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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건설·공사대금·하도급
부동산 · 건설·공사대금·하도급 2026.04.20 조회 47

건설 하도급 공사대금을 어음으로 받았는데, 부도가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현중 변호사
법률사무소 재건 · 서울특별시 송파구

"건설 하도급 공사대금을 어음으로 결제받았는데, 어음이 부도 처리되었습니다. 원도급자(원수급인)에게 현금으로 다시 청구할 수 있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음이 부도 나더라도 하도급 공사대금 채권 자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음 결제는 원인 채권인 공사대금 채무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변제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음이 정상적으로 결제되지 않은 경우, 하도급업체는 원래의 공사대금 채권에 기하여 다시 청구할 수 있고, 동시에 어음 소지인으로서의 어음상 권리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어음의 제시기간 경과, 소멸시효, 하도급법상 특칙 등 여러 쟁점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정확한 대응 시점과 방법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래에서 주요 쟁점을 정리하겠습니다.

어음 부도와 원인 채권의 관계

공사대금을 어음으로 결제받는 경우, 법적으로는 "변제를 위한 교부(대물변제가 아닌 이행을 위한 교부)"로 해석하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이는 어음이 정상 결제되어야 비로소 원래의 공사대금 채무가 소멸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어음 부도 시 하도급업체에는 두 가지 권리가 병존합니다.

1
어음상 권리 - 어음금 청구소송, 발행인 및 배서인에 대한 상환청구권(소구권) 행사가 가능합니다. 약속어음의 소멸시효는 발행인에 대해 만기일로부터 3년입니다.
2
원인 채권(공사대금 채권) - 어음과 별도로 공사대금 청구소송이 가능합니다. 일반 채권의 소멸시효인 5년(상사 채권) 또는 10년(민사 채권)이 적용됩니다.

실무에서는 두 권리를 선택적 또는 병행하여 행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중 수령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어느 한쪽에서 변제를 받으면 다른 쪽 청구권은 그 범위에서 소멸합니다.

하도급법상 어음 결제 규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은 어음 결제에 대해 별도의 보호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하도급업체라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하는 내용입니다.

하도급법 제13조(하도급대금의 지급)

- 원사업자가 어음으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하는 경우, 해당 어음의 만기일은 목적물의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여야 합니다.

- 어음할인료는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 이를 위반한 어음 결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현금으로 공사대금을 수령하고도 하도급업체에는 어음으로 지급하는 경우, 하도급법 제13조 제6항에 따라 어음할인료 상당액을 초과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합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에 해당하여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어음 부도 상황에서 하도급업체는 민사적 권리 행사와 별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하도급법 위반 사실을 신고하여 행정적 제재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

실무에서의 대응 순서와 유의사항

어음 부도를 통보받은 하도급업체가 실무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를 단계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어음 부도 확인서 확보 - 거래 은행에서 부도 확인서를 발급받습니다. 이는 향후 소송에서 핵심 증거가 됩니다.
2
내용증명 발송 - 원도급자에게 공사대금 미지급 사실을 통보하고, 일정 기한 내 현금 지급을 요청합니다. 보통 14일 정도의 이행 기간을 부여합니다.
3
재산 보전 조치 - 원도급자의 재산 상태가 불안정한 경우, 가압류 신청을 통해 채권을 보전합니다. 가압류는 소 제기 전에도 가능하며, 담보금은 청구 금액의 10~20% 수준이 일반적입니다.
4
소송 또는 지급명령 신청 - 어음금 청구소송은 어음 원본만으로 비교적 신속하게 진행됩니다. 공사대금 청구소송은 계약서, 기성 확인서, 세금계산서 등 원인 관계 입증이 필요합니다.
5
하도급법 위반 신고 - 공정거래위원회에 원사업자의 하도급법 위반(부당한 어음 결제, 대금 미지급 등)을 신고합니다. 행정 제재를 통한 간접적 압박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유의할 점

어음상 소구권(배서인에 대한 청구)을 행사하려면, 만기일에 지급 제시를 하고 거절증서(또는 부도 확인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지급 제시 기간(만기일 포함 3영업일 이내)을 놓치면 배서인에 대한 소구권이 상실될 수 있으므로, 어음 만기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발행인에 대한 청구는 제시 기간 도과와 무관하게 가능하나, 소멸시효(3년)는 별도로 진행됩니다.

건설 하도급 어음 부도 분쟁에서는 어음상 권리와 원인 채권을 구분하여 전략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한 원도급자의 재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부도 확인 즉시 가압류 등 보전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이 채권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김현중
김현중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재건 · 서울특별시 송파구
건설 하도급 어음 분쟁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어음 부도 직후 초기 대응 속도가 채권 회수율을 결정짓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부도 확인 즉시 가압류와 소송을 병행해야 하며, 어음 제시기간이나 소멸시효를 놓치면 권리 자체가 소멸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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