 어렵습니다. 주주간계약(SHA) 체결 시점에 교착상태 해소 조항을 사전 설계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실효적 대응입니다.

이 글에서는 교착상태 해소 조항을 설계하는 실무 절차를 단계별로 정리합니다.

교착상태가 왜 위험한가

상법상 주주총회 결의는 보통결의(출석 과반수 및 발행주식 4분의 1 이상), 특별결의(출석 3분의 2 이상 및 발행주식 3분의 1 이상)로 나뉩니다. 지분율이 50:50이거나, 특정 주주에게 거부권(Veto right)이 부여된 구조에서는 한쪽이 반대하면 결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사 선임, 신주 발행, 대표이사 변경, 정관 변경 등 핵심 경영 사안이 모두 막히면, 회사는 사실상 마비됩니다. 실무에서는 이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기업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임직원 이탈로 회생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Step 1 - 교착상태 정의 조항 설계

Step 1
무엇이 교착상태인지 명확히 정의한다
소요기간: 협의 1~2주 / 필요서류: 주주간계약 초안, 정관

교착상태 해소 조항의 출발점은, 어떤 상황을 교착으로 볼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교착상태의 정의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대상 의사결정의 범위

이사회 결의 사항인지, 주주총회 결의 사항인지, 또는 주주간계약상 사전 동의 사항(Reserved Matters)인지를 특정합니다. 모든 불일치가 교착은 아닙니다. 회사 존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한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 교착 지속 기간

보통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에서 동일 안건이 연속 2~3회 부결되거나, 30일~60일간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를 교착으로 정의합니다. 기간이 너무 짧으면 정상적인 협의 과정도 교착으로 처리될 위험이 있고, 너무 길면 회사 경영이 마비된 채 방치됩니다.

3. 통지 절차

일방 주주가 타방에게 서면으로 교착상태 발생을 통지하고, 일정 기간(보통 14일) 내 협의를 시도하도록 하는 절차를 둡니다. 이 협의 기간이 경과해도 합의에 이르지 못할 때 비로소 해소 메커니즘이 작동합니다.


Step 2 - 해소 메커니즘 선택 및 설계

Step 2
상황에 맞는 해소 메커니즘을 선택한다
소요기간: 설계 2~4주 / 비용: 법률자문 300만~1,000만 원(계약 규모에 따라 변동)

교착상태 해소 조항의 핵심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메커니즘 5가지를 정리합니다.

1. 상위 에스컬레이션(Escalation)

이사회에서 교착이 발생하면, 각 주주의 대표(CEO급 또는 최대 의사결정권자)가 직접 만나 협의합니다. 가장 가벼운 첫 번째 단계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단계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아래 메커니즘으로 넘어가도록 설계합니다.

2. 제3자 조정(Mediation)

양 주주가 합의한 독립적 제3자(회계법인 대표, 업계 원로 등)가 중재안을 제시합니다. 구속력 여부를 사전에 정해야 합니다. 비구속적 조정이면 실효성이 떨어지고, 구속적 조정이면 사실상 중재와 같아지므로 제3자 선정 기준이 매우 중요합니다.

3. 러시안 룰렛(Russian Roulette)

일방 주주가 특정 가격을 제시하면, 상대방은 그 가격에 매수하거나 매도할 수 있습니다. 가격 제시자는 자신이 사게 될 수도, 팔게 될 수도 있으므로 합리적 가격을 제시할 유인이 있습니다. 50:50 구조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됩니다.

실무 주의점: 자금력 차이가 큰 주주 간에는 러시안 룰렛이 공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금이 부족한 측은 매수 선택권을 사실상 행사하지 못해, 저가 매도를 강요당하는 결과가 됩니다. 이 경우 텍사스 슛아웃 등 대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4. 텍사스 슛아웃(Texas Shoot-out)

양 주주가 동시에 봉인 입찰 방식으로 매수 가격을 제시하고, 높은 가격을 제시한 쪽이 낮은 가격을 제시한 쪽의 지분을 매수합니다. 자금력이 비슷한 주주 간에 적합하며, 가격 발견 기능이 러시안 룰렛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5. 강제 매각(Drag-along을 활용한 회사 매각)

교착이 해소되지 않으면 회사 전체를 제3자에게 매각하는 절차로 전환합니다. 양 주주 모두 Exit하게 되므로, 교착의 최종적 해결 수단입니다. 매각 절차, 최저가격, 매각 기한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러시안 룰렛

일방이 가격 제시

상대가 매수/매도 선택

자금력 차이 시 불공정 우려

텍사스 슛아웃

양측 동시 입찰

고가 제시자가 매수

가격 발견 기능 우수


Step 3 - 계약 조항 문언 확정 및 검토

Step 3
조항 문언을 확정하고 전체 계약과의 정합성을 검토한다
소요기간: 2~3주 / 필요서류: 주주간계약 전문, 정관, 투자계약(있는 경우)

메커니즘을 선택했다면, 이를 법적으로 집행 가능한 계약 문언으로 확정하는 단계입니다.

