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진단과 분석, 결과로 증명합니다.
Q. 아이 담임 선생님이 부당한 지도를 한다고 생각해서, 학부모 단톡방에 "○○선생은 아이들 차별이 심하고 자질이 부족하다"고 올렸습니다. 다른 학부모들도 비슷한 말을 했고요. 그런데 며칠 전 선생님이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합니다. 단순히 의견을 말한 것도 처벌 대상이 되는지요.
결론부터 정리하면, 학부모가 교사에 대해 단톡방·학부모 모임·SNS 등에서 한 발언은 형법상 명예훼손 또는 모욕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사안이고, 최근 들어 교사 측의 고소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교육에 대한 정당한 의견"이라고 생각하지만, 법은 그 경계를 비교적 엄격하게 봅니다.
형법 제307조의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첫째 공연성(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 둘째 사실의 적시, 셋째 피해자의 특정입니다.
학부모 단톡방은 보통 20~40명 규모로 운영되는데, 판례는 이 정도의 단체대화방에서의 발언도 공연성을 인정하는 추세입니다. 대화방 참여자가 외부에 전파할 가능성(전파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1:1 대화라 하더라도 상대방이 이를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할 가능성이 인정되면 공연성이 성립합니다.
반면 "○○선생은 자질이 부족하다", "무능하다"처럼 가치판단·평가에 해당하는 표현은 명예훼손이 아닌 모욕죄(형법 제311조,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로 의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쪽이든 처벌 대상이라는 점은 동일합니다.
적시한 사실이 허위인 경우에는 형법 제307조 제2항이 적용되어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형량이 크게 올라갑니다. 단톡방이 아닌 SNS·맘카페·블로그에 게시한 경우에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되어 허위사실 적시는 7년 이하 징역까지 처벌이 가능합니다.
학부모님들이 "내가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다른 엄마한테 들었다"는 식으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사실관계 확인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어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의율될 위험이 큽니다.
형법 제310조는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학부모가 교사의 부적절한 행위를 고발할 때 이 조항을 근거로 항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 면책 조항이 인정되려면 다음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공공의 이익"이 좁게 해석됩니다. 교사의 명백한 아동학대·성비위 등을 학교나 교육청에 정식 절차로 신고하는 행위는 보호받지만, 학부모 단톡방에서 비방조로 거론하는 것은 사익적 동기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찰에서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해당 발언의 캡처와 맥락 자료를 보존하는 것입니다. 단톡방 대화 흐름 전체, 발언이 나오게 된 경위, 다른 학부모들의 발언까지 확보해야 본인의 발언이 가지는 의미가 정확히 평가됩니다.
두 번째로 고려할 것은 합의 가능성입니다.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하지 못하는 죄)이고, 모욕죄는 친고죄(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하는 죄)입니다. 따라서 피해 교사와 합의가 성립하면 사건 자체가 종결됩니다. 초범이고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 다수 사건이 불송치 또는 불기소로 마무리됩니다.
교사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는 명예훼손이 아닙니다. 다만 그 통로가 중요합니다. 학교의 교권보호위원회, 교육청 민원, 아동학대 신고(필요 시), 국민신문고와 같은 공식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적시하는 것은 면책 가능성이 높고, 동시에 문제 해결에도 효과적입니다.
반대로 학부모 단톡방·맘카페·SNS에서 감정적 표현을 하는 것은 형사 처벌과 민사 손해배상 청구라는 두 가지 위험을 동시에 안게 됩니다. 최근에는 교사 1인이 학부모 다수를 일괄 고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