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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동 근로시간·휴가·포괄임금제
노동 · 근로시간·휴가·포괄임금제 2026.04.29 조회 638

시차출퇴근제 도입 시 반드시 알아야 할 법적 요건과 시행 절차

손수혁 변호사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고용노동부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사업장 중 시차출퇴근제를 시행 중인 비율이 62.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나 선택적 근로시간제에 비해 도입 문턱이 낮고, 1일 소정근로시간이 변동 없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노사 양측 모두 수용하기 쉬운 제도입니다.

그러나 시차출퇴근제는 근로기준법에 별도 조문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만큼, 도입 과정에서 법적 근거를 어디에 둘 것인지, 근로조건 변경에 해당하는지, 취업규칙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등 실무에서 혼란이 빈번합니다. 시행 절차를 빠짐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근로자 동의 없는 불이익 변경으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시차출퇴근제의 법적 성격과 근거

시차출퇴근제란 1일 소정근로시간(통상 8시간)을 유지하면서 출퇴근 시각만 달리 설정하는 제도입니다. 예컨대 09:00~18:00 근무를 기본으로 하되, 08:00~17:00, 10:00~19:00 등 복수의 근무 시간대를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핵심 포인트: 시차출퇴근제는 근로기준법 제51조(탄력적 근로시간제)나 제52조(선택적 근로시간제)와 달리 별도 법률 규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법적 근거는 취업규칙, 단체협약, 또는 개별 근로계약에서 마련해야 합니다.

법률에 명시적 규정이 없다는 것은 도입이 불가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근로조건 변경의 일반 원칙에 따라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른 근로조건 명시 의무, 제94조에 따른 취업규칙 변경 절차가 핵심 법적 틀이 됩니다.

실무에서는 출퇴근 시각이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로조건에 해당하므로, 이를 변경하는 것은 단순한 업무지시가 아닌 근로조건의 변경으로 보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시차출퇴근제를 시행하는 것은 법적 리스크가 상당합니다.

도입 유형에 따른 절차 구분

시차출퇴근제는 적용 방식에 따라 법적 절차가 달라집니다.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전사 일괄 적용형 전 직원의 출퇴근 시각을 변경하거나 복수 시간대를 의무적으로 도입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취업규칙 변경이 필수이며,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 청취가 필요합니다. 기존보다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면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2
부서 단위 적용형 특정 부서나 직무군에 한정하여 시행하는 경우입니다. 취업규칙에 시차출퇴근제 적용 근거를 신설하되, 해당 부서 소속 근로자와 개별 동의를 병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
근로자 선택 신청형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신청하여 출퇴근 시각을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불이익 변경 이슈가 가장 적지만, 신청 기준과 승인 절차를 취업규칙 또는 사내 규정에 명확히 정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빈번한 분쟁은 1번 유형에서 발생합니다. 사용자가 경영상 필요에 의해 출퇴근 시각을 일방 변경한 뒤, 근로자가 이를 불이익 변경으로 다투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시행 절차: 5단계 체크포인트

유형과 무관하게, 시차출퇴근제를 적법하게 도입하기 위한 핵심 절차를 단계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현행 근로조건 확인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단체협약에 기재된 근로시간(출퇴근 시각)을 확인합니다. 현재 09:00~18:00으로 특정되어 있다면, 이를 변경하려면 반드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소요기간은 약 1~2주입니다.
2
취업규칙 개정안 마련 시차출퇴근제 운영 근거 조항, 적용 대상, 시간대 유형(예: A형 08:00~17:00 / B형 09:00~18:00 / C형 10:00~19:00), 신청 및 변경 절차, 적용 기간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합니다. 휴게시간(근로기준법 제54조)도 시간대별로 명시해야 합니다.
3
의견 청취 또는 동의 절차 상시 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장은 취업규칙 변경 시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없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청취해야 합니다.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면 동의가 필요합니다. 이 절차에 통상 2~4주가 소요됩니다.
4
개별 근로계약 변경 근로계약서에 출퇴근 시각이 특정되어 있으므로, 시차출퇴근제 적용 내용을 반영한 변경계약서(또는 부속합의서)를 개별 근로자와 체결합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라 서면 교부가 필수입니다.
5
고용노동부 신고 및 사내 공지 변경된 취업규칙은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신고해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2항). 동시에 근로자에게 상시 열람할 수 있도록 게시하거나 비치해야 합니다(제14조).

