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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조항이 있습니다. 바로 희석방지조항(Anti-dilution)입니다. 후속 라운드에서 더 낮은 밸류로 투자가 들어올 때, 기존 투자자의 지분 가치를 보호해주는 장치인데요. 문제는 어떤 방식이냐에 따라 창업자 지분이 통째로 날아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Full Ratchet은 창업자에게 치명적이고, Weighted Average(가중평균)는 그나마 합리적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협상 포인트 7가지를 체크리스트로 정리합니다. 텀시트 받으신 분들은 항목별로 하나씩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Full Ratchet은 후속 라운드 발행가가 1주라도 낮으면, 기존 투자자의 전환가격을 그 낮은 가격에 맞춰버리는 방식입니다. 후속 투자금액이 1억이든 100억이든 상관없습니다. 창업자 지분 희석폭이 극단적으로 커집니다. 텀시트에서 "Full Ratchet"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무조건 삭제 협상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가중평균 방식은 후속 발행가뿐 아니라 발행 규모까지 반영해 전환가격을 조정합니다. 이때 분모에 들어가는 발행주식수 범위가 두 가지입니다.
Broad-based: 보통주 + 우선주 + 스톡옵션 + 워런트 등 모두 포함
Narrow-based: 우선주만 포함 (분모가 작아 조정폭 커짐)
창업자 입장에서는 Broad-based가 유리합니다. 분모가 클수록 전환가격 조정이 완만해지고, 희석폭도 줄어듭니다. 별다른 언급 없이 "Weighted Average"로만 적혀 있으면 반드시 Broad-based로 명시하도록 협상하세요.
희석방지조항은 후속 라운드에 참여하지 않는 투자자에게도 적용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후속에 한 푼도 넣지 않으면서 보호만 받겠다는 셈이죠. Pay-to-Play는 "후속 라운드에 비례 참여하지 않으면 희석방지 보호를 상실한다"는 조항입니다. 창업자에게 유리하니 반드시 삽입을 시도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신주 발행에 희석방지가 적용되면 회사 운영이 불가능합니다. 다음 항목은 적용 예외로 명시되어야 합니다.
특히 스톡옵션 풀은 채용 경쟁력과 직결되므로 반드시 제외 항목에 넣어두어야 합니다.
"낮은 가격으로 발행될 경우"라는 추상적 문구는 분쟁의 씨앗입니다. 기준이 되는 가격이 1주당 발행가인지, 전환가인지, 실질 투자단가인지 명확히 정의해야 합니다. 또한 부분적인 다운라운드(예: 일부 투자자에게만 디스카운트)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도 짚고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희석방지조항이 영구 적용되면 IPO 직전까지 창업자 지분을 위협합니다. 일정 기간 경과 또는 특정 이벤트 발생 시 자동 소멸하도록 일몰조항을 넣는 것이 좋습니다. 통상 IPO 신청, Qualified Financing(일정 규모 이상 후속 투자) 달성, 계약 체결 후 3~5년 경과 등을 트리거로 설정합니다.
희석방지조항은 단독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우선매수권, 동반매도참여권, 잔여재산분배 우선권, 1x/2x Liquidation Preference 등과 결합되어 창업자 지분과 회수금액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텀시트 단계에서 캡 테이블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세요. 다운라운드 시나리오, IPO 시나리오, M&A 시나리오 각각에서 창업자 실제 수령액이 얼마인지 숫자로 확인해야 합니다. 막연히 "몇 % 희석"이 아니라,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내 손에 얼마가 들어오는지를 따져봐야 협상의 우선순위가 보입니다.
실무 협상 현장에서 보면, 희석방지조항을 "표준 조항이라 못 바꾼다"고 안내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Full Ratchet은 시리즈A 이후 기준 국내 시장에서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고, Broad-based Weighted Average + Pay-to-Play + Sunset 조합이 합리적 표준에 가깝습니다. 텀시트 단계에서 이 조합을 먼저 제안해보시기 바랍니다.