1. 가격 산정 기준의 명시

러시안 룰렛이나 텍사스 슛아웃을 채택할 경우, 주당 가격을 자유롭게 제시하도록 할 것인지, 아니면 공인된 가치평가 방법(DCF, 순자산가치 등)으로 산정한 가격의 일정 범위 내로 제한할 것인지를 정해야 합니다. 가격 산정 기준이 없으면 분쟁 발생 시 가격 적정성을 둘러싼 2차 분쟁이 생깁니다.

2. 대금 지급 조건

매수 대금의 지급 시기(보통 30일~90일), 분할 지급 허용 여부, 에스크로 활용 여부를 정합니다. 실무에서는 대금 지급 능력이 없으면 매수 의사 표시 자체가 무의미해지므로, 매수 선택 시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하도록 하는 설계가 보편적입니다.

3. 경업금지 및 비밀유지

교착 해소 후 지분을 매도한 측이 동종 업종에서 경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업금지(보통 2~3년) 및 비밀유지 조항을 교착 해소 조항과 연동시킵니다.

4. 정관과의 정합성 확인

주주간계약에서 정한 교착 해소 메커니즘이 정관의 주식양도제한 규정, 이사회 결의 요건 등과 충돌하지 않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정관에 이사회 승인 없는 주식 양도를 금지하는 조항이 있다면, 교착 해소에 따른 양도는 예외로 둔다는 내용을 정관에도 반영해야 합니다.

5. 분쟁 해결 조항과의 연결

교착 해소 메커니즘의 이행 자체를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재 조항(대한상사중재원, ICC 등)을 두어 분쟁 해결 경로를 사전에 확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송보다 중재가 빠르고 비공개로 진행되므로, 기업 분쟁에서는 중재가 더 적합한 경우가 많습니다.


교착상태 해소 조항 설계 시 흔한 실수 3가지

첫째, 교착상태 정의를 모호하게 두는 것. "주주 간 중대한 의견 불일치 시"라는 추상적 문구만으로는 교착 여부 자체를 두고 다투게 됩니다. 대상 안건, 부결 횟수, 경과 기간을 수치로 특정해야 합니다.

둘째, 단일 메커니즘만 두는 것. 에스컬레이션 한 단계만 두면, 이마저 실패했을 때 수단이 없습니다. 협의 - 조정 - 매수/매도로 이어지는 단계적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실무 표준입니다.

셋째, 세금과 규제를 간과하는 것. 주식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 증여세 이슈, 외국인 주주가 있는 경우 외국환거래법상 신고 의무 등을 조항 설계 시점에 반영하지 않으면, 나중에 실행이 막힐 수 있습니다.


설계 단계별 비용과 기간 정리

Step 1 교착상태 정의: 1~2주, 주주간 협의 비용 별도 없음 (법률자문 포함 시 자문료에 통합)

Step 2 메커니즘 선택: 2~4주, 법률자문 300만~1,000만 원 (계약 규모, 외국 주주 포함 여부에 따라 변동)

Step 3 조항 확정 및 검토: 2~3주, 정관 변경이 필요한 경우 등기비용 추가 (30만~50만 원)

전체 소요기간: 약 5~9주

교착상태 해소 조항은 주주간계약에서 가장 기술적이고, 동시에 가장 실전적인 조항입니다. 회사가 잘 될 때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지만, 주주 간 관계가 틀어지는 순간 이 조항의 존재 여부가 회사의 운명을 가릅니다. 법인 설립 초기 또는 투자 유치 단계에서, 반드시 전문가와 함께 설계하는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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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범 변호사의 코멘트
제 경험상 교착상태 해소 조항이 없는 50:50 합작법인은 분쟁 시 회사 자체가 마비되어 양측 모두 큰 손해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러시안 룰렛, 텍사스 슛아웃 등 메커니즘은 주주 간 자금력과 사업 구조에 맞게 맞춤 설계해야 실효성이 있습니다. 지분 구조 설계 단계에서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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