불이익 변경 해당 여부의 판단 기준

시차출퇴근제 도입이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는지는 실무에서 가장 까다로운 쟁점입니다. 판례는 취업규칙 변경의 불이익 여부를 개별 조항이 아닌 전체적 맥락에서 판단하되, 근로자에게 실질적 불이익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불이익 변경으로 볼 가능성이 높은 경우:

- 기존 09:00 출근을 07:00으로 앞당기면서 근로자 선택권이 없는 경우

- 시차출퇴근 적용 시 야간근로(22:00 이후) 수당이 축소되는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

- 특정 시간대에 대한 강제 배치로 육아, 통근 등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하는 경우

불이익 변경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 경우:

- 근로자가 복수 시간대 중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경우

- 총 근로시간과 임금에 변동이 없고, 근로자의 편의가 증진되는 경우

- 근로자 신청에 의해서만 적용되는 경우

실무에서는 불이익 변경 해당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 의견 청취가 아닌 동의 절차를 거치는 것이 보다 안전한 접근입니다. 이후 분쟁이 발생했을 때 절차적 하자를 방어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시차출퇴근제 운영 시 주의해야 할 실무 쟁점

제도를 도입한 이후에도 운영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쟁점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연장근로 산정 기준: 시차출퇴근제 하에서 연장근로의 기산점은 각 근로자의 퇴근 시각을 기준으로 합니다. 예컨대 17:00 퇴근자가 19:00까지 근무하면 2시간이 연장근로에 해당합니다. 사업장 전체 기준이 아닌 개별 근로자 기준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야간근로 수당 발생: 22:00~06:00 사이에 근무가 포함되는 시간대를 운영할 경우, 야간근로 가산수당(통상임금의 50%)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14:00~23:00 시간대를 설정하면, 22:00~23:00 구간에 대해 야간근로 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근태 관리 시스템 정비: 복수 시간대 운영 시 지각, 조퇴, 연장근로의 판정 기준이 시간대별로 달라지므로, 전자출결 시스템에 시간대별 기준을 반영해야 합니다. 단일 기준으로 운영하면 임금 분쟁의 원인이 됩니다.

포괄임금제와의 관계: 시차출퇴근제를 시행하면서 포괄임금약정을 유지하는 경우, 실제 연장근로시간이 포괄임금에 포함된 시간을 초과하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포괄임금약정이 있더라도 실제 초과분에 대한 추가 지급 의무는 소멸하지 않습니다.

향후 전망과 제도 설계 시 고려사항

정부의 유연근무 활성화 정책 기조와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워라밸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시차출퇴근제의 도입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5년 고용노동부는 유연근무 종합 가이드라인 개정을 예고한 바 있으며, 시차출퇴근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행정 해석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도 설계 시에는 다음 사항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시간대 변경 주기(주 단위, 월 단위 등)와 변경 신청 마감 기한을 명확히 정할 것

- 핵심근무시간(Core Time, 예: 10:00~15:00) 설정으로 협업 공백을 최소화할 것

- 관리자의 시간대 강제 변경 권한에 대한 제한 요건을 규정할 것

- 시차출퇴근 적용 근로자의 연차휴가 사용 방법(반차 기산 시각 등)을 별도 규정할 것

시차출퇴근제는 법률상 별도 조문이 없는 만큼, 도입 절차에서 취업규칙 변경의 적법성과 개별 동의 확보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시차출퇴근제는 이후 임금청구 소송이나 부당 근로조건 변경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사전에 법적 요건을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손수혁
손수혁 변호사의 코멘트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시차출퇴근제는 도입이 간편해 보이지만, 실무에서는 불이익 변경 여부 판단과 개별 동의 절차에서 분쟁이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취업규칙에 근거 조항 없이 구두로 시행하다가 뒤늦게 문제가 되는 사례를 다수 접했습니다. 제도 도입 전에 취업규칙 개정부터 확실히 마무리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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