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얼마 전 이런 사연을 접했습니다. 임신 8개월 차에 출산휴가를 시작한 한 직장인이, 출산 후 3주쯤 지났을 때 상사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인력이 부족하니 빨리 복귀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직 산후 회복도 채 끝나지 않은 시점이었고,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 기간도 남아 있었지만 거절하면 불이익을 받을까 봐 고민이 깊어졌다고 합니다.
"산전후휴가 도중 회사가 조기 복귀를 요구하면, 반드시 응해야 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근로자는 이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산전후휴가 기간 중 사용자가 근로를 강요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며, 이에 응하지 않더라도 어떠한 불이익 처분도 받아서는 안 됩니다.
근로기준법 제74조 제1항은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게 출산 전후로 90일의 출산전후휴가(다태아의 경우 120일)를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중 출산 후에 반드시 45일 이상(다태아는 60일 이상)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이 기간은 사용자와 근로자 간 합의로도 단축할 수 없습니다. 즉, 근로자 본인이 "빨리 나가겠다"고 하더라도 출산 후 45일 미만으로 휴가를 줄이는 것은 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이 점이 일반 유급휴가와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입니다.
사용자가 산전후휴가 기간 중 근로자에게 출근을 요구하거나, 복귀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하는 행위는 여러 법률 조항에 저촉됩니다.
1. 근로기준법 제74조 위반 - 산전후휴가를 부여하지 않거나 기간을 단축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제110조).
2.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3(불리한 처우 금지) - 출산전후휴가를 이유로 해고, 감봉, 배치전환 등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은 별도로 금지됩니다.
3. 근로기준법 제23조(부당해고 금지) - 출산전후휴가 기간과 그 후 30일간은 해고 자체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조기 복귀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명백한 부당해고입니다.
실무에서는 직접적인 "복귀 지시"보다는 "인원이 부족해서 힘들다", "다른 직원들이 힘들어한다"는 식의 간접적 압박이 더 흔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실질적으로 조기 복귀를 강요하는 것이라면 위법한 행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산전후휴가 90일 중 출산 후 45일이 경과한 이후, 근로자 본인이 자발적으로 조기 복귀를 원하는 경우에는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다음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1. 출산 후 45일(다태아 60일)이 이미 경과했을 것
2. 근로자의 자발적 의사가 명백할 것 (사용자의 압박이 아닐 것)
3. 의사의 소견상 건강에 이상이 없을 것
다만 노동부의 행정해석은 출산 후 강제 배정 기간인 45일을 넘었더라도 나머지 휴가를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단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사실상 사용자 측에서 조기 복귀를 요구할 수 있는 합법적 경로는 없다고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만약 현재 산전후휴가 기간 중 회사로부터 조기 복귀 압박을 받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대응하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1. 증거 확보 - 전화 통화보다는 문자, 카카오톡, 이메일 등 기록이 남는 수단으로 대화를 유도하여 조기 출근 요구 사실을 보존합니다.
2. 서면 거부 의사 전달 - "근로기준법 제74조에 따라 출산전후휴가 기간을 온전히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서면(이메일 등)으로 명확히 전달합니다.
3. 노동청 진정 - 압박이 계속되거나 불이익이 발생한 경우, 관할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진정에는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으며, 휴가 기간 중에도 온라인으로 접수가 가능합니다.
4. 노동위원회 구제 신청 - 해고나 징계 등 실질적 불이익이 발생한 경우,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유형 중 하나는, 조기 복귀를 거부한 이후 복직 시점에서 부서 이동이나 업무 변경 등 간접적 보복이 이루어지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행위 역시 남녀고용평등법상 불리한 처우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복직 전후의 근무조건 변경 사항도 꼼꼼히 기록해 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