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줄이고 결과로 입증합니다.
많은 분들이 국제 파산 병행 절차를 어렵게 느끼십니다. 해외 채무자의 도산 절차가 이미 외국에서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내 채권을 보전하거나 국내 자산을 확보하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국제 파산 병행 절차란 외국에서 진행 중인 도산 절차와 별개로, 국내에서도 파산이나 회생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 채무자회생법 제5편(국제도산)은 2006년 시행 이후 외국도산절차의 승인과 국내 병행절차의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이 절차를 정확히 이해하면 국내 자산에 대한 채권 확보 가능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외국도산절차 승인 신청 → 보전처분 신청 → 승인 결정 → 국내 병행절차 개시 신청 → 병행절차 진행 → 배당 및 종결
각 단계는 순차적으로 진행되지만, 실무에서는 승인 신청과 보전처분 신청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외국도산절차의 대표자(외국관재인 등)가 채무자회생법 제631조에 따라 서울회생법원에 승인 신청을 합니다. 채무자 본인이 아니라 외국 절차에서 선임된 관재인 또는 관리인이 신청 주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필요 서류:
비용: 인지대 약 1,000원 + 송달료 예납금(채권자 수에 따라 상이, 통상 수십만 원 수준). 다만 대리인 비용은 사건 규모에 따라 별도입니다.
승인 결정이 나오기까지 1~3개월이 걸리므로, 그 사이 국내 자산이 유출될 위험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승인 신청과 동시에 보전처분을 신청하는 것이 실무의 기본입니다.
채무자회생법 제636조에 따라 법원은 다음과 같은 보전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
필요 서류: 승인 신청서에 첨부한 서류 +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하는 자료(자산 유출 우려 등)
비용: 별도 인지대 없음. 다만 법원이 담보 제공을 명할 수 있으며, 금액은 대상 재산 가액에 비례합니다.
법원은 다음 요건을 심사합니다.
승인이 확정되면 외국도산절차의 대표자는 국내에서 법적 지위를 인정받으며, 국내 채권자에 대한 통지 의무가 발생합니다. 승인 결정 자체만으로는 국내 채권자의 개별 집행이 자동 중지되지 않습니다. 별도의 지원처분(채무자회생법 제637조)이 필요하다는 점이 실무에서 가장 많이 간과되는 부분입니다.
핵심입니다. 외국도산절차의 승인만으로는 국내 자산의 환가, 배당까지 진행할 수 없습니다. 국내 병행절차란, 채무자회생법 제640조에 근거하여 국내에서 별도의 파산 또는 회생 절차를 개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신청 주체: 외국도산절차의 대표자, 국내 채권자, 또는 채무자 자신
필요 서류:
비용: 파산 신청의 경우 인지대 약 1,000원 + 예납금(법원이 정하는 관리 비용으로, 자산 규모에 따라 수백만 원~수천만 원). 회생 절차의 경우 예납금이 더 높을 수 있습니다.
병행절차의 효력 범위: 국내 병행절차는 채무자의 국내 소재 재산에만 효력이 미칩니다(채무자회생법 제640조 제3항). 외국 소재 재산은 외국도산절차에서 처리됩니다.
국내 병행절차가 개시되면 일반적인 파산 또는 회생 절차와 동일하게 진행됩니다.
주요 진행 사항:
실무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외국절차와의 공조(coordination)입니다. 채무자회생법 제641조는 국내 법원과 외국 법원 사이의 협력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양 절차 간 배당 조정, 즉 한쪽에서 이미 배당받은 채권자가 다른 쪽에서 이중으로 배당받지 못하도록 하는 조정(핫치팟 룰, hotchpot rule)이 적용됩니다.
국내 자산의 환가와 배당이 완료되면 법원은 종결 결정을 합니다. 외국도산절차가 먼저 종결되더라도 국내 병행절차는 독립적으로 계속 진행될 수 있습니다.
배당에서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시간이 관건입니다. 외국도산절차가 개시된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국내 보전처분을 신청해야 합니다. 자산 유출 후에는 회복이 극히 어렵습니다.
2. 관할에 주의해야 합니다. 외국도산절차 승인 및 병행절차의 관할은 서울회생법원 전속관할입니다(채무자회생법 제630조). 다른 법원에 신청하면 이송되어 시간이 소모됩니다.
3. 서류 번역과 공증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외국 법원의 결정문, 관재인 선임 서류 등은 공증된 한국어 번역본이 필요합니다. 번역 공증에만 2~4주 소요되므로 사전 준비가 필수입니다.
4. 외국 관재인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국내 절차와 외국 절차가 상충하면 양측 관재인 간 프로토콜(cross-border insolvency protocol)을 체결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 프로토콜의 내용에 따라 채권자의 실질적 회수율이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